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L 2012 참관 후기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ARML은 American Regions Math League의 약자로 미 지역대항 수학 경시대회이다.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응시하는 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로 2000여명의 고등학생이 4개의 캠퍼스에 모여 1박 1일간 경쟁을 한다. 이 대회에서 칭하는 “지역”이라는 의미는 유연성이 있어서 “지역”이 한 고등학교일 수도 있고 한 주(State)일 수도 있고 또는 지역과 고등학교가 겹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TJ 고등학교는 이번에 세 팀을 보냈고 같은 지역의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Fairfax Math Circle은 두 팀을 출전 시켰다. 그에 비해 Utah주는 주 전체에서는 두 팀을 보냈다.
AMC/AIME는 수험장에 가서 덩그러니 앉아 혼자 시험보고 나오면 그만인 “고독하면서도 싱거운” 응시경험이 되는데 비해 ARML은 수학여행가는 기분으로 수학팀이 1박2일로 원정을 갈 뿐이 아니라 시험 당일로 채점을 하여 포상까지 하기 때문에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스릴이 가미된다. Mathcounts와 비슷하다고 하겠는데 ARML은 주로 고등학생 대상이고 여러차례에 걸쳐 선발하지 않고 단번에 함께 모여 실력을 겨눈다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대학 식당에서 먹어보고 대학 기숙사에서 자 보는 경험도 하게 된다는 것도 특이한 경험이다.
게다가 ARML은 넷으로 나누어진 시험 중에 3시험이 team 시험이기 때문에 15명이 박자를 맞추어 긴밀한 팀웍을 해야 한다는 점도 다르다. 그래서 수학 자체에 심취하지 못하는 학생이더라도 ARML에 참가하기 시작하면 똑똑한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기 저기 수학 여행 다니는데 재미 붙혀 학구적인 세계로 저절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판 맹모는 맹자를 6학년 때 ARML 팀에 합류 시킬 지역/기회를 찾아 세번 이상 이사를 했을 것이다.
나는 2011년 6월에는 Penn State의 ARML을 참관 한데 이어 올해도 지난 6월 2일 Las Vegas에서 개최된 ARML을 참관하고 왔다. 사연이 있어 나는 두번 다 주최자측의 초대로 가서 책임자를 소개 받고 운영, 채점하는 방법까지 배우고 온 것인데 이 거대한 행사를 동부 서부의 두 각도에서 보니 그 조직과 운영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모든 일이 자원봉사자의 수고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경이롭다.
ARML은 국제화가 되어 올해는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중국과 마카오의 팀이 Las Vegas로 와서 시차때문에 쏟아지는 졸음을 물리치며 수학 시험을 보았다. 그리고 학생이 직접 오지 않고 “Offsite” 방법으로 조국에서 참가를 할 수도 있는데 올해는 한국팀도 Offsite로 참가를 했다. 한국팀은 6명만으로 작은 팀을 만들었기 때문에 15명 정원이 모두 참가한 팀에 비해 총점이 40%밖에 나올 수 없는 “경험을 위한 참가”를 하여 분투를 한 것이니 눈에 보이는 성적만으로 속단하여 실망하지 마시기 바란다. (내가 한국 대표팀 코치이기 때문에 발이 져려와서 하는 설명임)
나는 작년에 Penn State에서 ARML을 참관하며 Lehigh Valley 팀이 1등을 하여 기뻐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Las Vegas에서 참관하며 San Francisco팀 코치가 기대에 부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직 채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San Francisco팀이 최고 점수를 가지고 있었다. San Francisco 팀 코치는 내게 당시 2등의 Lehigh Valley팀을 점수를 가르치며 “이들이 Power Round에서 44점 이상을 받아야 우리를 누르는데 설마 그렇게 고득점을 하겠냐?”고 예측하며 조심스럽에 기뻐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한데 결국 Lehigh Valley는 Power Round에서 46점을 받아 San Francisco 팀을 눌렀고, “나는 놈 위에 뛰는 놈”인 North Carolina 팀이 Lehigh Valley보다 총점을 10점이나 더 득점을 하여 우승하는 결과가 나와 San Francisco팀은 결국 3위로 밀리고 말았다. 이렇게 라이브로 엎치락 뒷치락 하는 수학 경시대회가 있는 것이다.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 학생들이나 Fairfax Math Circle에 속해 있는 학생들은 단체로 버스타고 가서 참가하는 경시대회가 많다. ARML뿐 아니라 Harvard MIT Math Tournament, Johns Hopkins Math Tournament, Princeton University Math Competition등 여러 대회에 버스를 타고 다니며 지역 대회에 원정 나가는 신나는 클럽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리고 동부의 Exeter, Andover등 내노라 하는 수학의 명문 고등학교도 이런 대회마다 출전하기 때문에 항상 정면 충돌하며 서로 실력을 겨루고 수준을 가늠하여 더 분발 할 수 있게 된다.
Thomas Jefferson 한 학교에서 출전한 45명 학생이 서부 7개 주에서 (Arizona, Idaho, Montana, Nevada, New Mexico, North Dakota, South Dakota, Wyoming) 출전한 학생을 다 합한 Wild Wild West Team의 15명보다 200%가 더 많으니 뭔가 대단한 학교이고 그런 학교에 다니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TJ에 입학만 해서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런 원정 다니는 수학 팀에 속해야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TJ를 목표로 하는 학생은 간신히 입학 하는 수준에 만족하지 말고 학교 대표 수학팀에 선발 될 것을 목표로 준비를 해야 더 보람있는 고등학교 생활을 영위하게 되고 원하는 대학, 원하는 커리어를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는 것을 알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수학 활동이 없는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다고 비관할 필요 없다. Harvard MIT Math Tournament나 Princeton University Math Competition 같은 대회는 학생이 개인적으로 리더쉽을 발휘하여 팀을 형성해서 출전할 수도 있다. 나는 시카고 지역에 거주하지만 지난 3년간 매년 Harvard MIT Math Tournament에 한국팀, 미국팀을 하나씩 형성하여 출전 시켜 왔다. 심지어 TJ학생 한명은 학교 팀에 선발이 되지 못했지만 내 팀에 합류하여 이 경시대회를 경험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니 내게 주어진 환경보다도 내가 만들어 내는 환경이, 즉, 내가 얼마나 나서서 기회를 만들고 활용하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이는 정보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http://SabioAcademy.com/newsletter 을 구독 하시면 무료로 이런 정보를 받으실 수 있다.
참고로 TJ는 이번 ARML에 A Division에 세 팀이 출전하여 전국 총 78팀 중 랭킹 40, 43, 76위를 차지 하였고 Fairfax Math Circle은 B Division에 두 팀이 출전하여 전국 총 62팀 중 랭킹 5위와 12위를 차지 하였다.
외국 팀 중에서는 중국이 1등을 하였다. 한국도 다음 해에 팀 정원 15명을 채우고 나보다 나은 코치에게 훈련을 받으면 훨씬 좋은 결과를 내리라 예상된다.
IRML 네이버까페로 내용을 복사했습니다. http://cafe.naver.com/irml/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