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 사회 학부형의 대입 무감각
Written on July 7, 2007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원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미국에서 오래 사시며 미국회사에서 근무해오신 분들이 의외로 미국의 대학 입학제도에 기초 상식도 없으신 경우가 많습니다. 어째서 미국의 사회를 직접 겪으며 미국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아시는 분들이 이 대학제도만은 어이없게 모르고 계실까를 생각해 보다 금방 그 답을 찾았습니다.
저 자신이 미국에서 25년을 살며 미국의 대기업에서만 경력을 쌓은 사람이라 왜 이런 맹점이 생기는지 알겠습니다.
미국의 사회는 실력주의(meritocracy)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하더라도 경쟁이 있는 산업에서는 선후배, 동족 같은 것 따질 여유가 없습니다. 가장 유능한 사람 고용해서 내 회사, 내 부서를 성공시켜야 합니다. 대기업도 회사의 이윤이 10%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출의 대부분이 인건비인 것을 감안할 때 생산력 없는 직원을 두고 있다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는 자살 행위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실력주의 (meritocracy) 에 익숙해 있습니다. 특히 저같이 이민 와서 친척 친지 친구 하나도 없는 미국의 회사에 들어간 분들은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제도는 실력주의 뿐이라 꼼짝없이 이를 따르게 됩니다. 물론 친척들이 든든한 자리에 있는 나라로 간다면 순식간에 aristocracy, plutocracy, oligarchy로 주저 없이 사상을 바꿀 분들이라도 소위 “빽”이 없는 세계에서는 유일한 생존의 기회를 제공하는 실력주의(meritocracy)를 믿고 따르고 (비록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지만) 주장하게 됩니다. 그렇게 몇 십 년 지내다 보면 물이 들어 정말 속까지 실력주의자가 되어 인터뷰 할 때 정말 인종에 관계 없이 성에 관계없이 일을 잘 할 사람을 냉정하게 뽑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에게 뽑혀 올라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도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을 실력만 가지고 뽑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실력주의의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든 일을 논리로 분석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며 경쟁에서는 공정하게 실력으로 이기려 합니다.
그러니 이런 제도와 생활방식 속에서 성공적으로 살아오던 분이 설마 딴 나라도 아닌 미국의 대입 제도가 이렇게 딴판이라고는 상상도 못합니다. 미국의 대입 제도는 혈통을 중요시 하며 (legacy preferences) 인종을 따지고 (affirmative action), 기준이 불투명하고, 비논리적이고 실력주의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학생을 뽑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활약을 하시는 분들이 믿고 있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십니다. 그래서 이 분들도 결국 영어를 제대로 못하시는 이민 초기 학부형님과 함께 “첫째 애 때 너무 몰랐어서…” 의 합창에 별 수 없이 한 목소리로 참여하십니다. 이런 현상은 친구들이 다 백인이라 자신도 백인이라고 착각하는 학생의 집안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왜 친구 중 가장 잘한 자기만 원하는 대학에 못 들어갔는가?” 라는 자문을 하다가 뒤늦게 미국에서 유일한 불투명하고 비공정하고 비논리적이며 비실력주의의 제도 벽에 정면 충돌 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지요.
Fisk 같은 대입 안내 책자를 보시면 각 대학마다 평균 ACT SAT 점수가 나옵니다. Quartile 로 나누어 입학생 중 25% 수준과 75% 수준의 수가 나옵니다. 여기 저기 대입 정보 읽으시다 보면 학생들 스트레스 덜 받으라고 “평균이 750정이라는 것은 입학생 중 반은 750 점이 안 되는 것이었으니 750점이 안 되어도 염려 말라”라고 통계학적으로 정확한 조언을 해 주어 학생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쉬게 합니다. 한데 거기서 빠진 내용은 누가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고 들어갔느냐 입니다. 운동선수, affirmative action, legacy admission등등 다양한 경우가 되는데 이에 해당되는 학생들만 평균미달의 점수를 가지고도 안도의 한숨을 쉴 여유가 있는 것이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의 자녀분들은 아마 해당사항이 없을 것입니다. 더더구나 동양인은 이 책에 출판된 수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도, 아니 만점을 받아도 아무 것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런 수 만 명을 상대로 불투명하고 이중 삼중 잣대를 사용하는 운영 방법은 미국의 대기업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대학 입시 외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원 입학도 이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사회에 익숙하신 분들은 이런 사실을 발견하시고도 분개 하시거나 데모하러 나가지 않으십니다. 투명성, 공정성, 실력주의가 중요한 만큼 개인주의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이 어떤 신입생을 뽑건 말건 누가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대학의 방법에 동의하면 지원하고 동의치 않으면 피하면 그만입니다. 법이 아니라 교육 시장이 정할 문제입니다. 문제는 교육 시장이 이런식으로 학생을 뽑는 대학들을 명문으로 유지시키고 있으니 꼼짝없이 이 제도하의 불공평한 경쟁에 뛰어 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뒤 늦게나마 새로운 각오로 자녀를 공부시켜야 하겠다고 임하시는데 더 큰 문제는 10 여 년 쌓아온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보통 수준을 하루아침에 원하는 대학의 사정관의 눈에 띄는 수준으로 바꿀 수가 없는 것이죠. 9학년에 자세를 바꾸면 기회도 많고 비교적 쉬운데 대개 12학년이 되면서 “이제 졸업이 가까와 오니 대입을 생각해야지?” 라고 저희 학원에 문의 하시다 이 현실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당황을 하십니다.
이 점을 홍보하려 저는 기회만 되면 세미나를 하는데 물론 이런 순조로운 미국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제 세미나에 오실 필요조차 못 느끼시니 저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원에서는 해마다 인물만 바뀌지 침통한 목소리의 “정말 이런줄은 몰랐다”의 똑같은 대사를 반복해서 들어야 할 운명인 것 같습니다. 여러번 들으면 저희도 익숙해 질 것 같으나 번번히 똑똑하고 충분히 해낼 수 있었던 학생인데 학교에서 A 받으면 되는줄 알고 있다가 뒤늦게 지망하던 대학에 들어갈 수준이 안 되는 것을 알고 실망하는 것을 자주봅니다. 이 학생에 부족했던 것은 단지 정확한 정보였었습니다. 한 30년 후에 사회학자가 2000년에서 2015년 사이 미국 대학에 간 미국 거주 동양인 집안의 첫 자녀와 둘째 자녀의 대입 성공률 및 학업 성취도의 차이를 연구해 보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대개 일반적으로는 장남/장녀의 IQ가 약~~~간 높다고 나오는데 2000년대 초 미국 거주 동양인 가족에서만큼은 둘째 세째 자녀로 내려갈수록 학업이나 직장의 성취도가 더 우세했던 것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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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 2012 12:52 pm미국 8학년의 반 이상이 Algebra 1 수강 « 사비오 아카데미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