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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경진대회의 현실과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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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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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학교에서 하는 Science Fair에서 시작하여 모든 단계에서 1등만 하면 마지막에는 국제 과학 경진대회로 출전하게 된다. 그것이 Regeneron International Science and Engineering Fair (ISEF)이다. (과거 Intel ISEF로 알려졌던 대회는 2020년부터 Regeneron으로 후원사가 변경되었다.)

IMSA같이 이런 과학 연구에 중점을 두는 학교에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그런 특수 고교의 세계 밖으로 나가면 ISEF가 무엇인지 모르는 과학 선생님에게서 과학 연구를 배우며 그 수준에 맞게 성장하게 된다.

ISEF에서 심사를 하다 보면 해마다 거두되고 해마다 답이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으니 그것이 지역 대회의 심사위원 자질이다.

과학경시대회 지역대회는 그 지역의 자원 봉사자들이 조직하여 운영한다. 이 자원 봉사자는 대부분 과학자가 아니라 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 학부형님들이다. 이들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요해가며 이런 학생들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한데 좋은 의도로만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이것이 학생의 연구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다. 일리노이 Region 6의 지역 대회에서는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시작하기 전에 30분에서 한 시간 훈련 세미나를 듣는 것으로 준비완료가 된다. 훈련 과정의 상당부분이 “과학을 전혀 몰라도 괜찮다”라는 반복되는 격려에 할애되고 과학을 몰라도 모든 학생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을 몇 가지 가르쳐준다. “이 연구를 하며 무엇을 깨달았는가?” 같은 질문이다. 그래서 학생은 심사 채점표에 나온 채점 규정을 (포스터 규격 등) 잘 따르고 이 과학과 무관한 질문을 위한 대답만 준비해 놓으면 과학적인 이유로 점수를 깎이지도 높이 평가 받지도 않는다.

물론 2023년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전문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AI 기반 심사 지원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전국적으로 표준화되지 않았고 그 효과도 검증 단계에 있다.

만약에 연구 주제가 전형적인 “온도와 나팔꽃 성장 속도 관계 연구”쯤 되면 우리 상식에 근접한 주제라 얼마나 꼼꼼하게 측정했는지 얼마나 똘똘하게 발표하는 등등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순수 수학에 대한 연구나 물리의 시뮬레이션 등의 이론적인 연구를 해 가면 심사위원들이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없게 되고 순수수학 연구한 학생에게 해당되지 않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비극이 시작된다.

좋은 예로 내가 지도한 두 학생이 한 해 간격으로 같은 이론 물리 주제로 시뮬레이션을 하여 서부의 한 주, 동부의 한 주의 지역 대회에 출전했다.

서부의 학생은 인근 대학의 교수에게 심사를 받는 행운이 있어 그 교수님이 아이디어의 “기발함”을 알아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학생을 인턴으로 고용했다. 그리고 여름 동안 그 교수의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교수님이 Fortran으로 쓴 프로그램이 맞는지를 Mathematica를 사용하여 확인하는 일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그 격에 맞는 추천서도 받아 (본인의 말에 의하면) 그 영향력으로 Harvard에 조기 합격을 하였다. 물론 2025년 현재는 하버드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이 더 총체적인 평가 방식으로 전환해 단일 경험보다는 학생의 전체적인 성장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지만, 과학 연구 경험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동부의 학생은 같은 주제를 연구하여 근사하게 포스터도 만들어 출전했지만 과학을 모르는 심사위원을 만났고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측정을 몇 번 했나?”

“측정은 없습니다. 다 시뮬레이션을 했습니다.”

“그래도 여러 번 해서 평균을 내야 하지 않나?”

“시뮬레이션은 여러 번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무슨 실험이 그런가?”

“시뮬레이션입니다.”

“흠…. 그런데 이거 뭐에 쓰나?”

“우주의 별과 행성의 움직임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그게 일상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나?”

