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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the ‘미국 교육 제도’ Category

대학 지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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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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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지원 과정은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로 시작하여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에세이다. College Application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이제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를 품게 되는데, 이때 유일한 변수는 에세이뿐이다. 에세이만 잘 쓴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기준 미달 학생들의 서류 더미 속에 어떤 에세이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에세이는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즉, 자격 미달의 학생을 합격시킬 힘은 없어도, 완전한 준비를 한 학생을 불합격시킬 힘은 있다.

이공계 학생들의 대학 합격에서 에세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는, 가르친 학생 중 “이 학생은 틀림없이 XX 대학에 합격할 수준이다”라고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이다. 그럴 때마다 “누가 에세이를 봐 주었는가?”라고 묻게 된다. 해당 학생의 학교 성적과 활동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일한 변수인 에세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답변은 “아니요, 제가 다 했습니다”이다. 에세이를 받아보면 반응은 항상 “맙소사!”이다.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지, 에세이를 검토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뛰어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게 되었다. 이는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과도 같다.

에세이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일찍 시작한다고 해서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늦게 시작하면 철자와 문법 오류도 제대로 수정하지 못한 채 마감 5초 전에 급히 제출하거나, 심지어 마감 시간을 놓쳐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무리 마감 직전에 제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입학 사정관 입장에서는 이 학생의 계획성 부족과 시간 관리 실패를 강렬하게 느낄 것이다.

에세이 초안은 12학년 여름 방학에 완성되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내가 알아서 할 거야”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알아서 하는 학생들은 이렇게 미루지 않는다. 이 말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는 의미이다. 에세이의 길이가 짧을수록 내용을 함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150단어의 에세이에 의미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은 1000단어로 쓰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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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현실은 학생들이 에세이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영향을 준 인물은?”이라는 질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쓰는 경우가 있다. “영향”이란 그 인물로 인해 내가 새로운 행동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인데,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왜 호감을 가지게 됐는가?”라는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글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세이에서 독자적인 사고를 강조해 놓고는, 즐겨 읽는 책이나 영화를 최근 히트작만 열거하는 경우가 있다. 베스트셀러나 히트 영화만 골라보는 것은 독자적인 사고가 없는 사람의 특징이다. 결국 “독자적인 사고방식”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결과가 된다.

에세이는 반드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보여 지적을 받고, 여러 차례 수정해야 한다. 특히, 학생이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전문가에게 보이는 것이 현명하다. 전공마다 해당 분야의 대가와 명언, 일화가 있는데, 에세이 속에 이러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인용되면 학생의 열정과 전문성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 이러한 조언을 구하고 글을 수정하는 과정은 여러 차례 반복되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초안은 반드시 12학년 시작 전에 완성해야,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는 에세이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AI 기술이 활발하게 활용되는 시대에 맞춰, 에세이 작성 과정에서도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문법 검사기나 스타일 분석 도구를 사용하여 초안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하지만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 에세이의 본질은 학생의 개성과 열정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AI는 단순히 보조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전문가의 피드백과 학생의 창의적인 사고가 결합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지닌 에세이가 완성될 수 있다.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갖는 것이다. AI가 생성한 완벽한 문장보다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가 입학사정관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AI는 문법과 구조를 개선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은 스스로 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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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대입준비, 통계

한국의 선행학습, 미국의 선행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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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선행학습이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3년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까지도 교육계와 학부모 사이에서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까지 법적 규제 대상으로 논의되는 상황이다. 이런 “평준화”된 국민을 대량 생산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공천한 교육이념 풍토에 익숙한 학부모님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대로 복종하는 것이 바른 교육이라고 믿는 분도 있다. 모두 다 각자의 목표/인생관에 따라 정할 일이니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다만 한국의 “선행학습”과 미국의 “선행학습”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주지 하시고 현실에 근거한 계획을 세우실 수 있도록 그 차이를 설명 드리자 한다.

