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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the ‘미국 고등학교 학과 과목’ Category

왜 수학을 배워야 하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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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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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왜 수학을 배우는가?”라는 질문을 접하게 된다. 이 질문은 주로 본인/타인에게 “수학을 배워야 할 동기”를 찾기/찾아주기 위해 하는 질문일 것이다.

한데 나는 이 “유용”이나 “혜택”을 나열함으로 수학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날씬해지는 데서 오는 혜택”을 알고 나서 자세가 바뀌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목숨이 직결된 혜택을 잘 알면서도 비만과 관계된 질병 환자는 늘어가기만 하니 “수학의 혜택” 따위야 기별이라도 가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수학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수학 교사, 과학자들이 “수학이 얼마나 실용적이며 필수적인 학문인지” 예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지만 학생의 반응은 항상 시큰둥~ 하다. 사실 내가 아는 모든 수학에 뛰어난 학생은 한결같이 “재미있어서” 또는 “뻐기고 싶어서” 수학을 하지, 아무도 “일상생활에 유용해서”나 “장래를 위해서” 공부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즉, 이런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세를 바꾼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우선 그 “수학의 중요성이란 설명”이란 어떤 내용일까? 크게 “연산의 유용”과 “수학의 힘”으로 나누어진다. 연산의 경우는 “식당에서 팁을 계산할 때” 등 연산이 필요한 경우를 들지만 이 모두 한결같이 계산기가 무료로 정확히 그리고 간단히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수학의 힘”의 경우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예가 있다. “체스판의 첫 사각형에 1센트를 놓고 그다음 사각형에 2센트를 놓고, 그다음에 4센트, 8센트 식으로 두 배의 돈을 놓으면 마지막 64번째 사각형에는 얼마를 놓아야 하나?” 아니면 “종이를 반으로 접기를 몇 번 반복하면 그 접힌 종이의 두께가 지구에서 달까지 갈까?” 같은 식으로 계산기도 소용없고 직접 실험도 할 수 없고 오직 수학적 추리력을 사용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등장한다. (첫 문제의 답은 약 9경 2천조 달러. 두 번째 문제의 답은 약 42번.) 들으면 신기하기는 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내게 일어날 일이 아닌지라 재미있는 이야기 들은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유명한 문제는 인터넷 검색하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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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나는 “수학이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ayScale.com 같은 사이트에서 각 전공별 평균 연봉을 보면 학사학위 소유자의 초봉을 기준으로 석유공학 전공자는 약 $111,462, 공학 전공 졸업자의 평균 초봉은 $78,731로 나타난다. 첫 비이공계 전공의 등장은 간호학으로, 평균 연봉은 약 $56,000이다. 반면, 비즈니스 전공은 평균 연봉 $43,000, 리버럴 아츠 전공자는 $37,000 수준이다. 또한, 인문학 전공자의 평균 연봉은 $47,000에서 $114,000 사이로 다양하다. 그나마 이 통계는 고용에 성공한 사람에 국한하는 수치이고,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더 낮다. 왜냐하면 낮은 연봉의 전공일수록 무직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학원 과정도 마찬가지다. 수학과 깊이 관련된 전공은 대부분 학비 면제에 생활비까지 받지만, 인문·사회 계열 전공은 대부분 자비로 다녀야 하니 부모님 은퇴금까지 고갈시키기 쉽다.

결국 수학을 포기하는 순간 평생 수입 기대치가 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단순히 “돈 때문에 수학을 해라”라는 말도 매력적이지 않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참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수학을 재미있게 접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수학을 게임처럼 접근하라. 체스판 문제나 종이 접기 문제도 단순히 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민하고 해결해보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둘째, 수학을 활용하는 분야를 탐색하라. 요즘은 코딩, 데이터 분석, AI 같은 분야가 뜨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수학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해서 수학을 바라보면 훨씬 흥미로워질 것이다. 셋째, 경쟁을 활용하라. 수학이 뛰어난 학생들은 대부분 “재미있어서” 혹은 “뻐기고 싶어서” 한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경쟁에서 오는 성취감 때문이다. 수학 경시대회나 퍼즐 풀이 같은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긴다.

