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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학을 배워야 하냐고 묻는다면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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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왜 수학을 배우는가?”라는 질문을 접하게 된다. 이 질문은 주로 본인/타인에게 “수학을 배워야 할 동기”를 찾기/찾아주기 위해 하는 질문일 것이다.
한데 나는 이 “유용”이나 “혜택”을 나열함으로 수학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날씬해지는 데서 오는 혜택”을 알고 나서 자세가 바뀌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목숨이 직결된 혜택을 잘 알면서도 비만과 관계된 질병 환자는 늘어가기만 하니 “수학의 혜택” 따위야 기별이라도 가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수학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수학 교사, 과학자들이 “수학이 얼마나 실용적이며 필수적인 학문인지” 예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지만 학생의 반응은 항상 시큰둥~ 하다. 사실 내가 아는 모든 수학에 뛰어난 학생은 한결같이 “재미있어서” 또는 “뻐기고 싶어서” 수학을 하지, 아무도 “일상생활에 유용해서”나 “장래를 위해서” 공부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즉, 이런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세를 바꾼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우선 그 “수학의 중요성이란 설명”이란 어떤 내용일까? 크게 “연산의 유용”과 “수학의 힘”으로 나누어진다. 연산의 경우는 “식당에서 팁을 계산할 때” 등 연산이 필요한 경우를 들지만 이 모두 한결같이 계산기가 무료로 정확히 그리고 간단히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수학의 힘”의 경우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예가 있다. “체스판의 첫 사각형에 1센트를 놓고 그다음 사각형에 2센트를 놓고, 그다음에 4센트, 8센트 식으로 두 배의 돈을 놓으면 마지막 64번째 사각형에는 얼마를 놓아야 하나?” 아니면 “종이를 반으로 접기를 몇 번 반복하면 그 접힌 종이의 두께가 지구에서 달까지 갈까?” 같은 식으로 계산기도 소용없고 직접 실험도 할 수 없고 오직 수학적 추리력을 사용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등장한다. (첫 문제의 답은 약 9경 2천조 달러. 두 번째 문제의 답은 약 42번.) 들으면 신기하기는 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내게 일어날 일이 아닌지라 재미있는 이야기 들은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유명한 문제는 인터넷 검색하면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나는 “수학이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ayScale.com 같은 사이트에서 각 전공별 평균 연봉을 보면 학사학위 소유자의 초봉을 기준으로 석유공학 전공자는 약 $111,462, 공학 전공 졸업자의 평균 초봉은 $78,731로 나타난다. 첫 비이공계 전공의 등장은 간호학으로, 평균 연봉은 약 $56,000이다. 반면, 비즈니스 전공은 평균 연봉 $43,000, 리버럴 아츠 전공자는 $37,000 수준이다. 또한, 인문학 전공자의 평균 연봉은 $47,000에서 $114,000 사이로 다양하다. 그나마 이 통계는 고용에 성공한 사람에 국한하는 수치이고,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더 낮다. 왜냐하면 낮은 연봉의 전공일수록 무직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학원 과정도 마찬가지다. 수학과 깊이 관련된 전공은 대부분 학비 면제에 생활비까지 받지만, 인문·사회 계열 전공은 대부분 자비로 다녀야 하니 부모님 은퇴금까지 고갈시키기 쉽다.
결국 수학을 포기하는 순간 평생 수입 기대치가 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단순히 “돈 때문에 수학을 해라”라는 말도 매력적이지 않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참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수학을 재미있게 접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수학을 게임처럼 접근하라. 체스판 문제나 종이 접기 문제도 단순히 답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민하고 해결해보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둘째, 수학을 활용하는 분야를 탐색하라. 요즘은 코딩, 데이터 분석, AI 같은 분야가 뜨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수학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해서 수학을 바라보면 훨씬 흥미로워질 것이다. 셋째, 경쟁을 활용하라. 수학이 뛰어난 학생들은 대부분 “재미있어서” 혹은 “뻐기고 싶어서” 한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경쟁에서 오는 성취감 때문이다. 수학 경시대회나 퍼즐 풀이 같은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긴다.