한국에서는 같은 학년의 학생이 같은 내용을 학습하도록 되어 있다. 비록 체격/성격/재능은 다양하지만 학습 속도/의욕만은 동일화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제정된 제도이다. 2025년 현재, 디지털 교과서와 온라인 학습 플랫폼이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학 교과서/참고서를 보면 여전히 모든 chapter와 모든 section의 이름이 다 똑같다. 진도가 같으면 학습 능력도 동일해지나? 물론 아니다. 그러면 해마다 벌어지기만 하는 수준/실력 차이는 어떻게 감당해 내는가?

우선 앞서 나가는 학생을 저지하여 “평준화”된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한다. 그 시도의 일환이 위 언급한 선행학습 금지이다. 2025년에는 개인 맞춤형 AI 학습 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 학년 수준을 넘어서는 내용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제재가 가해지고 있다. 각 학년은 같은 수업을 받도록 하여 선행에 투자한 시간/노력을 낭비로 만든다. 따라서 한국의 고등학생은 아무리 국제 수학 경시대회에서 금상을 받고 와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특별 교육을 받기는커녕 수업은 보통학생과 같은 내용을 들어야 하고 수상 기록은 함구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입 지원 시 고등학교 담 밖에서 한 대회의 수상 기록은 언급 못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그러니 이런 학생이 방과 후에 자기 수준의 수학을 배울 에너지를 축적해 두기 위해 학교에서는 잠을 자 두는 것이 나름 현명한 시간 매니지먼트라고 볼 수 있다.

또 그 반대에 있는 학생도 있다. 문교부가 정한 진도가 너무 벅차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이다. 이런 “수학을 포기한 자”의 수가 많아 “수포자”라는 이름까지 등장했다. 2025년에는 수포자를 위한 대안적 학습 경로에 대한 논의가 일부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공식 지침은 지속해서 같은 반에 앉아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도 학교에서 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저런 사연으로 한국은 학교는 모든 학생이 같은 진도로 배우는 것과, 잠자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해지게 되었고 이 두 가지 사실에는 연계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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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생의 수준에 따라 우열반으로 나누기 시작하고 고등학교 입학 반 배정 수학 시험을 볼 때 쯤이면 우열반의 수준 차이는 3년까지, 심하면 4년까지 벌어진다. 2025년 현재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적극 도입해 이러한 격차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생이 선행하면 학교가 다시 끌어 내리려 하지 않고 새 위치를 출발점으로 인정해 준다. 그래서 미국의 고등학교 수학 수업은 한 반에 9학년부터 12학년이 다 섞이게 된다. 미국은 나이에 근거한 서열을 한국처럼 따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고 다 자기 수준에서 공부하고 나름의 수준 내에서 A도 받아 온다. 한데 일단 9학년 때 트랙 배정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좀처럼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학교의 담당자에 따라 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배워 온 것을 인정해주는 학교도 있지만 “일단 고등학생이 되면 중간에 변치 않는다”라는 신조를 가진 담당자를 만나면 AP Calculus에서 만점을 받는 기염을 토해야 꿈쩍한다.

