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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F에서 학생들이 노벨상 수상자에게 묻는 질문들
Written on May 16, 2009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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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F의 화요일의 행사 중 하나는 노벨상 수상자들로 구성된 panel에게 학생과 심사원들이 질문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올 해는 노벨상 수상자 일곱 명 Herschel Medal수상자 한 명 총 여덟 명이 여러 가지 질문에 답을 했습니다.

2009 ISEF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학생의 질문을 받고 있는 장면
Photo by James H. Choi
학생의 질문은 “어렸을 때 했던 활동이 과학자로 성공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느냐?”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하십니까?” 질문이 있었고 답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또 한 예는 “Eagle Scout를 한 것이 과학자로 성공하는데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였는데 세 명이 좋은 영향이었다고 답을 해서 그 쪽으로 의견이 기우는가 싶었는데 다음 답은 노벨상 수상자 답게 “그 질문의 저변에는 어떤 활동을 하면 과학자로 성공하는가를 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생각하는데 Eagle Scout한 사람 중에도 실패한 사람이 많고 Eagle Scout 하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이 많으니 인과 관계를 만들려는 것을 무리다”라고 침을 놓았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학부모님들이 늘 하시는 질문이 생각났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나요?” 하시며 마술의 열쇠를 찾으시는데 이 ISEF에 출전한 학생도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미 이 ISEF에 출전한 학생들은 대학입학 뿐 아니라 인생에서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인데도 노벨상 수상자의 “비법”을 밝히려 하고 있는 것이지요.
노벨 수상자에게 어떻게 하면 과학자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가를 알고 싶어 이런 저런 질문을 하고 있던 학생들은 바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이미 서 있으면서 더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감탄한 것은 학생들이 카메라가 집중 되고 spot light를 받으며 긴장이 될 상태인데도 “like”라는 소리 섞지 않고 당당하고 조리 있게 질문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들 이 수준으로 과학을 지도 받으면서 발표하는 것도 지도 받았을 것이고 “like” 소리를 하는 것이 얼마나 멍청해 보이는지도 지도 받았지 않았나 짐작해 봅니다. 제 학생들 “like”소리 하지 말고 의견을 피력하라고 하면 “영어 선생님도 like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데…”라고 말을 흐리는데 거기에 내포된 의미는 “네가 외국출생 수학 선생주제에 무슨 native speaker인 나의 영어 표현을 왈가왈가 하느냐” 입니다. “네 영어 선생님이 제대로 영어 표현을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런 선생님을 존중해 주면서 존중하는 선생님의 발 버릇만은 따르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제 학생들은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표현하는 법을 솔선수범 못하는 선생님들 속에서 줄기차게 당당하게 꾸준하게 like 소리를 섞어가며 멍청하게 발표를 하고 있어 속이 탑니다. 이렇게 버릇이 되어있으니 나중에 인터뷰 할 때도 과학경시대회 심사 때도 긴장을 할 수록 줄기차게 like 소리를 반복하여 점수를 깎여나갈 전망인데 이 이상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심사를 한 학생들은 제 학생들과 같은 나이인데도 like 남발 없이 조리있게 설명을 하여 더욱 돋보였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학생들 뿐 아니라 심사위원들도 노벨 수상자들에게 질문을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다 뻔한 질문에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위한 배려는 많은데 잘 하는 학생은 왜 방치하는가?) 뻔한 답들 (학교에 자원 봉사하여 학교의 운영에 더 참가하라)로 일괄되어 전해 드릴만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KSEA NMSC 누가 응시 해야 하나?
KSEA NMSC 과기협 수학 경시대회 누가 응시 해야 하나?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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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글을 참고하세요: 자제분이 경시대회 등수에 들지 못했을 경우
해마다 4월중순 토요일에 미 전국적으로 미주과학기술자협회 (KSEA=Korean Scientists and Engineers Association) 의 전국수학과학경시대회 (NMSC=National Math & Science Competition)가 개최된다.
내가 해마다 받는 질문은 “이 수학경시대회에도 참가해야 합니까?” 이다. 답은 “it depends” 이고 다음에 열거하는 조건에 depend 한다.