그러니 “수학을 왜 배워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설득력 없는 일상생활의 유용성을 알릴 것이 아니라 “수학을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고, 재미있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해주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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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선행학습, 미국의 선행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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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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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선행학습이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3년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까지도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서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까지 법적 규제 대상으로 논의되는 상황이다. 이런 “평준화”된 국민을 대량 생산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공천한 교육이념 풍토에 익숙한 학부모님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대로 복종하는 것이 바른 교육이라고 믿는 분도 있다. 모두 다 각자의 목표/인생관에 따라 정할 일이니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다만 한국의 “선행학습”과 미국의 “선행학습”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주지 하시고 현실에 근거한 계획을 세우실 수 있도록 그 차이를 설명 드리자 한다.

한국에서는 같은 학년의 학생이 같은 내용을 학습하도록 되어 있다. 비록 체격/성격/재능은 다양하지만 학습 속도/의욕만은 동일화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제정된 제도이다. 2025년 현재, 디지털 교과서와 온라인 학습 플랫폼이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학 교과서/참고서를 보면 여전히 모든 chapter와 모든 section의 이름이 다 똑같다. 진도가 같으면 학습 능력도 동일해지나? 물론 아니다. 그러면 해마다 벌어지기만 하는 수준/실력 차이는 어떻게 감당해 내는가?

우선 앞서 나가는 학생을 저지하여 “평준화”된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한다. 그 시도의 일환이 위 언급한 선행학습 금지이다. 2025년에는 개인 맞춤형 AI 학습 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 학년 수준을 넘어서는 내용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제재가 가해지고 있다. 각 학년은 같은 수업을 받도록 하여 선행에 투자한 시간/노력을 낭비로 만든다. 따라서 한국의 고등학생은 아무리 국제 수학 경시대회에서 금상을 받고 와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특별 교육을 받기는커녕 수업은 보통학생과 같은 내용을 들어야 하고 수상 기록은 함구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입 지원 시 고등학교 담 밖에서 한 대회의 수상 기록은 언급 못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그러니 이런 학생이 방과 후에 자기 수준의 수학을 배울 에너지를 축적해 두기 위해 학교에서는 잠을 자 두는 것이 나름 현명한 시간 매니지먼트라고 볼 수 있다.

또 그 반대에 있는 학생도 있다. 문교부가 정한 진도가 너무 벅차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이다. 이런 “수학을 포기한 자”의 수가 많아 “수포자”라는 이름까지 등장했다. 2025년에는 수포자를 위한 대안적 학습 경로에 대한 논의가 일부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공식 지침은 지속해서 같은 반에 앉아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도 학교에서 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저런 사연으로 한국은 학교는 모든 학생이 같은 진도로 배우는 것과, 잠자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해지게 되었고 이 두 가지 사실에는 연계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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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생의 수준에 따라 우열반으로 나누기 시작하고 고등학교 입학 반 배정 수학 시험을 볼 때 쯤이면 우열반의 수준 차이는 3년까지, 심하면 4년까지 벌어진다. 2025년 현재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적극 도입해 이러한 격차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생이 선행하면 학교가 다시 끌어 내리려 하지 않고 새 위치를 출발점으로 인정해 준다. 그래서 미국의 고등학교 수학 수업은 한 반에 9학년부터 12학년이 다 섞이게 된다. 미국은 나이에 근거한 서열을 한국처럼 따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고 다 자기 수준에서 공부하고 나름의 수준 내에서 A도 받아 온다. 한데 일단 9학년 때 트랙 배정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좀처럼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학교의 담당자에 따라 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배워 온 것을 인정해주는 학교도 있지만 “일단 고등학생이 되면 중간에 변치 않는다”라는 신조를 가진 담당자를 만나면 AP Calculus에서 만점을 받는 기염을 토해야 꿈쩍한다.