그러니 미국에서 3학년에서 8학년까지의 선행은 시간/돈 낭비가 아니라 학생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현명한 전략이다. 한국에서 한번 “학벌”이 있으면 문이 열리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일단 압도적으로 우월하게 고등학교를 시작하면 기차의 첫 칸에 탄 것이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선행”에 신경 쓸 것 없이 그냥 앉아 있어도 제일 먼저 결승점을 지나게 된다. 게다가 어려서 선행해 두는 것은 “맹모삼천지교” 효과도 있다. 선행하는 학생은 항상 선행하는 학생과 어울리게 되기 때문에 공부 더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학생에게 잔소리 하지 않아도 항상 공부를 중요시 여기는 친구와 친구 부모님을 만나게 되니 뭔가 배우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가치관이 형성 된다. 학생을 일찍 이런 그룹 속에 넣어 놓는 계획을 실행 못한 학부모님은 사춘기의 아이에게 순리를 역류 시키는 이상한 사람이 된다. 대입에 가장 중요한 10학년 말에 “내가 왜 여름 방학에 공부를 하냐?”고 부르짖는 자제분의 모습을 보게 되면 그의 친구가 다 놀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때는 “마음을 비우는 것”외에는 가정에 평화를 유지할 다른 방법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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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학년 과목 선택이 대학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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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등학교 진학할 학생이 9학년에 배울 과목을 선택하는 시즌이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여 무리 없고, 좋은 추억이 남는 고등학교 시절을 지내도록 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데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이 신입생의 과목 선택이 고등학교 4년간 수강할 과목을 정한다는 것이고  그 과목은 어느 수준의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즉, 지금 코스 선택이 합격 가능한 대학의 리스트를 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등학교는 4년이고 4년 내에 여러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고등학교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 하나는 학교측이 자진하여 학생의 반을 바꾸어 주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수준에서 아무리 잘 해도 그 반에서 A를 받는 것으로 끝나지 그 다음 수준으로 올려 주지 않는다.  미국의 고등학교에는 다양한 수준이 있기 때문에 각 수준마다 잘 하는 학생이 있고 그래서 All A받는 학생이 그리도 많은 것이다.  그 중에서 경쟁 심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물론 최고 수준의 반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고등학교 내내 All A를 받고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 못하는 학생이 그리도 많은 것이다.)  이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미국의 교육제도에 대해서는 Google에서 “수학 트랙”을 검색 하시면 상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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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영어에 서투른 학생은 “수학은 잠시 보류하고 일단 영어를 익히자”라는 계산 하에 수학을 낮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낮게 시작하면 낮게 끝나게 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중간에 무슨 변화가 있으리라고 오산을 한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영어도 미국 학생보다 부족하고 수학도 평범한 학생으로 고등학교를 마치게 되고 결국 그에 상응하는 대학 합격 결과가 나와 실망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입 뿐 아니라 인생에도 우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우리의 강점의 힘이다.  그래서 절대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점을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수학을 아주 잘하면 영어가 모자라도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올려야 하는 다급한 학교에 특별 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지만 약점이 덜 약하다는 것 만으로는 어떤 경쟁에서도 선택을 받을 수가 없다.  (실지로 한국 유학생으로 수학 팀을 채워 랭킹을 올린 보딩스쿨이 있다.  그 학교 수학 랭킹보고 진학해봐야 수학 랭킹이 일반 학생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끝나는 경우는 “시작은 여유 있게 결과는 최고 수준으로”의 자세로 고등학교 과정을 임하는 가족이다.  우선 여유를 즐기는 것부터 배운 학생이 사춘기로 들어가며 갑자기 더 학업에 가속도를 더한다는 설정 자체가 무리이고 학교측이 학생의 편리를 위해 해마다 반 배정을 바꾸어 주리라는 가정도 오산이다.  물론 꾸준히 걸어간 거북이가 낮잠 잔 토끼를 앞선 것을 상기하고 분발할 수도 있지만 요즘 토끼는 우선 앞서서 출발한데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린다.  오히려 거북이들이 가망 없음을 깨닫고 현명하게 쉬엄쉬엄 가서 뒤 늦게 다급해진 학부모님만 화병 나게 만드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니 무슨 이유에서이건 자제분이 최고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 목표인 학부모님은 지금부터 목표를 인정 하시고 자제분이 같은 목표를 가지도록 설득하여 동의를 얻으시고 자제분이 자진하여 9학년 시작할 때부터 꿈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반에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 하도록 유도 하셔야 한다.  (자제분의 동의를 얻지 못하시는 학부모님은 마음 비울 준비를 하셔야 한다.)  나중에 바꾸는 것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학교측과 적대적인 관계까지 발전될 수 있다.  “학생 혼자 묵묵히 하다 보면 학교/교사가 재능을 알아 보고 올려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낙제생 수의 감소”에 집중해야 하는 교육의 현실과 동 떨어진 희망이라는 현실도 파악 하셔야 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은 “진리”의 정의가 “친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시기이다.  반 배정은 친구 배정이다.  자제분이 열심히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9학년을 시작하면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진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가치관이 진리가 된다.  맹모삼천지교의 교훈을 실천하는 마지막 기회가 9학년 반 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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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입에서 과학 연구를 높이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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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 글은 2015년 시카고 중앙일보에 기고했던 글이다.