“직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결국 이 학생은 “앞으로는 좀 더 유용한 연구를 하라”는 조언만 듣고 ISEF로는 진출하지 못한 채 물리 분야에서만 1등 하는 것으로 끝났다. 한가지 위로가 있다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들고 나왔어도 똑같은 대화 후에 똑같은 조언 듣고 똑같은 결과로 끝났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나도 일리노이 Region 6에서 마지막 단계, 즉 국제 대회 출전자를 선발하는 심사위원으로 봉사를 몇 년 했었는데 내 책상에 오는 연구는 다 첫 단계를 통과한 연구였다. 즉 어떤 아인슈타인이 조용히 탈락되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도 끝내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몇 년 두고 심사하는 노벨상도 매번 논란에 휩싸이는데 몇 시간 만에 결정해야 하는 동네 고등학생의 과학경시대회는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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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이런 주사위 던지는 것 같은 첫 단계 심사에서 선발될 수 있을까? 현재 몇 가지 전략이 있다:

  1. “불확실한 경우에는 시도의 횟수를 늘려라”는 통계적인 접근이 여전히 유효하다. 즉, 어느 해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심사를 받을지 모르니 출전 연도 수를 늘리고 출전 대회도 늘리는 것이다. 즉, 과학경시대회 참가는 9학년에 시작하여 자격이 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비전문가 심사위원을 만날 가능성을 고려하여 연구를 보다 쉽게 설명하는 연습도 필수적이다.
  2. 최근 도입된 온라인 사전 검토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핵심 연구 내용을 사전에 제출하면 관련 분야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평가받을지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3. 전문 심사위원 매칭 플랫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연구 주제와 적합한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디지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소한 자신의 분야를 이해하는 심사위원을 배정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 경진대회가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도 인식해야 한다. 사회경제적 배경, 학교의 지원 수준, 연구 시설 접근성 등에 따라 출발선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2025년 STEM 분야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과학 경진대회 시스템은 이러한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의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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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F 일반인 공개일 방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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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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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F (International Science and Engineering Fair,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는 일요일에 시작하여 토요일에 끝나는 1주일간의 대회이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결같이 “잊을 수 없는” 혹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과학이나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nerd나 geek 같은 이미지로 인해 cool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미국 문화 속에서, ISEF는 이러한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전 세계에서 7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약 1,500명에서 1,800명 사이의 과학도가 모여 함께 1주일을 보내며 과학을 이야기하는 동안, 과학자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이 형성된다. 즉, 운동선수와 연예인이 주목받는 문화 속에서도 자신과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며, 과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환영하는 지식인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노벨상 수상자와의 대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ISEF의 열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일반인 공개일이다. 참가 학생들의 일정은 일요일 도착, 월요일 포스터 검사, 화요일 수정, 수요일 심사로 이루어진다. 사실 수요일 심사가 끝나면 대회의 핵심 일정은 마무리된다. 심사 결과는 금요일 시상식에서 발표되며, 목요일에는 일반인 공개가 진행된다. 이 날은 과학경시대회장을 그대로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모든 참가 학생이 자신의 연구 포스터 앞에 서서 방문객의 질문에 답변한다. 심사일에는 학생들이 정장을 착용하지만, 일반 공개일에는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나오는 경우도 많다. 몇 년 전에는 한복을 입은 한국 학생과 기모노를 입은 일본 학생도 있었다. ISEF가 개최되는 도시의 학교에서는 단체 관람을 위해 버스를 대절하기도 한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뉴저지, 시카고 등의 대도시에 HMMT 같은 수학 경시대회도 없고, ISEF 같은 과학 경시대회도 개최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자녀가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하루 학교를 쉬고 ISEF를 관람하며 “Science is cool”을 직접 느껴보는 기회를 만드는 것을 권한다. ISEF는 항상 AP 시험의 둘째 주와 겹치므로 AP 과목을 듣기 전인 6학년에서 9학년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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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알려 드리겠다.