그러니 “수학을 왜 배워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설득력 없는 일상생활의 유용성을 알릴 것이 아니라 “수학을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고, 재미있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해주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이라고 본다.
대학 지원 에세이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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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지원 과정은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로 시작하여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에세이다. College Application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이제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를 품게 되는데, 이때 유일한 변수는 에세이뿐이다. 에세이만 잘 쓴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기준 미달 학생들의 서류 더미 속에 어떤 에세이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에세이는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즉, 자격 미달의 학생을 합격시킬 힘은 없어도, 완전한 준비를 한 학생을 불합격시킬 힘은 있다.
이공계 학생들의 대학 합격에서 에세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는, 가르친 학생 중 “이 학생은 틀림없이 XX 대학에 합격할 수준이다”라고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이다. 그럴 때마다 “누가 에세이를 봐 주었는가?”라고 묻게 된다. 해당 학생의 학교 성적과 활동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일한 변수인 에세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답변은 “아니요, 제가 다 했습니다”이다. 에세이를 받아보면 반응은 항상 “맙소사!”이다.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지, 에세이를 검토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뛰어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게 되었다. 이는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과도 같다.
에세이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일찍 시작한다고 해서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늦게 시작하면 철자와 문법 오류도 제대로 수정하지 못한 채 마감 5초 전에 급히 제출하거나, 심지어 마감 시간을 놓쳐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무리 마감 직전에 제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입학 사정관 입장에서는 이 학생의 계획성 부족과 시간 관리 실패를 강렬하게 느낄 것이다.
에세이 초안은 12학년 여름 방학에 완성되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내가 알아서 할 거야”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알아서 하는 학생들은 이렇게 미루지 않는다. 이 말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는 의미이다. 에세이의 길이가 짧을수록 내용을 함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150단어의 에세이에 의미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은 1000단어로 쓰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렵다.
놀라운 현실은 학생들이 에세이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영향을 준 인물은?”이라는 질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쓰는 경우가 있다. “영향”이란 그 인물로 인해 내가 새로운 행동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인데,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 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왜 호감을 가지게 됐는가?”라는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글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세이에서 독자적인 사고를 강조해 놓고는, 즐겨 읽는 책이나 영화를 최근 히트작만 열거하는 경우가 있다. 베스트셀러나 히트 영화만 골라보는 것은 독자적인 사고가 없는 사람의 특징이다. 결국 “독자적인 사고방식”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결과가 된다.
에세이는 반드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보여 지적을 받고, 여러 차례 수정해야 한다. 특히, 학생이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전문가에게 보이는 것이 현명하다. 전공마다 해당 분야의 대가와 명언, 일화가 있는데, 에세이 속에 이러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인용되면 학생의 열정과 전문성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 이러한 조언을 구하고 글을 수정하는 과정은 여러 차례 반복되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초안은 반드시 12학년 시작 전에 완성해야,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는 에세이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AI 기술이 활발하게 활용되는 시대에 맞춰, 에세이 작성 과정에서도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문법 검사기나 스타일 분석 도구를 사용하여 초안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하지만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 에세이의 본질은 학생의 개성과 열정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AI는 단순히 보조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전문가의 피드백과 학생의 창의적인 사고가 결합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지닌 에세이가 완성될 수 있다.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갖는 것이다. AI가 생성한 완벽한 문장보다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가 입학사정관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AI는 문법과 구조를 개선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은 스스로 담아내야 한다.
캠퍼스 투어, 정말 필요한가?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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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투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명 대학 캠퍼스마다, 뒤로 걸으며 설명하는 재학생을 따라 서너 가족이 줄지어 다니고, 균형 잃은 대학 광고를 여과 없이 경청하는 모습이 가득한 때다.