며칠 전 원하던 대학에 조기 합격한 학생의 축하 식사에 다녀 왔다.  이 학생은 동부의 명문 보딩스쿨에 졸업반인데 드림스쿨에 조기 합격한 이유가 과학연구를 한 덕분이라고 했다.  위에 설명한 이유로 나는 “합격 이유 자가진단”을 한 귀로 흘러 들었다.  한데 저녁 식사를 하면서 동급생 중 그 학생과 같거나 더 나은 스펙을 가진 학생들이 다 줄줄이 불합격 하거나 보류가 되었는데 오직 이 학생만 단번에 조기합격을 했다는 배경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 학생이 다른 점 중에 하나가 과학 연구를 했다는 점이었다.  그 외 연주하는 악기도 달랐고 (바이올린/피아노/첼로가 아니었다) 활동도 (테니스/전도활동이 아니었다) 달랐는데 그래도 이 학생의 차별된 스펙은 과학 연구였다고 생각이 모이는 이유가 있었다.  합격한 대학에서 이 학생의 연구를 따로 언급하며 대학 내에 유사한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과 연결을 시켜 주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이제는 “보류” 통지를 받은 급우 사이에서도 과학 연구의 중요성이 인식된 것을 “너 과학 연구 멘토를 어디서 찾았니?”라는 질문이 우리 식사 도중에도 텍스트로 날라 오는 것을 보며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가정이 다 사실이라 가정하면 의문이 생긴다.  과학연구를 한 활동이 왜 그리도 중요한가?  이를 이해하는 데는 대학이 정말 필요한 학생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이 실지로 원하는 것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앞으로 큰 일을 하여, 큰 손이 되어, 엄청난 금액을 기부할 될성부른 싹을  찾는 것이다.  의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정치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선거에 이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선거에 이겨야 공약하는 일을 할 수 있듯이 거금을 기부하는 졸업생이 있어야  공부 잘 하는 학생을 장학금을 주고 데려올 수 있고, 유능한 교수를 초빙할 수 있고, 중요한 연구를 지원할 수 있고, 한마디로 대학을 일류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 생각에 현재 동양인이 입학에 차별 받는 이유 중에 하나가 기부자/수혜자 비율에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동양인 졸업시켜 그들이 장래에 기부할 금액의 기대치에 의한 계산이다.  물론 그 계산은 예년의 기록을 사용하여 추측했을 것이다.  동양인 불 합격생은 “내가 SAT가 만점인데”라고 억울해 하지만 그런 수혜에 만 몰입하는 학생으로만 캠퍼스를 채우면 대학 문닫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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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공부도 잘 하고, 앞으로 큰 사업으로 큰 기부자가 될 학생을 어떻게 찾아 내는가?  그런 “징조”는 여러 각도에서 찾을 수 있다.  1. 시키지 않은 일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찾아 한다.  2. 학교에서 배운 것에 국한하지 않고 필요한 지식을 혼자 배워내는 의지와 능력을 동시에 보인다.  3. 아무도 해결이 한 적이 없는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덤비는 도전정신을 보인다.  4.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력을 보인다.  5. 속히 변하는 테크놀로지를 한발 앞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응용하는 기지를 보인다.  대입 사정관이 볼 때 지원자가 위의 다섯 가지 바람직한 “자세/성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장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과학연구를 수준급으로 했는가?”이다.  즉,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않았으면 과학 연구를 완성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연구 경력을 높이 사는 것이다.  그리고 대회에서 입상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위의 조기입학생은 아직 Intel STS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합격 통지를 받았다.

이제는 “말 잘 듣고, 착하고, 시험 잘 보는 동양인 학생”으로 포장하는 학생이 대학정원의 여러 배가 될 정도로 범람한다.  이는 “평생 종업원으로 만족하며 살아갈 기질”을 보이는 것이지 “거물이 될 징조”가 아니다.  그러니 앞으로 명문대를 지망하는 학생은 “훌륭한 수혜자”의 자격을 골고루 갖출 것이 아니라 앞으로 “큰 후원자가 될 기량”을 보이는 것이 대입에도, 본인에게도 훨씬 더 유리하다.  기부를 떠나서, 앞으로 격변하는 사회/경제에 잘 적응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도 현대의 학생은 위의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조건을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과학연구를 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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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A학점 의미심장한 B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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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아래 글은 내가 2014년 시카고 중앙일보에 기고했던 컬럼이다. 10년도 지난 기사를 언급하지만 내용은 오늘의 현실에도 해당된다.

