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s 물리 수업 일기 1
Written on November 24, 2005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요즘 내 가장 속상하는 문제는 물리를 가르치는 일이다. 물리는 내가 학사학위를 받은 분야니까 뭔가 좀 안다. 한데 그 지식을 전달하기가 엄청 어렵다. 수학보다 더 어렵다. 문제는 나는 물리를 본능적으로 이해하려는 스타일이고 내 학생의 대부분은 뭔가 공식을 외워 적용하려는 스타일이다. 공식 외워 적용을 해서 성적이 좋으면 상관이 없는데 물리는 완전히 이해한 학생과 공식만 외운 학생과 간단히 구별해낸다. 물리야말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성적과 별 연관성이 없는 과목이다.
게다가 문제를 푸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다. 나는 산전 수전 겪어서 그냥 답을 향해 직진하는데 학교 선생님들은 공식과 도형을 제대로 그려 차례대로 풀어나가는 것을 강조하고 이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감점을 한다. 물론 학교 선생님이 옳다. 그래서 나는 간단히 답이 나오는 방식을 접어두고 미련하리만치 고지식하게 정석을 따라가야 한다. 이 차례대로 차근차근 풀어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 못해도 스텝만 따라가면 답이 나올 수 있는 일종의 cookbook이다. “여행자를 위한 영어 회화” 책 보면서 대화하는 식이다. 문제가 꼬이면 당장 막히게 되는데 문제를 뚫어보는 법은 가르치기가 참 어렵다. 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차례대로 풀어가는 식으로 가르치고 문제가 꼬이지 않기를 기원하는 수 밖에. 하지만 내가 직접 겪어서 SAT Physics Subject Test 는 차근차근 푸는 것이 아니라 한눈에 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insight 도 강조를 안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중력을 계산하는 방법 외에도 “지구가 부풀어 직경이 두 배로 되면 중력은?”하는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답: 중력은 4분의 1) 또한 지구의 한 복판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그 곳에서 느끼는 중력은? (답: 무중력. 지구에서 중력은 지구 표면에서 가장 강하고 안으로 들어갈 수록 멀리 떨어질 수록 약해진다.)
어렵던 부분을 넘어가고 나면 나아지지 않을까도 싶지만 앞으로 전망은 더 어둡다. AP Physics 수업 지금 Mechanics가 끝나고 Thermodynamics가 시작되었다. 기계는 그래도 직감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데 Thermodynamics는 참 추상적이다. 오죽 추상적이면 Newton 도 결국 제대로 이해 못하고 말았을까. 그 동안 Mechanics에서 고전해온 점수 만회해야 하는데 배우는 내용은 Thermodynamics에서 Electricity &; Magnetism으로 그 후로는 Quantum Mechanics 그리고 마지막으로 Nuclear Physics로 마치니 점점 어려워지기만 한다. 어렵다기 보다도 감이 안 잡히는 추상적인 세계로 빠지기만 하는 것이다.
학생들 스트레스 받고 어깨처진 모습을 보기도 안스럽고 물리 시험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면 한숨부터 쉬는 것도 보기 어렵다. 유일한 위안이 있다면 지금이 내년 5월 보다는 그래도 양반이라는 것 뿐이다. 이 학생을 성적이 저조한 것에 대해 사교육 교사는 공교육 교사보다 훨씬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교 교사는 가르치는 학생들 내에 실력 분포도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한반에 A 부터 F 까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사교육 교사는 다 A 를 받아야 다리를 뻗고 잔다. 학교 한 반에 내 학생들이 상위를 다 차지해야만 내 임무가 완수되는 것이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을 top으로 올린다는 말이 그럴 듯 하게 들리지만 이 동전을 뒤집어 보면 반대 편에는 “내게 배우지 않는 학생은 상위권에서 밀려나야 한다”라고 써있다. 나는 이점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을 해 봤는데 다른 해석이 없다. 모든 올림픽 코치와 선수의 임무는 다른 어떤 나라 선수도 금메달을 못 받아 평생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고 그들의 그 고약한 심보가 성공하면 챔피언이라는 칭호를 받는다. 내 경우에는 학교 반에서 내게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밀려나면 나는 “잘 가르치는 선생”이 되는 것이고 내게 배운 학생과 내게 배우지 않은 학생과 구별이 되지 않으면 나는 “실력없는 선생” 을 지나 “수강료 낭비”의 의혹까지 제기하게 되는 일이다. 올림픽 코치가 자신이 가르치는 선수가 우승할 경우 패자들에게 안길 좌절감에 매어있을 수 없듯 나는 오직 내 학생들을 끌어올리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
그래서 독한 마음으로 눈에 불 켜고 가르치려 하는데 학교에서 일주일에 5일 동안 배우는 것을 내가 일주일에 한번으로 다 가르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우선 가르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수업시간을 두 배로, 아니 필요하면 세배로 늘리려 해도 학생들이 라이드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안 맞는다. 비장한 각오고 뭐고 학생이 내 앞에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것이데 얼굴보기가 이렇게 힘드니 망막하다. 이래 안되고 저래 안되고 결국 나는 판토마임처럼 사방이 보이지 않는 벽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판토마임처럼 마음만 먹으면 벽을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수업을 e-Learning으로 해서 라이드에 구애받지 않고 배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이 바쁜 팔방 미인 학생들 유일하게 동시에 시간이 나는 심야 시간에 각자의 방에서 잠옷입고 앉아 물리를 배우게 하려 한다. 매일 물리 문제를 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online으로 대기하도록 하고 푸는 문제도 작년의 문제들을 구해 같은 난이도의 문제를 풀게 하여 학교 시험에 익숙해지도록 만들려 한다. 너무 숟가락으로 떠 먹이는 식이 되어 해롭다고 할 수 있는데 기아상태인 사람이 모처럼 먹으려는 맥도날드 햄버거 건강에 해롭다고 빼앗을 수 없는 것처럼 우선 빨리 만들 수 있는 햄버거로 기아를 면하고 그 다음에 시간이 걸리는 건강식을 제공하는 두 단계 문제해결이어야겠다는 궁지에 몰린 선생다운 생각이다.
내 모든 것을 걸고 가르치는데 승산이 얼마나 될지는 나도 모른다. 단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해서도 안 되면 내 능력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인 것 뿐이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온라인 물리수업 꼭 듣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