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와 학교의 차이. 커리어에서 성공하는 법
Written on March 19, 2007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학교에서 공부 잘 하던 학생이 직장에서 진급이 늦어지는 경우를 봅니다. 심지어는 건달로 유명했던 열등생이 우등생의 상관이 되는 일도 흔히 있습니다. 어째서 그럴까요? 회사와 학교는 다를까요?
이는 제 자신이 1987년부터 미국의 큰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항상 궁금해 하던 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부패한 세상을 탓하고 인종차별을 들먹이고 실력을 몰라보는 무능한 인간들을 책망할 수 있지만 저는 여태까지 이런 이유를 대는 사람 치고 본받을만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부족함을 못 본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직장에서 실망스러운 순간에 외부적인 이유보다는 내부적인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역시 그 당시에는 저의 부족함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한 직장에 있으면 해마다 연봉이 올라가고, 더 큰 책임을 맡게 되고, 경제가 흔들리면 정리해고가 있고, 그러면 날렵하게 다음 직장으로 옮겨 다시 시작하고, 해마다 연봉이 올라가고 직책이 올라가고, 좋은 기회가 보이면 훌쩍 뛰어 다음 직장에서 또 점차적인 발전을 반복하는 것이 대부분의 직장인의 현실입니다.
그렇게 꾸준히 연봉이 올라가고 직책이 올라가는 것이야 좋지만 그 속도로 가면 은퇴할 때까지 사장은커녕 중역 자리도 못 갑니다. 기껏해야 한 30명 거느리는 직책, 즉 예산 깎을 때 가장 만만하게 해고 당하기로 유명한 middle level manager 정도에서 머무르다 은퇴하거나 해고 되고 끝납니다. 물론 그 정도 middle level manager 위치로 가는 것이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성공입니다만 남다른 야망을 가지고 남다른 노력을 하면서 산 사람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일수도 있습니다. 투자가 열 배 컸는데 어떻게 같은 수익에 만족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직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알아야 할 것은 직장은 학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 같이 들리겠지만 이 점을 깨닫지 못하는 신입사원이 참 많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하나였고요.
미국 회사에서 스타가 되어 초고속으로 승진을 하려면 많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런 처세술을 가장 잘 설명해준 책은 왼쪽에 권해 드리는 “Career Warfare” 라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얼마 전에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여태까지 제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실수, 제 눈에 보이지 않았던 기회, 뛰어 들었어야 했거나 개입하지 말았어야 할 문제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5년 전 첫 직장에 출근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갔으면 인생이 아주 다르게 전개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처세술을 능란하게 구현하던 직장 동료들이 기억납니다. 아마도 타고 났던가 같은 길을 미리 걸은 부모님이 조언을 해 주어서 그러한 현명한 처세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한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될 턱이 없는 프로젝트를 부사장이 알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열심히 해 간 동료가 있었습니다. 실지 내용은 다 저에게 물어 채워갔지만 저는 보나마나 되지도 않을 일은 참여할 것도 없다고 무시하고 동료가 묻는 것만 대답해 주었습니다. 제 동료는 리포트를 제출했고 결국 일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옳았죠. 제 말을 들었으면 시간 낭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후에 부사장이 유능한 직원으로 지목한 것은 모든 답을 다 척척 제공한 제 동료였습니다. 이것이 처세술 입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제가 그런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못 깨닫고 있다가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는 작은 일에 매달리다 큰 그림을 못 보는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많은 부서의 예산에 가장 비싼 부분은 인건비입니다. 제 그룹의 예산이 빠듯해 서버 구입이 어려워 부품을 사다 팀 멤버들이 함께 컴퓨터를 조립하여 일을 해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제 자신이 검소하고 융통성이 있다고 과대평가를 하며 흐뭇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궁상을 떤 것입니다. 그 시간에 돌아다니며 예산을 더 끌어와 제대로 된 server를 사야 했었습니다. 직원의 시간을 컴퓨터 조립하는데 낭비시켜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server들을 server room에 옮겨 넣을 때 무명의 엉성한 server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도 기특하고 신기할지는 몰라도 큰 일을 맡을 사람의 모습은 아닌 것입니다.