2025년 ISEF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개최되며 정확한 일정과 장소는 공식 웹사이트(https://www.societyforscience.org/isef/)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인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이지만, 학생들이 포스터 앞에 서서 설명하는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따라서 연구 내용을 제대로 보고 설명을 듣고 싶다면 이 시간대에 방문해야 한다. 심사가 끝난 후라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점심 이후 자리를 비우기도 하고, 남아 있는 학생들도 오전 내내 질문을 받느라 지쳐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오전 10시 개장과 동시에 들어가 궁금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1500에서 1800개의 연구 포스터 중 어디를 먼저 방문할지는 미리 공식 사이트에서 프로그램 책자를 다운로드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2025년에는 ISEF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연구 목록과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사위원들에게는 연구 초록이 사전에 제공되지만, 일반인에게는 행사 종료 전까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 분야와 제목만 보고 관심 있는 내용을 선택해야 한다. 관심 있는 연구를 모두 살펴본 후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신기한 연구들을 구경해도 좋다. 로봇이나 드론을 시연하는 연구 등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도 많다. 특히 최근 대회에서는 인공지능과 기후변화 대응 기술 관련 프로젝트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렇게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얻고, 어느 정도 수준의 연구를 해야 출전할 수 있는지 가늠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의 핵심 요소인 “동기부여”를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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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학을 배워야 하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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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왜 수학을 배우는가?”라는 질문을 접하게 된다. 이 질문은 주로 본인/타인에게 “수학을 배워야 할 동기”를 찾기/찾아주기 위해 하는 질문일 것이다.

한데 나는 이 “유용”이나 “혜택”을 나열함으로 수학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날씬해지는 데서 오는 혜택”을 알고 나서 자세가 바뀌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목숨이 직결된 혜택을 잘 알면서도 비만과 관계된 질병 환자는 늘어가기만 하니 “수학의 혜택” 따위야 기별이라도 가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수학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수학 교사, 과학자들이 “수학이 얼마나 실용적이며 필수적인 학문인지” 예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지만 학생의 반응은 항상 시큰둥~ 하다. 사실 내가 아는 모든 수학에 뛰어난 학생은 한결같이 “재미있어서” 또는 “뻐기고 싶어서” 수학을 하지, 아무도 “일상생활에 유용해서”나 “장래를 위해서” 공부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즉, 이런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세를 바꾼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우선 그 “수학의 중요성이란 설명”이란 어떤 내용일까? 크게 “연산의 유용”과 “수학의 힘”으로 나누어진다. 연산의 경우는 “식당에서 팁을 계산할 때” 등 연산이 필요한 경우를 들지만 이 모두 한결같이 계산기가 무료로 정확히 그리고 간단히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수학의 힘”의 경우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예가 있다. “체스판의 첫 사각형에 1센트를 놓고 그다음 사각형에 2센트를 놓고, 그다음에 4센트, 8센트 식으로 두 배의 돈을 놓으면 마지막 64번째 사각형에는 얼마를 놓아야 하나?” 아니면 “종이를 반으로 접기를 몇 번 반복하면 그 접힌 종이의 두께가 지구에서 달까지 갈까?” 같은 식으로 계산기도 소용없고 직접 실험도 할 수 없고 오직 수학적 추리력을 사용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등장한다. (첫 문제의 답은 약 9경 2천조 달러. 두 번째 문제의 답은 약 42번.) 들으면 신기하기는 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내게 일어날 일이 아닌지라 재미있는 이야기 들은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유명한 문제는 인터넷 검색하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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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나는 “수학이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ayScale.com 같은 사이트에서 각 전공별 평균 연봉을 보면 학사학위 소유자의 초봉을 기준으로 석유공학 전공자는 약 $111,462, 공학 전공 졸업자의 평균 초봉은 $78,731로 나타난다. 첫 비이공계 전공의 등장은 간호학으로, 평균 연봉은 약 $56,000이다. 반면, 비즈니스 전공은 평균 연봉 $43,000, 리버럴 아츠 전공자는 $37,000 수준이다. 또한, 인문학 전공자의 평균 연봉은 $47,000에서 $114,000 사이로 다양하다. 그나마 이 통계는 고용에 성공한 사람에 국한하는 수치이고,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더 낮다. 왜냐하면 낮은 연봉의 전공일수록 무직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학원 과정도 마찬가지다. 수학과 깊이 관련된 전공은 대부분 학비 면제에 생활비까지 받지만, 인문·사회 계열 전공은 대부분 자비로 다녀야 하니 부모님 은퇴금까지 고갈시키기 쉽다.