대학 캠퍼스 투어를 해야 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테니, 여기서는 비공식적인 이유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캠퍼스 투어는 거대한 사업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항공업, 호텔업이 혜택을 보고, 택시업계도 호황을 누릴 수 있다. 면적 대비 대학교 수가 가장 많은 보스턴에서 택시 운전사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투어하는 가족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말한다. 대학으로 돌아오는 직접적인 수익도 만만치 않다. 캠퍼스 투어를 하다 보면,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입학 정보가 아니라 기프트샵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입학 설명회에서는 졸던 학생도 기프트샵만 들어가면 눈이 반짝이고, 적극적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그리고 캠퍼스 투어에는 ‘견물생심’을 자극하는 심리전이 숨어 있다. 대학 랭킹 요소 중 하나가 ‘대학 시설’인데, 연구실과 강의실뿐만 아니라 운동 및 오락 시설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경쟁적으로 새롭고 고급스럽고 비싼 체육관을 건설하고, 안락하고 경관이 좋은 학생 센터도 증축했다. 그러니 이 비싼 ‘무기’를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
“이런 오락 시설과 학업이 무슨 관계인가?” 하고 따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를 모르는 소리다. 인간의 결정은 ‘감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체험’은 감정을 자극해 본인도 모르게 “내가 무슨 전공을 할지는 모르지만, 저 멋진 수영장이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대학을 방문하면서 생기는 혜택이 많으니, 대학 관계자들이 캠퍼스 투어를 ‘필수’라고 강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캠퍼스 투어는 학생들에게도 정말 도움이 될까?
1.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택’이라는 것은 합격증이 둘 이상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학생이 투어를 다녀온 대학이 아닌, 가본 적도 없는 대학에서 합격 통지를 받는다.
그렇다면 차라리 캠퍼스 투어를 다닐 시간과 비용을 학구적인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그 돈으로 대학별 입학 자료를 구입하거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듣거나, 지원서 작성을 더 신경 쓰는 것이 오히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기프트샵에서 대학 로고가 박힌 후드티를 사 입는다고 해서 합격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2. 대학 측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학 사정관이 직접 진행하는 정보 세션에 참가하면, 뭔가 유용한 정보를 얻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문제는 이 정보 세션의 목적이 불순하다는 점이다.
대학은 지원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경쟁률이 높을수록 불합격자가 늘어나고, 이는 대학의 랭킹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정보 세션의 핵심 메시지는 언제나 같다. “무조건 지원하세요.”
내가 참석했던 수많은 정보 세션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합격 기준이요? 걱정 마세요. 그냥 지원하세요!”
입학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지원자들이 “나는 안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하고 포기할까 봐, 끝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렇게 지원자 수가 늘어나면 대학은 더욱 유리해진다.
정말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정보 세션을 듣기보다는 대학 웹사이트에서 입학 요건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저렴하다.
3. 공부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
캠퍼스의 오래된 건물을 본다고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샘솟는가? 캠퍼스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는다?
여름방학 중에 방문하면 잔디밭에서 공을 던지고 노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지만, 그게 대학 생활의 현실은 아니다. 시험 기간에 새벽까지 도서관에서 피곤에 절어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캠퍼스 투어에서 볼 수 없다.
혹자는 “공부하는 학생을 직접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는데, 그 논리가 더 궁금하다.
“아니, 공부하는 사람 처음 봐?”
그러면 캠퍼스 투어는 왜 하는가?
결국 캠퍼스 투어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여행 삼아 다녀올 여유가 있다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캠퍼스 투어 대신 더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캠퍼스 투어 없이 대학을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온라인 캠퍼스 투어 활용 – 요즘 대부분의 대학은 가상 투어(Virtual Tour)를 제공한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기숙사, 강의실, 도서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 대학 웹사이트에서 직접 정보 확인 – 입학 요건, 합격률, 학과별 강의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더 실용적이다.
- 졸업생 및 재학생 인터뷰 읽기 – 실제 경험담을 참고하면, 대학의 분위기나 현실적인 장점·단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 합격 후 캠퍼스 방문 고려 – 합격 통지를 받은 후, 선택할 대학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접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캠퍼스 투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없다. 오히려 그 시간과 돈을 좀 더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학이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기회를 얻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자동화의 기회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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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아래 글은 내가 2015년 시카고 중앙일보에 기고했던 컬럼이다. 상당부분 이미 현실이 되었지만 내 제안은 아직 유효해서 2025년에 올린다.