2013년 12월3일자 하버드 대학 신문 Crimson지에는 하버드의 평균 점수가 A-라고 발표 하여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같은 기사에 예일 대학도 학생의 62프로가 A를 받고 있다는 통계를 공개했다.

이런 점수의 인플레이션은 전부터 암암리에 알려져서 새롭거나 충격적인 뉴스는 아니었지만 하버드가 공식적으로 인정/발표를 했다는 것이 이례적이었다.   이 사실을 공지한 하버드의 해리스 교수도 이런 후한 점수는 교수진이 학생의 학업 수준 유지에 실패한 것을 뜻한다고 첨언 했다.  (“it represents a failure on the part of this faculty and its leadership to maintain our academic standards”)

나는 다른 대학이나 중고등학교의 통계 발표를 본 적은 없는데 내가 가르치는 경험상으로도 모든 고등학교에서 이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그런 결론을 내리는 근거는 A를 받는 학생의 수준이 천태만상이라는 것이다.   학교의 수학 과목에서 지속해서 A를 받아왔다는 학생이 기초도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수 없이 보아왔다.  “우리 아이 수학 잘해요”라는 학부모님의 귀띔을 내가 직접 확인해야지 그대로 믿었다가는 시행착오로 서로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이는 수학뿐 아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신문 편집장을 지냈다는 학생의 에세이가 문법, 논리전개에서 수준 이하인 경우도 봤다.  한마디로 후한 점수를 주어 학생에게 자신감을 주는 미국 교육의 대 성공에서 오는 착시현상에 학부모님의 판단까지 흐려지는 상황이다.  (OECD PISA시험에서 매번 미국 학생의 수학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1등으로 집계 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학생의 수준에 따라 반을 배정하기 때문에 아래쪽 반에 일단 배정이 되면 그 반에서는 아무리 지속해서 A를 받고 1등을 해 와도 대학 시험의 준비가 부족하게 되고 (모두다 하나의 SAT에 응시한다) 게다가AP같은 과목은 아예 해당이 되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 늘 A를 받는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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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설적으로 확실해 지는 것은 B 성적의 의미이다.  점수 후한 학교에서 B를 받는 것이 확실히 중간 이하가 된다는 뜻이고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학교에서는 성적 분포가ABCDF 라고 생각하지 말고AAABC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확한 것이다.  학부모님 중에 자제분에게 “B를 받아도 좋아”라고 호기 있게 선언하시는 분도 학교에 따라 B라는 성적이 저~ 아래쪽에 있는 성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하신 후에 발언을 하셔야 뒤늦게 말을 번복하여 일관성 없는 부모로 되는 상황을 예방하실 수 있다.

그리고 점수 후한 학교에서 B를 받던 학생의 점수가 A로 올라갔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A를 받았으니까 이제는 됐다”라고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점수를 정규분포로 주는 학교에서 D받던 학생이 C를 받았다고 안도하는 것에 해당된다.

이렇게 A가 무의미한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은 어떻게 자신의 실력을 파악할 수 있을까?  우선 하나는 전교등수이다.  학교 등수를 알리지 않는 학교도 있는데 체중계를 없앤다고 날씬해 지지 않듯 등수를 모른다고 해서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학교 밖에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SAT/ACT같은 시험에 응시할 수도 있고 수학 경시대회 등에 참가하여 점수를 확인 할 수도 있다.  과학경진대회는 운의 작용이 클 뿐 아니라 객관적인 점수가 없어서 이런 자가 실력 평가로는 적절치 않다.  그리고 주위의 급우가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잊고 “이만하면 됐다”라고 자만하기 쉬운데 목표를 높이 하고 있는 학생은 이런 전국 단위의 시험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면 점수 통계의 퍼센트 수치를 통해 실지 경쟁상대의 실력과 자신의 위치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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