누구나 다 참가해야 하는 이유
아래 열거하는 여러가지 조건과 관계없이 모든 한국계 학생이 이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는 KSEA 임원들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서이다. 한인 교포사회에서 “학생의 교육”을 위한 행사는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나같은 상업적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 직접/간접 광고를 하는 행사뿐이다. 모든 나누는 정보가 발표자의 사업에 유리하게 선택되어 균형이 잡힌 현실을 알기가 어렵다. 한데 학부모님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서 무엇이가 팔 것이 없는 사람은 그런데 나가 시간을 보내려 하지 않는다. 간혹 청렴한 교수를 강사로 초빙하여 세미나를 하면 저 먼~ 별 따오는 이야기, 높은 구름잡는 이야기만 하시고 끝난다. 다 맞는 말씀인데 실천으로 옮길 점도 우리아이에게 해당 되는 점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이러저래 한인 사회의 교육 행사라는 것이 다 수상하고 찜찜한데 이 KSEA NMSC만은 내가 아는 유일한 순수하고도 당장 도움이 되는 유용한 한인사회의 교육행사이다.
생각해 보시라. 미국에 거주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석학들이 해마다 자원봉사를 통해 2세 교육에 공헌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 하신다. 게다가 교수/연구생활 하시는 선비분들에게 고역일 것이 틀림없는 후원 요청 전화까지 매년 사방에 하셔서 수상자의 상금까지 준비해 주신다. 이렇게 한국인 2세를 위해서 희생적으로 개최하는 KSEA NMCS에 우리가 감사/보답하는 방법은 많은 학생이 참가하여 해마다 대 성황을 이루는 것이다.
꼭 참가해야 할 학생
수학을 잘 한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4th ~ 5th 학년 학생. 미국의 수학 경시대회는 AMC 8 (8학년)부터 Mathcounts도 6학년 부터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6학년 이하의 저학년 학생에게는 KSEA NMSC와 Math Kangaroo외에는 수학 경시대회를 접할 기회가 없다. 따라서 수학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4학년~5학년 학생에게는 KSEA NMSC가 잠시 우물에서 나와 큰 바다를 구경하는 기회가 된다. 후한 점수, 미약한 경쟁등의 이유로 자신이 수학을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던 학생은 KSEA NMSC에 가서 현실을 점검받을 수 있다. KSEA NMSC는 지역단위로 경시대회가 진행이 되는데 지역에 따라 “인재”의 수가 고르지 않음으로 지역1등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전국 등수를 봐야 더 정확한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착각 속에 살다가 SAT 시험 보고 뒤늦게 현실을 알게되는 경우를 수 없이 보는데 이런 행사에 일찍 참가함으로 정말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이 될 수 있다.
수학실력으로 용돈을 벌려는 고등학생. AIME나 USAMO 수준의 실력이 있으면 KSEA NMSC에 가서 몇 백불 (지역에 따라 다름) 용돈을 벌어오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과학경시대회는 상금을 잘 주는데 수학경시대회는 대부분 상장밖에 주지 않고 왕중왕을 뽑는 수준이 되야 상금이 있다. KSEA NMSC는 내가 아는 유일하게 상금을 주는 일반 학생을 위한 수학경시대회이다. 각 지역에서 입상하면 상금도 받는다. 게다가 전국 1등까지 하면 또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 두뇌를 사용하여 돈을 벌어보는 것은 지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게 되어 수학 지식에 실질적인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내 학생 한명은 8학년 때 일리노이에서 1등, 그리고 전국에서도 1등을 하여 수백불 상금을 받아 신이나서 원하던 신발 사고, 나를 포함 주위 사람에게 한 턱도 내었는데 그 어머니가 조용히 전해 주시는 말씀 “여태까지 상금의 한 3배는 쓴 것 같아요…” 이 학생은 그 후 수학 경시대회만 있으면 상금이 있건 없건 들썩한다.
참가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해보아야 할 학생
수학을 어려워 하는 학생. 자라나는 학생은 누구도 공개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아한다. 학교 수학도 어려우면 경시대회 수학은 거의 불가능하다. 출제하는 사람이 첫 문제를 “0점 예방 문제”로 관대하게 출제해 주지 않으면 까딱 잘못하면 0점을 받게 된다. 그러지 않아도 학교에서 수학이 어려워 고전하는데 이런 공개적인 장소에서 하필이면 날고 뛴다는 학생들과 외나무에서 일부러 만날 필요는 없다. 수학 경시대회를 하면 수학을 잘 하게 되지만 이는 수학경시대회 수준의 문제를 공부해서 잘 하게 되는 것이지 출전해서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수학이 어려운 학생은 우선 학교 수학을 만회해야 하고 그 다음에 경시대회 수준을 준비해야 한다.
