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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투어, 정말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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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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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투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명 대학 캠퍼스마다, 뒤로 걸으며 설명하는 재학생을 따라 서너 가족이 줄지어 다니고, 균형 잃은 대학 광고를 여과 없이 경청하는 모습이 가득한 때다.

대학 캠퍼스 투어를 해야 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테니, 여기서는 비공식적인 이유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캠퍼스 투어는 거대한 사업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항공업, 호텔업이 혜택을 보고, 택시업계도 호황을 누릴 수 있다. 면적 대비 대학교 수가 가장 많은 보스턴에서 택시 운전사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투어하는 가족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말한다. 대학으로 돌아오는 직접적인 수익도 만만치 않다. 캠퍼스 투어를 하다 보면,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입학 정보가 아니라 기프트샵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입학 설명회에서는 졸던 학생도 기프트샵만 들어가면 눈이 반짝이고, 적극적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그리고 캠퍼스 투어에는 ‘견물생심’을 자극하는 심리전이 숨어 있다. 대학 랭킹 요소 중 하나가 ‘대학 시설’인데, 연구실과 강의실뿐만 아니라 운동 및 오락 시설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경쟁적으로 새롭고 고급스럽고 비싼 체육관을 건설하고, 안락하고 경관이 좋은 학생 센터도 증축했다. 그러니 이 비싼 ‘무기’를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

“이런 오락 시설과 학업이 무슨 관계인가?” 하고 따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를 모르는 소리다. 인간의 결정은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체험’은 감정을 자극해 본인도 모르게 “내가 무슨 전공을 할지는 모르지만, 저 멋진 수영장이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대학을 방문하면서 생기는 혜택이 많으니, 대학 관계자들이 캠퍼스 투어를 ‘필수’라고 강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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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캠퍼스 투어는 학생들에게도 정말 도움이 될까?

1.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택’이라는 것은 합격증이 둘 이상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학생이 투어를 다녀온 대학이 아닌, 가본 적도 없는 대학에서 합격 통지를 받는다.

그렇다면 차라리 캠퍼스 투어를 다닐 시간과 비용을 학구적인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그 돈으로 대학별 입학 자료를 구입하거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듣거나, 지원서 작성을 더 신경 쓰는 것이 오히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기프트샵에서 대학 로고가 박힌 후드티를 사 입는다고 해서 합격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2. 대학 측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학 사정관이 직접 진행하는 정보 세션에 참가하면, 뭔가 유용한 정보를 얻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문제는 이 정보 세션의 목적이 불순하다는 점이다.

대학은 지원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경쟁률이 높을수록 불합격자가 늘어나고, 이는 대학의 랭킹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정보 세션의 핵심 메시지는 언제나 같다. “무조건 지원하세요.”

내가 참석했던 수많은 정보 세션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합격 기준이요? 걱정 마세요. 그냥 지원하세요!”

입학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지원자들이 “나는 안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하고 포기할까 봐, 끝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렇게 지원자 수가 늘어나면 대학은 더욱 유리해진다.

정말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정보 세션을 듣기보다는 대학 웹사이트에서 입학 요건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저렴하다.

3. 공부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

캠퍼스의 오래된 건물을 본다고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샘솟는가? 캠퍼스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는다?

여름방학 중에 방문하면 잔디밭에서 공을 던지고 노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그게 대학 생활의 현실은 아니다. 시험 기간에 새벽까지 도서관에서 피곤에 절어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캠퍼스 투어에서 볼 수 없다.

혹자는 “공부하는 학생을 직접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는데, 그 논리가 더 궁금하다.
“아니, 공부하는 사람 처음 봐?”

그러면 캠퍼스 투어는 왜 하는가?

결국 캠퍼스 투어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여행 삼아 다녀올 여유가 있다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캠퍼스 투어 대신 더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캠퍼스 투어 없이 대학을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1. 온라인 캠퍼스 투어 활용 – 요즘 대부분의 대학은 가상 투어(Virtual Tour)를 제공한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기숙사, 강의실, 도서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2. 대학 웹사이트에서 직접 정보 확인 – 입학 요건, 합격률, 학과별 강의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3. 졸업생 및 재학생 인터뷰 읽기 – 실제 경험담을 참고하면, 대학의 분위기나 현실적인 장점·단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4. 합격 후 캠퍼스 방문 고려 – 합격 통지를 받은 후, 선택할 대학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접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캠퍼스 투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없다. 오히려 그 시간과 돈을 좀 더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학이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기회를 얻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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