결국 수학을 포기하는 순간 평생 수입 기대치가 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단순히 “돈 때문에 수학을 해라”라는 말도 매력적이지 않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참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수학을 재미있게 접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수학을 게임처럼 접근하라. 체스판 문제나 종이 접기 문제도 단순히 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민하고 해결해보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둘째, 수학을 활용하는 분야를 탐색하라. 요즘은 코딩, 데이터 분석, AI 같은 분야가 뜨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수학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해서 수학을 바라보면 훨씬 흥미로워질 것이다. 셋째, 경쟁을 활용하라. 수학이 뛰어난 학생들은 대부분 “재미있어서” 혹은 “뻐기고 싶어서” 한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경쟁에서 오는 성취감 때문이다. 수학 경시대회나 퍼즐 풀이 같은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긴다.

그러니 “수학을 왜 배워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설득력 없는 일상생활의 유용성을 알릴 것이 아니라 “수학을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고, 재미있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해주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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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지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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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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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지원 과정은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로 시작하여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에세이다. College Application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이제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를 품게 되는데, 이때 유일한 변수는 에세이뿐이다. 에세이만 잘 쓴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기준 미달 학생들의 서류 더미 속에 어떤 에세이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에세이는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즉, 자격 미달의 학생을 합격시킬 힘은 없어도, 완전한 준비를 한 학생을 불합격시킬 힘은 있다.

이공계 학생들의 대학 합격에서 에세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는, 가르친 학생 중 “이 학생은 틀림없이 XX 대학에 합격할 수준이다”라고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이다. 그럴 때마다 “누가 에세이를 봐 주었는가?”라고 묻게 된다. 해당 학생의 학교 성적과 활동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일한 변수인 에세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답변은 “아니요, 제가 다 했습니다”이다. 에세이를 받아보면 반응은 항상 “맙소사!”이다.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지, 에세이를 검토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뛰어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게 되었다. 이는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과도 같다.

에세이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일찍 시작한다고 해서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늦게 시작하면 철자와 문법 오류도 제대로 수정하지 못한 채 마감 5초 전에 급히 제출하거나, 심지어 마감 시간을 놓쳐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무리 마감 직전에 제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입학 사정관 입장에서는 이 학생의 계획성 부족과 시간 관리 실패를 강렬하게 느낄 것이다.

에세이 초안은 12학년 여름 방학에 완성되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내가 알아서 할 거야”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알아서 하는 학생들은 이렇게 미루지 않는다. 이 말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는 의미이다. 에세이의 길이가 짧을수록 내용을 함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150단어의 에세이에 의미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은 1000단어로 쓰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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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현실은 학생들이 에세이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영향을 준 인물은?”이라는 질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쓰는 경우가 있다. “영향”이란 그 인물로 인해 내가 새로운 행동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인데,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왜 호감을 가지게 됐는가?”라는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글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세이에서 독자적인 사고를 강조해 놓고는, 즐겨 읽는 책이나 영화를 최근 히트작만 열거하는 경우가 있다. 베스트셀러나 히트 영화만 골라보는 것은 독자적인 사고가 없는 사람의 특징이다. 결국 “독자적인 사고방식”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결과가 된다.

에세이는 반드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보여 지적을 받고, 여러 차례 수정해야 한다. 특히, 학생이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전문가에게 보이는 것이 현명하다. 전공마다 해당 분야의 대가와 명언, 일화가 있는데, 에세이 속에 이러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인용되면 학생의 열정과 전문성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 이러한 조언을 구하고 글을 수정하는 과정은 여러 차례 반복되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초안은 반드시 12학년 시작 전에 완성해야,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는 에세이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AI 기술이 활발하게 활용되는 시대에 맞춰, 에세이 작성 과정에서도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문법 검사기나 스타일 분석 도구를 사용하여 초안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하지만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 에세이의 본질은 학생의 개성과 열정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AI는 단순히 보조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전문가의 피드백과 학생의 창의적인 사고가 결합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지닌 에세이가 완성될 수 있다.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갖는 것이다. AI가 생성한 완벽한 문장보다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가 입학사정관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AI는 문법과 구조를 개선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은 스스로 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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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투어, 정말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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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투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명 대학 캠퍼스마다, 뒤로 걸으며 설명하는 재학생을 따라 서너 가족이 줄지어 다니고, 균형 잃은 대학 광고를 여과 없이 경청하는 모습이 가득한 때다.

