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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대의 학생과 인터넷 세대 부모 모임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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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하는 어른의 한탄은 수 천년 전 기록된 바빌로니아의 쐬기 문자에도 등장한다고 하니 이는 영원한 세대차이의 문제이지 “요즘”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한 나라에서 한 언어를 사용하며 대대로 살아 오는 가정, 즉 확고한 정체성에 튼튼한 뿌리로 무장한 가정에서도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세대 차이의 갈등이 있다. 이민가정에는 그 위에 언어 차이, 문화 차이까지 겹치게 된다. 그것만 해도 인간 사이에 견고한 벽을 형성 시키는데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 시대에서는 가치관 차이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쯤 되면 앞이 캄캄해질 만 한데 현실은 더 어렵다. 이번 세대의 학부모의 현실에는 더 거대한 존재가 있으니 이는 컴퓨터/인터넷이다.
이 컴퓨터/인터넷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육/양육의 문제는 동서고금 전례가 전혀 없다는 큰 제약이 있다. 수 천 년을 이어온 재래식 교육 방법도 아직까지 “이렇게 가르쳐야 한다” 라는 서로 상반되는 이론과 의견이 난무하지만 그래도 주장하는 양측 다 자신의 방법으로 성공/실패한 사례를 열거할 수 있고 우리는 자신의 경험과 관찰에 반영하여 나름대로 정리하고 나의 사정에 맞는 근거 있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하지만 초중고생의 교육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것은 인류역사 초유의 현상이라 성공 실패의 자료가 없고 따라서 근거에 의한 이론을 제시할 수가 없다. 교사, 학부모, 전문가, 일반인 모두 다 미루어 짐작하고 있을 뿐이고 지금 학생은 본의 아니게 거대한 교육 실험의 모르모트가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올 해부터 New Trier 고등학교는 교과서를 Tablet으로 대체했다. 학생들이 무거운 책 여러 권 들고 다니는 대신에 가벼운 tablet 하나로 대체하는 것이 그럴 듯 하지만 이는 “미국 학생의 성적이 저조한 원인은 책의 무게다”라는 연구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다. 책을 구입하는 비용을 절감했다고 하는데 우선 교과서의 비용이 tablet의 가격보다 교육의 질을 저하 시킬 정도로 부담스러웠는지 조사한 결과를 본 적이 없다. (교과서는 10년도 물려가며 사용하지만 tablet은 2년 후에 개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초중고생의 몇 프로가 tablet 을 사용하며 게임의 유혹을 이기고 학업에 집중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자료도 본 적이 없다. 내가 테크놀로지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있어서가 이렇게 의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교육 테크놀로지 개발과 응용에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내 눈에는 어설프게 비싼 장비만 도입하여 뭔가 “정보 시대의 교육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모습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학교의 컴퓨터/인터넷 정책은 우리가 임의로 바꿀 수 없으니 운명에 맡긴다고 하자. 하지만 우리에게 결정권이 있는 집에서는 아이들이 어떻게 언제 어떤 식으로 컴퓨터/인터넷을 사용하도록 길러야 맞는 것일까? 통계적으로 맞는 답이 밝혀지는 것은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야 나올 것이기 때문에 기다릴 여유가 없다. 오늘을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학부모님이 오늘 직감으로, 시행착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재 학생의 학부모님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인터넷/컴퓨터 사용에 선을 긋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인터넷을 통해 가르치는 학생을 webcam을 통해 보면 자신의 방에서 수업하는 학생도 있지만 부엌에서 수업 하는 학생도 있고 거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 이렇게 학부모님이 볼 수 있는 곳에서만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한데 그 외에 다른 방법도 있을까? 그리고 학생이 컴퓨터/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 현재 의견은 많지만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
정보의 중요성, 게임 중독의 심각함 등을 고려하면 이 현명한 인터넷 사용 제재가 학생의 성패를 가르는데 틀림없이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시카고 지역에는 “좋은 부모 모임”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 학부모님에게 가이드가 되고 있지만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인터넷 세대 부모 모임” 이다. 아직 아무도 이 주제를 가르칠 자격이 없으니 우선은 학부모님끼리 만나 서로의 지혜를 나누는 장을 만드는 것이 첫 단계라고 생각된다. 어차피 시행 착오로 진실에 접근해야 하니 여러 사람의 착오를 듣고 배워 내가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해도 모든 참가자에게 큰 이득이 되리라 생각된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우선 이 글의 아래 댓글로 제안을 해 주세요.)
부모가 어떻게 하면? 2: 특징이 없는 아이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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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올해는 전례없이 입학 경쟁이 치열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한국학생들은 특징이 없어서 불리하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대체 어떻게 아이를 기르면 특징이 없는 아이가 되는 것인가?
답:
특징이 없다는 것은 남과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다. 남과 같아지기 위해서는 남하는 대로 따라 하면 된다.
