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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F에서 만난 Guest 연구원

ISEF에서 만난 Guest 연구원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지난 5월 ISEF (International Science and Engineering Fair)에서 심사를 하면서 처음 보는 사인을 보았다. 두 세 포스터가 작품 번호 밑에Guest라고 추가 사인이 붙어 있는 것이었다. 시간을 내어 Guest 연구학생에게 뜻을 물어 보았다. 독일에서 온 학생이 “미국과 법이 달라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낙심하는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이 학생은 인간의 지문에 대한 연구를 했다. 부모와 자녀의 지문의 유사 정도, 형제자매간의 유사 정도 등을 연구하여 자료를 측정하고 분석하고 결론을 내어 발표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대로 한 연구였는데 미국 법의 눈으로 보면 아주 중요한 첫 단계를 거치지 않아 이 연구를 무효로 만든 것이었다. 따라서 이 학생은 입상을 할 수 없는 자격 상실자가 되었고Guest라고 표현하여 “이 학생에게 아무 상도 주지 마시오” 라고 심사위원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독일서 국가대표로 뽑혀 미국까지 와서 이 푸대접을 받은 학생의 빠뜨린 첫 단계가 무엇인가? 그것은 임상실험허가를 받는 절차이다. 인간뿐 아니라 척추동물을 실험의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모두 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공식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이 절차 없이 시작한 연구는 무효로 간주된다. 그리고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사전에 실험 참가자로부터 동의서에 서명을 받아야 한다.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보호자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https://i2.wp.com/dl.dropbox.com/u/6378458/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임상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법적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만 지문을 보기 위해 이런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상 외이다. 이 독일 학생의 경험을 보면 독일에서는 미국처럼 기준이 까다롭지 않은 것 같은데 미국은 지문을 보기 위해서도 손금을 보기 위해서도 혈액형을 물어보기 위해서도 이 절차를 요구한다.

내가 가르치는 과학 연구 코스의 일부로 “손금과 수명의 관계”라는 연구가 있었다. 학생들이 미신과 과학을 직접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내가 고안한 연구 주제였다. 연구 방법은6~8학년 학생들이 급우의 손금의 수명선을 보고 연장자의 수명선을 보아 급우들의 (다양한 수명선이 섞여 있다는 것을 가정) 수명선 보다 연장자의 (100% 수명선이 길어야 하는 사람들) 수명선이 평균적으로 더 긴가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또 한가지 연구 주제는 역시 같은 맥락의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 분석”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두 연구는 시작도 못하고 말았다. 이유는 인간을 상대로 하는 연구였기 때문에 IRB(=학교 교장선생님, 간호사, 과학 선생님등 3명)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내 학생의 반 정도가 이 허락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 친구의 손금을 보는 것과 혈액형을 묻는 것이 금지되어 시작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내 학생이 미국 전체에 거주하기 때문에 미국 약 20주에서 동시에 일어난 현상인데 이유는 한결같이 “학생의 안전에 대한 우려”였다. IRB를 받아 제출하는 마감일의 수업은 학생마다 돌아가며 “나도 허락을 못 받았다.”라고 한탄을 하는 수업이 되었다.

설마 교장 선생님이 손금을 보는 것은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는 상식이 없어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가? 물론 아니다. “허락해봐야 득은 없고 문제 발생의 요지는 무한대”라는 정확한 계산하에 이루어진 결정이다. 즉, 이미 A 받고 있는 학생들 더 잘 해봐야 평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어디 과학경시대회 가서 수상해 봐야 학교에 도움되는 것은 없다. 오히려 이 연구 덕분에 학생이 고등학교가서 과학 수업을 받는 일이라도 벌어지면 학교측에서는 버스 운영비 지출만 더 들게 되고 낙제하고 있는 학생을 도울 자원만 축나게 된다.

나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임상실험”의 시도와 좌절은 결국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한가지를 제대로 가르치는 결과가 되었다. 즉, 임상실험을 하는 연구는 이런 복잡한 절차와 부담이 있다는 것이고 과학의 발전은 과학 외의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미 제도의 장벽을 경험한 내 학생은 앞으로 섣불리 실험부터 시작하다가 Guest가 되고마는 쓴 경험을 겪지 않을 것이다.

https://i1.wp.com/dl.dropbox.com/u/6378458/Column/Info/Korean/Copyright.gif

카테고리:IS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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