대학 캠퍼스 투어를 해야 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테니, 여기서는 비공식적인 이유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캠퍼스 투어는 거대한 사업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항공업, 호텔업이 혜택을 보고, 택시업계도 호황을 누릴 수 있다. 면적 대비 대학교 수가 가장 많은 보스턴에서 택시 운전사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투어하는 가족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말한다. 대학으로 돌아오는 직접적인 수익도 만만치 않다. 캠퍼스 투어를 하다 보면,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입학 정보가 아니라 기프트샵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입학 설명회에서는 졸던 학생도 기프트샵만 들어가면 눈이 반짝이고, 적극적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그리고 캠퍼스 투어에는 ‘견물생심’을 자극하는 심리전이 숨어 있다. 대학 랭킹 요소 중 하나가 ‘대학 시설’인데, 연구실과 강의실뿐만 아니라 운동 및 오락 시설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경쟁적으로 새롭고 고급스럽고 비싼 체육관을 건설하고, 안락하고 경관이 좋은 학생 센터도 증축했다. 그러니 이 비싼 ‘무기’를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

“이런 오락 시설과 학업이 무슨 관계인가?” 하고 따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를 모르는 소리다. 인간의 결정은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체험’은 감정을 자극해 본인도 모르게 “내가 무슨 전공을 할지는 모르지만, 저 멋진 수영장이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대학을 방문하면서 생기는 혜택이 많으니, 대학 관계자들이 캠퍼스 투어를 ‘필수’라고 강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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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캠퍼스 투어는 학생들에게도 정말 도움이 될까?

1.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택’이라는 것은 합격증이 둘 이상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학생이 투어를 다녀온 대학이 아닌, 가본 적도 없는 대학에서 합격 통지를 받는다.

그렇다면 차라리 캠퍼스 투어를 다닐 시간과 비용을 학구적인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그 돈으로 대학별 입학 자료를 구입하거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듣거나, 지원서 작성을 더 신경 쓰는 것이 오히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기프트샵에서 대학 로고가 박힌 후드티를 사 입는다고 해서 합격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2. 대학 측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학 사정관이 직접 진행하는 정보 세션에 참가하면, 뭔가 유용한 정보를 얻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문제는 이 정보 세션의 목적이 불순하다는 점이다.

대학은 지원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경쟁률이 높을수록 불합격자가 늘어나고, 이는 대학의 랭킹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정보 세션의 핵심 메시지는 언제나 같다. “무조건 지원하세요.”

내가 참석했던 수많은 정보 세션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합격 기준이요? 걱정 마세요. 그냥 지원하세요!”

입학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지원자들이 “나는 안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하고 포기할까 봐, 끝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렇게 지원자 수가 늘어나면 대학은 더욱 유리해진다.

정말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정보 세션을 듣기보다는 대학 웹사이트에서 입학 요건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저렴하다.

3. 공부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

캠퍼스의 오래된 건물을 본다고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샘솟는가? 캠퍼스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는다?

여름방학 중에 방문하면 잔디밭에서 공을 던지고 노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그게 대학 생활의 현실은 아니다. 시험 기간에 새벽까지 도서관에서 피곤에 절어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캠퍼스 투어에서 볼 수 없다.

혹자는 “공부하는 학생을 직접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는데, 그 논리가 더 궁금하다.
“아니, 공부하는 사람 처음 봐?”

그러면 캠퍼스 투어는 왜 하는가?

결국 캠퍼스 투어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여행 삼아 다녀올 여유가 있다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캠퍼스 투어 대신 더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캠퍼스 투어 없이 대학을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1. 온라인 캠퍼스 투어 활용 – 요즘 대부분의 대학은 가상 투어(Virtual Tour)를 제공한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기숙사, 강의실, 도서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2. 대학 웹사이트에서 직접 정보 확인 – 입학 요건, 합격률, 학과별 강의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3. 졸업생 및 재학생 인터뷰 읽기 – 실제 경험담을 참고하면, 대학의 분위기나 현실적인 장점·단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4. 합격 후 캠퍼스 방문 고려 – 합격 통지를 받은 후, 선택할 대학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접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캠퍼스 투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없다. 오히려 그 시간과 돈을 좀 더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학이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기회를 얻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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