요즘 미국에는 최저임금을 15불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게다가 선거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서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도 최저임금 인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 최저임금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 의도한 결과와 아울러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의도하는 결과는 물론 저임금 노동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고, 의도치 않은 결과는 고용주의 사업이 타격을 받거나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의도치 않은 결과는 우리 학생들에게 오는 창업 경험의 기회이다.
지금은 온갖 무료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지만 30년 전에는 달랐다. 그 때는 막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자동화의 수요가 늘기 시작했지만 소프트웨어의 공급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손님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치과에서 환자 예약하는 소프트웨어 등도 만들어 팔 수 있었고, 내 친구들은 대학 다니며 파트 타임으로 이런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렸었다. 나도 의학실험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공장의 조립 결과를 검사 확인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회사를 설립 했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무료” 소프트웨어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시대였기 때문에 다들 지불하려니 했다. 그야말로 손만 뻗으면 딸 수 있는 과일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30년을 앞으로 돌려 오늘로 오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제는 필요하다 싶은 소프트웨어는 이미 다 시장에 나와 있고, 상당 수가 무료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만 확실히 알면, 그리고 일하는 방법을 조금만 조정할 수 있다면, 무료 소프트웨어만으로도 원하는 기능을 충분히 구축해 낼 수 있다. 그러니 유료로 살아남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오피스 같은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정상의 제품 밖에 없고 그 외의 모든 제품은 아무리 우수해도, “리브르오피스” 처럼 무료다. 물론 사용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사회 초년병으로 첫 발을 들여 놓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너무나도 높아졌다. 내 것보다 월등한 수준의 제품이 무료인데 내가 무엇을 만들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인가?
만약 최저 임금이 단기간에 폭등하면 이런 높디 높은 장벽이 잠시 낮아질 기회가 열리게 된다. 이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임금을 지불 못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고 그들은 포기하기 전에 자동화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의 문이 잠시 열릴 동안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에게 자동화 사업 창업을 경험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한데 이 기회도 무료 소프트웨어가 다 해결해 버리지 않을까? 이번에는 무엇이 다르기 때문에 30년 전에나 있었다는 기회가 우리 학생에게까지 온다는 말인가?
하나는 컨설팅의 기회다. 이처럼 벼랑 끝에 와서야 자동화를 시도하는 경우에는 운영자가 무료 소프트웨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운영자를 위해 사업의 운영 절차를 구축해 주고 사용법을 트레이닝 해 주어 원맨쇼로 사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서비스가 된다.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 비용이 절감되어 운영자에게 돌아오는 몫을 더 크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다른 하나의 큰 기회는 물리적인 일의 자동화이다. 로봇을 만드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요원한 일이지만 우리가 일상 생활에 “A 현상이 일어나면 B를 한다”같은 논리가 설립되는 국한적인 일은 센서와 모터만 있으면 자동화가 가능하다. 전에는 이런 기계를 만드는데 전문적인 전기 회로 설계 지식이 필요 했고 부품도 비쌌지만 이제는 센서와 모터를 연결하고 “A 현상이 일어나면 B를 한다”는 논리만 프로그래밍 하면 되는 컴퓨터가 40불 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런 세세한 자동화는 대기업에게는 뛰어들 가치가 없지만 우리 학생이 프로로 진출하는 첫 경험을 얻는 데는 황금의 기회가 되는 틈새 시장이다.
물론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이런 기회가 올 날을 위해 학생은 지금부터 Raspberry Pi, Arduino같은 컴퓨터도 하나 구입하여 사용하며 배우고 (40불 선) 거기서 사용되는 Python, Mathematica, C 같은 언어도 (무료) 익혀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님은 친지들과의 대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우려”가 주제로 나올 때마다 “우리 아이에게 그런 것 잘 안다고” 장담 하셔서 선무당이 첫 굿을 펼칠 멍석을 깔아주셔야 하겠다. 한데 이런 지식은 과학경시대회 연구에도 도움이 되고, 대학 엔지니어링 과목 예습이 되고, 디지털 시대를 풍미하기 위한 기본 지식이니 최저임금이 오르건 말건 배우는 것이 현명하다.