그러니 미국에서 3학년에서 8학년까지의 선행은 시간/돈 낭비가 아니라 학생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현명한 전략이다. 한국에서 한번 “학벌”이 있으면 문이 열리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일단 압도적으로 우월하게 고등학교를 시작하면 기차의 첫 칸에 탄 것이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선행”에 신경 쓸 것 없이 그냥 앉아 있어도 제일 먼저 결승점을 지나게 된다. 게다가 어려서 선행해 두는 것은 “맹모삼천지교” 효과도 있다. 선행하는 학생은 항상 선행하는 학생과 어울리게 되기 때문에 공부 더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학생에게 잔소리 하지 않아도 항상 공부를 중요시 여기는 친구와 친구 부모님을 만나게 되니 뭔가 배우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가치관이 형성 된다. 학생을 일찍 이런 그룹 속에 넣어 놓는 계획을 실행 못한 학부모님은 사춘기의 아이에게 순리를 역류 시키는 이상한 사람이 된다. 대입에 가장 중요한 10학년 말에 “내가 왜 여름 방학에 공부를 하냐?”고 부르짖는 자제분의 모습을 보게 되면 그의 친구가 다 놀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때는 “마음을 비우는 것”외에는 가정에 평화를 유지할 다른 방법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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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학년 과목 선택이 대학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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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등학교 진학할 학생이 9학년에 배울 과목을 선택하는 시즌이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여 무리 없고, 좋은 추억이 남는 고등학교 시절을 지내도록 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데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이 신입생의 과목 선택이 고등학교 4년간 수강할 과목을 정한다는 것이고  그 과목은 어느 수준의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즉, 지금 코스 선택이 합격 가능한 대학의 리스트를 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등학교는 4년이고 4년 내에 여러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고등학교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 하나는 학교측이 자진하여 학생의 반을 바꾸어 주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수준에서 아무리 잘 해도 그 반에서 A를 받는 것으로 끝나지 그 다음 수준으로 올려 주지 않는다.  미국의 고등학교에는 다양한 수준이 있기 때문에 각 수준마다 잘 하는 학생이 있고 그래서 All A받는 학생이 그리도 많은 것이다.  그 중에서 경쟁 심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물론 최고 수준의 반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고등학교 내내 All A를 받고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 못하는 학생이 그리도 많은 것이다.)  이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미국의 교육제도에 대해서는 Google에서 “수학 트랙”을 검색 하시면 상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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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영어에 서투른 학생은 “수학은 잠시 보류하고 일단 영어를 익히자”라는 계산 하에 수학을 낮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낮게 시작하면 낮게 끝나게 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중간에 무슨 변화가 있으리라고 오산을 한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영어도 미국 학생보다 부족하고 수학도 평범한 학생으로 고등학교를 마치게 되고 결국 그에 상응하는 대학 합격 결과가 나와 실망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입 뿐 아니라 인생에도 우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우리의 강점의 힘이다.  그래서 절대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점을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수학을 아주 잘하면 영어가 모자라도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올려야 하는 다급한 학교에 특별 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지만 약점이 덜 약하다는 것 만으로는 어떤 경쟁에서도 선택을 받을 수가 없다.  (실지로 한국 유학생으로 수학 팀을 채워 랭킹을 올린 보딩스쿨이 있다.  그 학교 수학 랭킹보고 진학해봐야 수학 랭킹이 일반 학생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끝나는 경우는 “시작은 여유 있게 결과는 최고 수준으로”의 자세로 고등학교 과정을 임하는 가족이다.  우선 여유를 즐기는 것부터 배운 학생이 사춘기로 들어가며 갑자기 더 학업에 가속도를 더한다는 설정 자체가 무리이고 학교측이 학생의 편리를 위해 해마다 반 배정을 바꾸어 주리라는 가정도 오산이다.  물론 꾸준히 걸어간 거북이가 낮잠 잔 토끼를 앞선 것을 상기하고 분발할 수도 있지만 요즘 토끼는 우선 앞서서 출발한데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린다.  오히려 거북이들이 가망 없음을 깨닫고 현명하게 쉬엄쉬엄 가서 뒤 늦게 다급해진 학부모님만 화병 나게 만드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니 무슨 이유에서이건 자제분이 최고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 목표인 학부모님은 지금부터 목표를 인정 하시고 자제분이 같은 목표를 가지도록 설득하여 동의를 얻으시고 자제분이 자진하여 9학년 시작할 때부터 꿈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반에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 하도록 유도 하셔야 한다.  (자제분의 동의를 얻지 못하시는 학부모님은 마음 비울 준비를 하셔야 한다.)  나중에 바꾸는 것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학교측과 적대적인 관계까지 발전될 수 있다.  “학생 혼자 묵묵히 하다 보면 학교/교사가 재능을 알아 보고 올려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낙제생 수의 감소”에 집중해야 하는 교육의 현실과 동 떨어진 희망이라는 현실도 파악 하셔야 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은 “진리”의 정의가 “친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시기이다.  반 배정은 친구 배정이다.  자제분이 열심히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9학년을 시작하면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진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가치관이 진리가 된다.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을 실천하는 마지막 기회가 9학년 반 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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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A학점 의미심장한 B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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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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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아래 글은 내가 2014년 시카고 중앙일보에 기고했던 컬럼이다. 10년도 지난 기사를 언급하지만 내용은 오늘의 현실에도 해당된다.