직장에서의 승진이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manage 하는 데서 옵니다. 아무리 실력이 있는 사람이더라도 다른 사람을 다룰 줄 모르면 언제까지나 한 사람의 생산능력 밖에 없어 한계에 부딪힙니다. 흔히 저 같이 혼자 일하기 좋아하는 engineer type들은 마음 편하게 혼자 집중하며 실험실에서 일하다가 결국 실험실에서 은퇴를 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래도 40년 실험실에서 열심히 일했는데 더 높은 위치에 올려주지 않은 것은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만 실험실에서도 승진이 되는 것은 실험할 프로젝트를 받아오는 사람들입니다. 프로젝트를 받아오기 위해서는 거미줄 같은 인맥이 있어야 하고, 사방에 전화를 해야 하고 가급적으로 자신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점심을 같이 먹어야 하고 등등… 즉, 한마디로 leadership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는 돈을 내고 다니는 곳입니다. 학생들이 지불한 돈으로 이미 수익을 확보한 이 세계는 외부와 차단이 가능해 정확한 규율의 적용이 가능합니다. 학생은 돈을 지불 하고 그 대가로 성적을 받습니다. A, B, C, D, F를 받건 성적의 가격은 다 같고 유일한 차이는 성적을 주는 사람이 임의로 만든 규칙대로 게임을 따랐는가 이 하나 뿐입니다. 그 규율의 유용성, 실용성, 현실성 같은 것은 아무도 개의치 않습니다. 우등생은 이런 언제나 추종이 가능하도록 인위적으로 만든 게임의 규칙을 따르는데 능숙합니다. 이 게임의 규칙은 언제나 흑백논리로 명확하고 해결 방법이 있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다 F를 주면 수입이 끊어지기 때문에 누군가에는 A를 주는 규율을 만들어야 수입이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직장은 돈을 받고 다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받는 돈이란 회사의 자비심이 넘친 결과가 아니라 결국 다 자신이 벌어온 수익의 일부를 받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돈을 받는 것 같지만 실은 직장에게 일할 여건을 만들어준 대가로 자신의 생산성의 반 이상을 떼어주는 것입니다. 직장이란 파이를 구워낼 수 있는 시설이고 연봉이란 자신이 만드는 파이의 4분의 1쪽이라고 생각하면 적절하겠습니다. 연봉은 해마다 올라가야 한다는 법칙은 없습니다. 단지 일을 점점 더 효율적으로 하게 되면 해마다 파이를 크게 만들어 그 파이의 4분의 1도 커진다 뿐이죠. 나이가 더 든다고 연봉이 더 많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많은 경험으로 큰 파이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은 큰 파이의 4분의 1을 받기 때문에 연봉이 큰 것이죠.
학교에서 했던 식으로 게임의 규칙만 잘 지키면 직장에서 성공하리라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상사의 말을 순종하는 것이 전부라면 학교에서는 A를 받겠지만 직장에서는 순종한다는 것은 “훌륭한 말단 직원”의 자질을 보이는 것이고 따라서 당연히 “말단 직원”으로 남게 됩니다.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파이를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파이를 크게 만든다는 것은 때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고 때로는 다른 분야로 적을 옮겨야 하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방법을 주장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미국의 큰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어떤지, 그 속에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CEO 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는 왼쪽에 있는 “Jack: Straight from the Gut” 이라는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저자 Jack Welch는 신입사원 때부터 어떻게 하면 동료들 보다 뛰어나 보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실천을 하여 최고봉까지 올라간 경험을 이 책에 상세히 설명을 했습니다. 제가 일하던 Motorola도 이 책이 나오고 나서는 20, 70, 10를 적용하기 시작 했습니다. 최고 20%의 생산성의 직원을 파격적으로 우대하고, 중간 70%는 그저 그렇고, 바닥의 10% 생산성 직원을 해고하는 제도입니다. Motorola에서 이 제도가 시작될 때 말썽, 불만, 반대가 많았습니다. 80%의 직원이 불만일 것이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예: 아주 유능하고 조용했던 제 동료가 제일 아래 10%로 간주되어 해고되지는 않았지만 연봉이 동결되었습니다. 그 친구도 위의 “Career Warfare” 를 읽어야 할 친구입니다.)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되었고 앞으로 더 퍼져나갈 것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저같은 직원이 항상 top 20%로 평가를 받았으니 이 제도가 얼마나 공정치 않은지 극단적으로 보여 주지만 저는 심하게 항의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종신고용이란 없어지게 될 것이며, 안정된 직장 없이 하루살이 같은 경제시대를 살아갈 것인지, 그리고 각 개개인이 1인 회사가 되어 1인의 브랜드를 만들고 가치를 형성하고 성공할 수 있는가는 왼쪽에 있는 “Re-Imagine”이라는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아무리 큰 회사의 종업원으로 일하더라도 각 개개인이 브랜드를 만들고 유지해나가야 한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실행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책을 읽고서야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의 불문율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통찰력을 타고 나지 못한 학생들, 미국 주류사회의 처세술을 통달한 부모를 두지 못한 이민 2세들, 반드시 이 책과 위에 권한 책들을 읽어 결핍을 보충한다면 덜 불리한 커리어 전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Re-Imagine” 책에는 공업경제에 맞도록 만들어진 현대의 학교가 정보시대에 일할 사람들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 합니다.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해 A 를 받은 학생은 규칙이 불분명한 현실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다고 설명을 합니다. 제가 이 글에서 권한 책 세 권을 통독하면 학교에서 우등생이 되는 것과 미국 직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