우선 학부모부터 특징이 없으면 그 자녀도 특징이 없기 쉽다. 학부모가 학생 앞에 보이는 모습, 즉 취미, 기호, 종교, 양육법 등이 학생의 친구 부모와 어떻게 다른가? 하다못해 가족 여행을 해도 남들이 갔다는 곳을 일부러 골라 가는가? 영화는 남들이 보았다는 영화를 골라서 보는가? 책도 다른 사람이 읽고 있다는 (=best seller) 점을 선택의 지침으로 삼는가? TV 드라마도 남들이 보는 것을 선택하는가? 유행하는 옷, 핸드백, 자동차를 선호하는가? 한가지라도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인생의 목적이 어느쪽에 더 가까운가?:
- 남처럼 되는 것
- 남달리 되는 것
태어나서부터 “남 따라하기에 힘을 쓰는” 부모의 모습을 보아온 자녀는 남따라 가는 자세를 배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학부모님 자신뿐 아니라 자녀를 위해서도 어렸을 때부터 특별 활동 등 모든 선택을 주위 사람 다들 하는 것을 선택하면 확실히 특징없는 학생으로 성장하게 된다. 즉 항상 “무난한” 선택을 하면 “무난한” 학생이 탄생한다.
그리고 일단 첫 단추를 끼우고 나면 아이가 자라나며 새로운 점을 깨닫게 되도 “오래 해 왔기 때문에” 바꾸지 못하고 계속하게 된다. 특징없는 아이는 7학년 쯤이면 완성되어 그 후로는 독특해질 위험이 없는 셈이다.
학생에게 “독특한 너만의 일을 하라”라고 조언을 해 주면, 학생은 가만히 듣고는 곰곰히 생각하다 “누구를 따라하면 독특해지죠?”라고 반문을 할 정도로 남을 따라 하지 않는다는 것에대한 개념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이 전 문장을 읽고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으면 (즉 농담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으면) 독자분도 “독특해진다”라는 개념을 모르는 분이기 쉽다.
독특해진다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은 일다. Fashion의 리더가 된다고 생각해보자. 남들이 입는 옷보다 더 비싼 것으로 골라 입어서는 리더가 되지 못한다. 아무도 입지 않는 옷을 입고 나서야 하는데 그럴 위인은 드물다. 자제분이 정말 독특한 활동을 하는 경우에 학부모님의 반응은 절대로 “대견”이 아니고 “불안”이다. “저렇게 과학 연구 하고 있어도 되나?”하고 불안해 하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려 “그거하지 말고 오케스트라 해!”라고 평범하게 만드는 결단을 내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서로 동화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한가지 브랜드가 유행하면 다들 입어야 하고 못 입으면 친구 사이에서 따돌림까지 당한다고 한다. 그런 경향이 학부모님들의 자녀 양육에까지 영향을 얼마나 끼칠지 궁금하다.
하지만 “오지에 가서 봉사활동하면 된다” 라고 말이 돌면 우르르 몰려가니 대학 입학 사정관의 눈에는 이런 유행의 추종이 보일 것이고 “독창적인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에서는 이런 몰려 다니는 레밍을 자동으로 피할 것이라 짐작한다.
한국계 학생 대학 지원서는 다 우수하지만 다 똑같은 붕어빵을 찍어낸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더 잘 찍어난 붕어빵이 되기 위해 몸부림 칠 것이 아니라 남들은 한군데 몰려 지지고 볶으라고 하고 나 혼자만 용이 되는 것이 더 편하고 더 효과가 크다.
하지만 용이 되는데 한가지 장애물이 있으니 이것은 “남과 다르면 불안한” 한국 학부모님의 심리다. 불안을 극복하고 “오래동안 해 온” 붕어빵 활동을 중단할 용기가 있는가? 대부분 없다. 그냥 붕어빵을 더 잘 찍어내서 승부를 보려 한다.
어쩌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무의식중에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살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 하는 것” 보다 “남처럼 살다 남처럼 불합격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인생이라고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생각하면 많은 학부모님의 선택이 이해가 가고 결과도 안타까울 것이 없다.
부모가 어떻게 하면? 1: 뒷자리에 앉는 학생
Written on April 2, 2012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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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수업 시간에 제일 뒷자리에 앉는 학생은 앞자리에 앉는 학생보다 성적이 더 낮다고 들었습니다.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기르면 수업시간에 뒷자리를 먼저 찾는 학생이 되는 것일까요?
답:
저도 뒷자리에 앉는 학생은 성적이 낮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낮은 학생이 뒤에 앉는지 아니면 뒤에 앉는 학생의 성적이 낮은지를 구별하는 연구는 보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교실에 조용히 들어와 제일 뒤에 앉아있다 수업이 끝나고 또다시 조용히 나가는 학생은 절대로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교사/교수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특별한 기억이 없는 학생에 대해 무슨 말을 쓸 수 있겠습니까?
뒷자리에 앉는 버릇을 학생에게 가르치는 것은 쉽습니다. 어려서부터 자녀와 함께 참여하는 모든 세미나, 모임에 항상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 계시다 나오시는 자세를 솔선수범 하시면 아이들도 따라서 하게 되고 나중에 혼자 가더라도 배운 대로 뒤에 앉게 될 것입니다.
저도 세미나를 개최 할 때 뒷자리로 가시는 학부모님과 앞자리로 오시는 학부모님의 유형이 단번에 보입니다. 만약 제가 만나본 적 없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짐작해야 한다면 뒷줄에 가서 앉으시는 부모님의 자제분이 고전 할 것이라고 bet 하겠습니다.
참고로 본인은 항상 뒤로 가면서 학생에게 말로만 “너는 앞에 앉아라” 하시는 것은 말 따로 행동 따로 사는 자세(=위선)를 가르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