2013년 12월3일자 하버드 대학 신문 Crimson지에는 하버드의 평균 점수가 A-라고 발표 하여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같은 기사에 예일 대학도 학생의 62프로가 A를 받고 있다는 통계를 공개했다.

이런 점수의 인플레이션은 전부터 암암리에 알려져서 새롭거나 충격적인 뉴스는 아니었지만 하버드가 공식적으로 인정/발표를 했다는 것이 이례적이었다.   이 사실을 공지한 하버드의 해리스 교수도 이런 후한 점수는 교수진이 학생의 학업 수준 유지에 실패한 것을 뜻한다고 첨언 했다.  (“it represents a failure on the part of this faculty and its leadership to maintain our academic standards”)

나는 다른 대학이나 중고등학교의 통계 발표를 본 적은 없는데 내가 가르치는 경험상으로도 모든 고등학교에서 이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그런 결론을 내리는 근거는 A를 받는 학생의 수준이 천태만상이라는 것이다.   학교의 수학 과목에서 지속해서 A를 받아왔다는 학생이 기초도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수 없이 보아왔다.  “우리 아이 수학 잘해요”라는 학부모님의 귀띔을 내가 직접 확인해야지 그대로 믿었다가는 시행착오로 서로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이는 수학뿐 아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신문 편집장을 지냈다는 학생의 에세이가 문법, 논리전개에서 수준 이하인 경우도 봤다.  한마디로 후한 점수를 주어 학생에게 자신감을 주는 미국 교육의 대 성공에서 오는 착시현상에 학부모님의 판단까지 흐려지는 상황이다.  (OECD PISA시험에서 매번 미국 학생의 수학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1등으로 집계 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학생의 수준에 따라 반을 배정하기 때문에 아래쪽 반에 일단 배정이 되면 그 반에서는 아무리 지속해서 A를 받고 1등을 해 와도 대학 시험의 준비가 부족하게 되고 (모두다 하나의 SAT에 응시한다) 게다가AP같은 과목은 아예 해당이 되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 늘 A를 받는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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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설적으로 확실해 지는 것은 B 성적의 의미이다.  점수 후한 학교에서 B를 받는 것이 확실히 중간 이하가 된다는 뜻이고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학교에서는 성적 분포가ABCDF 라고 생각하지 말고AAABC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확한 것이다.  학부모님 중에 자제분에게 “B를 받아도 좋아”라고 호기 있게 선언하시는 분도 학교에 따라 B라는 성적이 저~ 아래쪽에 있는 성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하신 후에 발언을 하셔야 뒤늦게 말을 번복하여 일관성 없는 부모로 되는 상황을 예방하실 수 있다.

그리고 점수 후한 학교에서 B를 받던 학생의 점수가 A로 올라갔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A를 받았으니까 이제는 됐다”라고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점수를 정규분포로 주는 학교에서 D받던 학생이 C를 받았다고 안도하는 것에 해당된다.

이렇게 A가 무의미한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은 어떻게 자신의 실력을 파악할 수 있을까?  우선 하나는 전교등수이다.  학교 등수를 알리지 않는 학교도 있는데 체중계를 없앤다고 날씬해 지지 않듯 등수를 모른다고 해서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학교 밖에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SAT/ACT같은 시험에 응시할 수도 있고 수학 경시대회 등에 참가하여 점수를 확인 할 수도 있다.  과학경진대회는 운의 작용이 클 뿐 아니라 객관적인 점수가 없어서 이런 자가 실력 평가로는 적절치 않다.  그리고 주위의 급우가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잊고 “이만하면 됐다”라고 자만하기 쉬운데 목표를 높이 하고 있는 학생은 이런 전국 단위의 시험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면 점수 통계의 퍼센트 수치를 통해 실지 경쟁상대의 실력과 자신의 위치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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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와 스페인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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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외국어를 하나 선택하게 되어있다.  한 특정 언어를 익히는 것이 목적이라면 배우고 싶은 언어를 선택하면 되니 더 이상 논할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문학에 심취한 학생이라면 어느 언어를 배워야 하는지가 명확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장래에 내게 돌아오는 이익을 극대화 해 줄 언어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미래가 불투명하니 언어 선택도 불투명해진다.  예를 들면 “의학이나 법을 전공하면 라틴어가 도움이 된다” 같은 조언은 어떤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할 지 모르는 학생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외의 전공을 선택 하려는 학생은 라틴어를 피해야 하는지도 확실치 않다. 