검색엔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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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현재 중고등학생의 나이의 아이를 디지털 시대 아이라고 한다. 태어나서부터 컴퓨터를 보고, 다루며 자라났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와 아주 친숙하다는 것이다.
이 디지털 세대는 “절대로 잊지 않는 세상”에서 살게 된다. 학부모 세대는 오래 전의 일이 희미해지고 잊혀지는 것이 당연하게 느끼지만 디지털 세대는 많은 순간이 사진, 영화로 찍혀있고 일단 인터넷에 한 번 올라가면 몇 십 년 후에도 검색하면 다시 생생하게 등장하는 생을 살게 된다. 과거가 잊혀지지 않는 생이라는 것이 대체 어떤 생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스페인의 한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면 오래 전 파산했을 때의 신문 기사가 제일 위로 등장하는 것을 질색하여 “잊혀질 권리” 운동을 벌였고 덕분에 현재 유럽에서는 검색엔진에서 원치 않는 링크를 삭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했다. 미국에서는 그런 법이 아직 없다. 그리고 여론도 무엇이 어떻게 지워질지 몰라 주저하는 중이다. 예를 들면 정치인들이 부정한 과거의 기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지우도록 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이 지워질 수 있고 되고 무엇이 남는지는 누가 정하는가? 등등의 전례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 자라나는 디지털세대는 현재는 철없는 중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앞으로 전례가 없는 세상의 첫 세대로 자라나야 하기 때문에 우선 자신이 하는 일거일동의 기록이 평생을 따라 다닐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최소한 나중에 돌아보면 얼굴 뜨거워질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세상에 알리지 말아야 하겠고 더 중요한 것은 얼굴 뜨거워질 일이 없이 살아야 하겠다.
그 다음 단계는 그 잊지 않는 세상에 사는 사실을 역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즉, 누군가가 학생의 이름을 검색하면 (대입 사정관은 검색한다고 한다) 본인에게 유리한 기록이 찬란하게 스크린을 채워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에서 첫 페이지로 가는 방법은, Google 검색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은, 거의 과학이 되다시피 하여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라는 산업까지 등장했다. 그런 전문 서비스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몇 가지 상식적으로 유의하여 기록을 만들어가면 검색 결과에 나오게 할 수 있다.
우선 이름이 특이하면 유리하다. 한국은 유난히 성의 수가 적고 미국은 유난히 이름의 수가 적다. 따라서 한국 성에 미국 이름을 겸비하면 John Kim 이라는 이름 처럼 아주 흔한 이름이 되고 그 많은 동명다인 중에는 나보다 명성/악명이 높은 사람이 많아 검색 결과에 내 차례가 오지 않게 된다. 나도 한번 수학 경시대회를 개최 했는데 응시한 50명 중에 Daniel Kim이 세 명이어서 답안지가 섞이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운 기억이 있는데 만 명이 넘게 지원하는 대학의 입학 사정관은 오죽하랴? 하지만 이제 와서 SEO를 위해 이름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니 이름에 항상 자신의 middle name을 사용하여John Cheolsu Kim 또는 John C. Kim처럼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겠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JohnCKim.com 처럼 domain name도 구입해 두는 것을 권한다. 이유는 내 명성을 혜택을 내가 누리기 쉽기 때문이다. Facebook같은 곳에 올라가는 나의 이야기는 아무리 긍정적이고 널리 알려져도 그에 대한 혜택, 예를 들면 광고수입 또는 검색순위의 부수적인 혜택이 Facebook로 돌아가게 된다. 즉, Facebook을 통해 내가 널리 알려지더라도 Facebook의 명성/수익이 올라가는 것이지 내 명성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을 영원히 잊지 않고 “내 업적 하루 24시간 내 홍보를 해 주는 도구”로 역이용 하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