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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의 개념이 사라졌다. 일찍 시작하라

James Choi Portrait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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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터뷰를 할 때면 그 지원자의 능력 외에도 “잠재력”을 보곤 했다. 이는 지금 내가 면접하고 있는 이 지원자가 완성 상태가 아니고 더 성장이 가능하며, 내가 곧 혜택을 누릴 만큼 그의 성장 속도가 빠를 것인가를 가늠하는 것이다.  그것이 왕년의 인터뷰였다.

이 잠재력을 보는 자세는 비싼 장비를 사용하는 분야에서 더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영상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업무는 최소 수 천 불의 카메라와 수 천 불의 영상 캡쳐 장비가 필요했고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수준의 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무도 취미로 영상처리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포토샵은 커녕 원도우도 나오기 전의 이야기이다.) 이런 시절에는 잠재력을 알아보는 통찰력이 채용의 성패를 갈랐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학생이 들고 다니는 컴퓨터가 모두 다 내 대학원 시절의 크레이 수퍼컴퓨터 보다 빠르다. 이는 비싼 추가 장비를 살 필요 없이 일반 컴퓨터의 CPU만으로도 영상처리를 하고도 남게 되었다는 뜻이다. 초고속 처리를 위해서는 영상처리용 특수 하드웨어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요즘 유명해진 GPU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특히 남)학생이 이미 게임하느라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마다 다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모두의 손에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들려있다. 그 외 개인이 집에서 촬영할 수 없는 엑스레이나 인공위성 사진 같은 사진도 인터넷에 클릭 하면 몇 분만에 분석을 시작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 갖췄다 하자.  하지만 대체 어디서 시작을 해야 할까?  영상처리 알고리즘은 유튜브에 무수한 강의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게다가 OpenCV같은 막강한 알고리즘이 무료 라이브러리로 제공이 되어 기본 지식이 없는 학생도 영상처리를 시작하지 마자 뚝딱 레고 쌓듯이 시연을 완성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단순한 시연물은 너무 쉬워서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것도 못하는 학생은?  성적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코스에서 A는 의미가 없지만 B는 확실히 실력 없음 증명 해 주는 의미를 가진 것과 같은 상황이 아닌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강의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이 분야를 알지도 못한 채 오로지 “잠재력”만으로 가늠해 주십사 하고 면접에 임한 지원자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제부터 관심을 가질까?  가르치면 배울까? 

요즘처럼 인공지능기반 영상인식 발전에 대한 뉴스가 매 주 폭풍처럼 몰아치는 시대에 물 한방울 맞지 않고 꼿꼿이 버텨낸 사람이 사내 직원 트레이닝에는 꿈쩍을 할까?  취업준비라는 엄청난 압력 속에서도 안 배우고 버텨낸  사람이 안정된 정규직으로 채용 되면  굴할까?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할 기회는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다.  왜냐하면 가랑비도 오래 맞으면 젖는 경쟁자 누군가가 이미 이 분야를 상당 익히고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발에 채이는 것을 한번 집어 볼 정도의 호기심, 유튜브에서 설명을 찾아볼 적극성, 따라하며 익힐 수 있는 능력과  추진력을 갖춘 지원자가 동시 지원한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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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지원도 마찬가지이다. 전에는 고등학생 시절이 꿈을 꾸는 시기였다.  그래서 대학은 학생의 “잠재력”을 보고 판단해야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변했다.  영화감독이 꿈이라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 있어야 한다.  음악이 꿈이라면 공연 비디오가 올라가 있어야 한다.  작가가 꿈이면 하다못해 자비로라도 책을 출판을 하여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어야 한다.  과학자가 꿈이면 데이터로 분석 능력을 과시하고 그 연구 과정을 동영상으로 똘똘하고 당차게 설명을 해야 한다.  수학자가 되고 싶으면 증명을 못 할 지언정 가설을 더 깊이 연구한 결과물을 공개해야 한다.  로봇공학자가 꿈이면 ESP32로 움직이는 기계를 제어한 결과를 찍은 동영상의 링크를 지원서에 포함시켜야 한다.   

놀라운 것이 내가 위에 열거한 것을 학생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도구를 사용하여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로봇 공학처럼 비용이 드는 분야도 100불 미만으로 시작이 가능하다.  디지털 세대에 태어나 열정을 가졌다고 하면서 이 정도의  디지털 결과물을 제출하지 못하고 아날로그 “잠재력”만 호소하고 있으면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일찍 시작하는 것이다.  다들 지원서에 자신의 열정은 어려서부터 있었다고 주장할텐데 그렇다면 어려서부터 열정을 가졌던 것을 보여야 한다.  수영 선수로 대입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7학년 때 수영대회에 참가한 사진이 있을 것이다.  악기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렇다면 과학, 엔지니어링, 수학 같은 전공을 지망하는 학생도 정말 어려서부터 열정이 있었으면 어려서부터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했을 것이 아닌가?  입상했건 못했건 과학경진대회에 무엇인가를 들고 출전했을 것이 아닌가?  수학 경시대회에 참여했을 것이 아닌가?

활동을 돈으로 사는 학생이 있다.  수학경시대회의 답안지를 구매하여 고득점 하고 대필논문을 구매하여 과학경진대회에 출전하는 학생이 있다.  정말 재능과 열정을 가지고 정직하게 실력을 길러온 학생도 대입사정관의 눈에는 이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답안지 구매한 학생이 더 높은 성적을 제출할 것이고 실제로 그런 학생이 합격하는 것을 수없이 봐 왔다.

내가 진짜라는 것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일찍 시작하라.  대개 과학 수학는 대학 가서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왜 운동이나 예술은 어려서부터 시작하는 것을 당연시 하면서, 수학 과학은 그 주체 못하는 열정을 꾹 참고 지원서 활동 난을 공백으로 제출하란 말인가?  어린 나이에 흥미가 있을 때, 호기심이 발동할 때, 시간도 있을 때, 가르치고 배우고 성장하기 시작해야 한다.  특히 가짜들은 다 11학년이 돼서야 활동기록을 사 모으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찍 시작하는 것이 내가 진짜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조금 앞서 있다고 안심하면 막판으로 반칙에 역전 당할 가능성이 남아있게 된다. 

반칙하는 상대를 대상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리 하려면 우위에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압도적으로 앞서야 한다.  일찍 출발하여 나중에 누구도 편법으로 범할 수 없는 거리를 벌려 놓는 것이 정석이다.   쇼트트랙 스케이트가 좋은 예이다.  한 선수가 압도적으로 저만치 앞서 있으면 반칙도 불가능하다. 

은퇴 자금은 일찍부터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효과적이듯 잠재력의 실현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실천 하기도 쉽고, 학업에도 도움되고, 대입에도 유리하고, 인생에도 유리하고, 떳떳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이 충만하고, 사는 것도 즐거워지고, 친구도 유유상종하여 건전하고, 가정도 평화롭고, 따라서 학부모의 부부 사이도 저절로 화목해지는 최고의 전략이다.

물론 “아니 학교가 가서 배우는 곳이지 다 배운 후에 가는 곳인가?”라고 항의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항의하는 독자님이 대입 사정관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어려서부터 만들어 온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학생과, 잠재력만 가져와서 항의 하는 학생 중 누구를 합격 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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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대입준비
  1. 최도윤의 아바타
    최도윤
    1월 20, 2025 4:55 pm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1. 1월 20, 2025 3:1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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