한데 의학이나 법을 전공하면 라틴어를 선택해야 할까?

라틴어는 죽은 언어이다.  즉, 현재 세계 아무데서도 라틴어를 사용하는 국가/지역/부족이 없고 따라서 라틴어를 사용하는 경제 활동도 전무하다.  라틴어가 지금도 우리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로마제국의 언어였기 때문에 그 후광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로마가 고대 그리스어와 아울러 “서구문명”의 시초가 되었기 때문에 정치, 법 등 많은 분야의 원조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 용어가 지금도 라틴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지금도 라틴어를 따와서 명명하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울 때 한문을 아는 사람이 유리하듯 의학이나 법학을 배우려면 라틴어를 아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이 나온 것이고 이는 맞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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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스페인어는?

포르투갈어, 불란서어, 스페인어, 이태리어는 원래 라틴어였다.  로마가 멸망하고 나서 이베리아반도 지역이 독립 국가가 되면서 그 지역의 “방언”이 졸지에 “언어”로 승격 되어 현재의 스페인어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반도 중에서도 “갈로 항구” (Porto Galo) 지역이 독립 하면서 그 지역의 “사투리”가 포르투갈어로 둔갑한 것이다.   로마 제국 영토에서 갈라진 언어는 다 비슷하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차이는 사투리 차이 수준이지 다른 언어라고 부르기가 어색할 지경이다. 함경북도 사람이 경상남도 사람과 대화하는 차이 정도이다.

따라서 라틴어를 배워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그 후손의 언어를 배워도 다 얻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확언을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포르투갈어에 유창하여 미국 영어에서 그 혜택을 직접 체험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어를 배울 때 라틴어원에서 오는 고급 단어를 쉽게 이해하곤 했다. 브라질에서는 일상생활 용어였기 때문에. 예를 들어 영어로 ameliorate라는 단어는 일반인을 잘 모르는 고급단어이지만 나는 그게 바로 melhorar라는 것을 알아봤다.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브라질의 일상 용어에서 비슷한 소리의 영어단어로 더듬어 찾아가면 반드시 학구적인 단어가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음식을 씹는다가 mastigar인데 영어로 mastigate가 된다. Chew보다 “문자”스러운 표현이다.

영어는 여러 언어에 어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명사→형용사가 다른 어원에서 따 와서 관계가 엉뚱/난해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면 명사와 형용사를 다른 어원에서 받아:

  • teeth→dental,
  • kidney→renal,
  • lung→pulmonary

처럼 명사와 형용사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는 순수 라틴어에서 왔기 때문에

  • dente→dental,
  • rim→renal,
  • pulmão→pulmonário

논리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영어의 이런 용어의 이해/암기를 단번에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학에서도 2차 방정식이 영어로 quadratic equation 인 이유가 포르투갈어로 “제곱”이 quadrado라는 것을 알면 단번에 이해가 된다.

갑자기 포르투갈어를 예로 들어 옆길로 빠진 것 같지만 스페인어로 해도 스펠링만 약간 바뀔 뿐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으로 영어에서는 고급 단어가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태리어의 일상 용어인 경우가 아주 흔하다.  한국어에서는 순수 한국어 표현보다 한문에서 온 표현이 존대어나, (나이→연세) 공식용어 (보내다→발송), 학술용어로 (모양→형상)간주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라틴어를 배우면 얻는다는 혜택을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태리어를 배워도 그대로 다 얻게 된다.  그 뿐이 아니라 살아있는 언어를 배우면 여행, 우정, 연애, 사업기회 등 죽은 언어에서 얻을 수 없는 혜택이 추가된다.  특히 그 중 스페인어는 미국의 학교마다 다 코스를 제공하고 원어민이 주위에 많아 쉽게 사용할 기회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  남미로 가게되면 영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조금이라도 스페인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보너스도 있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로 가도 영어를 사용하는 것 보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이 간판을 읽는 것도 쉽고 의사소통을 10배 더 원활하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장래에 미국 전체를 휩쓸고 다니며 각계각층을 만나 소통하는 커리어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정치가, 사업가, 교육자) 스페인어의 구사 능력은 나의 경쟁력을 지나 필수조건까지 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라틴어 대신 일석다조인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단 고대 로마의 문학을 읽고자 하는 학생, 로마시대의 문서를 읽고자 하는 학생은 반드시 라틴어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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