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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를 가르치는 교사의 심정

기하를 가르치는 교사의 심정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기하에서 배우는 내용을 두가지로 분류 됩니다.  하나는 증명이고 다른 하나는 계산입니다.

증명 기하 자체는 기하를 배울 때만 사용하지 다른 시험에 나오지 않습니다.  계산 기하는 SAT, ACT 시험에 적어도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나옵니다.

학생들이 기하에서 어려워 하는 것은 증명입니다.  기하의 증명은 흑과 백이 아주 분명한 가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완전 흑백의 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생활에 이렇게 흑백논리가 성립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현실의 논리는 항상 예외가 있고 참작해야 할 점이 있고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고 의견차이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이 두루뭉실하다고 해서 그에 대한 훈련도 두루뭉실해서는 안 됩니다.  원색이 극단적으로 분명하게 구분일 될 때 그 세가지를 섞어 모든 중간색을 자유자재로 나타내는 것이지 회색만 가지고는 다른 색을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하는 그 실용적인 용도 외에서 우리의 마음을 수련하기 위해서 2400년 전 그리스에서부터 오늘까지 가르쳐 왔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토, 아리스토틀이 오늘 미국의 고등학교 수업에 들어간다면 그들이 알아볼 과목은 기하 뿐입니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오직 기하만 변하지 않고 전수되어 오는 것을 보면 기하가 얼마나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깊은 진리를 가르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되고 이렇게 기본적인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들은 유클리드의 기하가 완성 된지 2400년이 지난 오늘도 줄기차게 고전을 합니다.  제 학생들도 고전을 합니다.  제가 교사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누가 증명을 어려워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누가 고전을 할지 미리 예측할 수 있으면 미리 예습을 시키겠는데 이 기하 증명은 어느 학생이 고전을 할지 예측을 불허합니다.  수학을 잘 해오던 학생이 갑자기 기하가 어렵다고 합니다.  제가 수학을 가르쳐 오던 학생이 기하가 어렵다고 하면 한 50%는 뒤통수 맞는 기분입니다.  한데 제가 화들짝 놀라서 붙잡고 상세히 설명을 해 주어도 성적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어떤 학생은 제 학원에서 여름 내내 미리 기하를 미리 배우고 학교 수업에 임했는데도 A 를 받기 어려워 고전을 합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맡은 학생들에게 A 에서 F 까지 골고루 분배하는 것이 의무이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제 학생이 A 를 못 받으면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A 를 받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증명을 어려워 하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제게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것이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기하를 가르치는 사람은 기하를 잘 한 사람들입니다.  기하의 증명이 쉬운 사람이 고전하는 사람을 가르치는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릅니다.  2+2 가 4가 되는 것을 설명하는 것 같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망막한 것입니다.  물론 돌 네개를 사용해서 보여주고 결과를 외워 버리게 할 수 있지만 숫자란 무한대로 많고 그 모든 덧셈을 다 돌로 보여주고 다 외울 수는 없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즉 증명이 어려워 하는 학생들은 2 + 2 = 4 를 배우고 나서도 2 + 3 을 어려워 하는 셈입니다.  증명이 어려운 학생은 틀림없이 어떤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있고 그 사고방식에서 어떤 오류가 있기 때문에 문제의 의도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의견 차이가 아니라 오류 error 입 니다.  기하의 모든 증명은 현실에서 재생해 내어 측정해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사고방식이 다른 학생이라도 결과에 그리고 그 결과에 도달하는 해결 과정에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2+2 = 4 라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기에 이렇게 막히는가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정답은 하나이지만 오답은 무한대로 많듯이 이들의 오류는 증명에 고전하는 학생의 수 만큼 다양할지 모릅니다.  저는 수학을 가르칠 때 학생이 왜 틀렸는지를 대개 압니다.  문제를 풀다가 학생의 펜이 어느 부분에서 잠깐 주저하는 것만으로도 약점을 파악합니다.  잘 가르치는 교사란 옳은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그 생각의 오류를 지적해주는 사람입니다.  오류 자체를 없애야 그 다음 문제를 풀 때 제대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무엇을 잘 못 생각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면 답을 이야기 해 주지 않아도 질문만 해서 답을 유도해낼 수 있습니다.  수학의 세계를 탐험하는 지도의 틀린 부분을 수정해 믿을 수 있는 지도로 만들어 주는 것이죠.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단 저는 기하 증명을 가르칠 때만은 학생들의 생각을 읽지 못합니다.  증명을 어려워 하는 학생들에게서 제가 읽을 수 있는 것이란 잘 못된 지도가 아니라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입니다.  어떤 생각의 오류로 길을 잘 못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상태에서 나가자니 계속 헛짚는 것입니다.  그러니 헛짚은 부분에 의미를 줄 수도 없습니다. 

학원을 시작하면서 기하 가르치는 것 만은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었습니다.  가르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하를 가르치는 애로를 잘 알고 결과가 일정치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요가 너무 커서 결국 가르치기 시작 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이쯤 되면 제가 실력 없는 교사라는 것은 자인하고 물러나야 할 것 같습니다.

한데 문제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의 반 이상이 기하를 잘 합니다.  제가 한마디 설명을 하면 척 알아 듣고 아무리 개념을 꼬아 놓아도 척척 풀어 냅니다.  9개월 배우는 기하 과정을 몇 주 만에 간단히 끝냅니다.  이런 학생을 가르치면 제가 기하를 가르치는데 비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착각할 지경입니다.

기하 증명을 가르치는 것은 이렇게 교사부터 극과 극에서 강팡질팡하게 됩니다.  학교는 이런 고전을 생략하고 아예 증명을 가르치지 않는 기하 과정을 만들어 문제를 원천봉쇄하고 교사의 불면증과 수명 단축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기하 증명을 가르치지 않는 쉬운 코스를 선택해서 증명을 피하는 것이 한 방법이기는 그리고 많은 학생이 그런 트랙을 하고 있지만 그러면 honor course 가 되지 않아 높은 트랙에서 탈락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상을 노리는 학생은 증명도 해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기하 증명을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항력으로 보이는 문제로 보이지만 저는 아직 항복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남자 엔지니어 타이프로 문제를 보면 당장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 기하는 반드시 누구나 이치를 깨닫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믿음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누구나 2+2=4 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듯 기하도 제대로 원리를 보여주면 다들 공감을 하는 것이니 그 지극히 당연한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하는 모든 면이 시각적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림만 제대로 만들어 주면 누구나 다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가르치던 대로 지속하면 지금까지의 결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것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이 Geometer Sketchpad 를 사서 새로운 가르치는 법을 연구 중입니다.  많은 학교들이 이 software 를 사용하지만 저는 그 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에게서 “아하!” 를 유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software 를 사용하면 도형을 잡아 흔들고 찌그러트릴 수 있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보였던 도형들이 만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구체적이 될 수 있습니다.  2007년 내로 기하 증명 전 과정을 e-Learning으로 완성할 것입니다. (Algebra에서 Calculus까지의 수학 과정을 먼저 개발 하고 그 다음에 Geometry를 할 것입니다)  이 새 시각적인 교육 방법이 모든 학생들에게 기하 증명을 터득하도록 할지는 미지수 이지만 다른 어떤 기존 방법보다 효율적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Copyright.gif

카테고리:기하 Geom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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