KSEA NMSC가 수학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
KSEA NMSC는 내가 아는 수학 경시대회 중 유일하게 기출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경시대회이다. 학생이 시험을 볼 때 수학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시험이 끝나고 나서 풀지 못한 문제를 다시 보면서 실력이 느는 것인데 이 시험은 그런 기회를 주지 않는다. 내가 해마다 제안하는 것인데 아직 실현이 되고 있지 않는다.
KSEA NMSC 진행 방법의 특징
HMMT와 ARML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학경시대회는 당일 채점, 수상을 하지 않아 수학경시대회에 참가가 시험하나 달랑 보고 돌아오는 것 뿐이다. KSEA NMSC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확인 요) 당일 채점을 하여 수상까지 한다. 학생들이 시험 끝나고 휴식을 하는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채점을 다 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노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KSEA 각 지부 멤버 노력의 결과로 이시험은 당일 수상식까지 진행하여 정말 무슨 행사에 참가한 기분이 든다. 한가지 내가 일리노이에서 관찰한 것은 많은 학생/학부모님들이 자신의 학년 발표가 있으면 바로 자리를 떠나신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음악 행사등에 아시안 학생은 자신의 차례가 끝나면 본인은 물로 관객석에 있는 가족까지 썰물 빠지듯 새어나가는데 손들고 아시안 학생의 순서를 뒤로 배치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100% 한국인이 참가하는 이 대회의 시상식을 보면서 100% 시시각각 줄어가는 학부모/학생의 수를 보면 그런 소문이 상당히 근거가 있을 것 같은 인상을 강렬히 받게 된다.
이 글을 읽으신 분은 행사 끝까지 남으셔서 진심으로 박수를 쳐 주시는 모습보이셔서 자제분도 보고 배우게 되기 부탁 드린다.
자제분이 경시대회 등수에 들지 못했을 경우
Written on April 12, 2009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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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EA의 수학 경시대회는 당일 그자리에서 채점하여 포상하기 때문에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구별이 됩니다. 상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여러가지인데 저학년의 경우에는 울기 시작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학부모님의 반응도 여러가지인데 등수에 오르지 못했다고 자제분에게 화를 내시는 학부모님도 계십니다.
인간은 감정적이고 감정은 표현을 하게 되니 제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하실 수 있지만 입상을 못하는 학생은 학부모님의 반응에 따라 학생이 다른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학부모님이 아시고 감정을 관리 하셔야 합니다. 이런 경시대회 준비를 해서 참가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수학 공부 방법입니다. 입상을 하건 못하건 지속해서 노력을 하고 수준이 올라가도록 권해 주어야 비록 끝까지 경시대회에서는 입상하지 못하고 말더라도 최소한 만만한 시험들 (ACT, SAT) 에서는 고득점을 하게 되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오래 고심하는 자세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학생들로 하여금 출전자체를 포기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부모님이 이런 친선 수학경시대회의 저조한 성적을 가지고 화를 내시면 학생들은 이 대회 자체를 회피하라는 소리가 됩니다. 왜냐하면 이런 경시대회는 학교 공부와 달라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일부러 사서 부모님께 야단 맞을 함정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죠. 부모님께 야단 맞으면서 수학경시대회에 계속해서 참가하겠다고 나서는 학생이 이상한 학생입니다.
입상을 못하면 학생 본인이 벌써 마음이 우울한 상태입니다. 잘 하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시기심이 나기도 하고. 그런 착잡한 감정상태의 학생을 위로해 주시고 격려를 해 주세요. 이것은 연습이었고 앞으로 더 연습해서 더 잘하면 된다고. 수학경시대회 성적은 아무데도 올라가지 않으니 전혀 장래에 지장이 없지만 앞으로 오는 시험들은 대학에 보내야 하는 시험이니까 잘 준비를 해서 이런 결과를 내면 안된다고 이야기 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수학경시대회라는 것은 잘 하는 학생들 모인 곳이니 학교와는 다른 것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자제분이 목표로 하는 것은 이 잘하는 학생들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꼭 입상하자”고 암울한 기분을 의지의 불길로 승화시켜 주셔야 합니다.
입상을 하는 학생들, 특히 1등 하는 학생의 학부모님은 자제분들이 자만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단김에 AMC, AIME, HMMT 바람도 불어 넣으실 수 있습니다.
입상자가 발표되는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은 현명한 학부님이 학생들에게 의지와 각오를 발동시킬 수 있는 기회의 창문입니다. 학부모님은 본인의 감정을 잠시 접어 두시고 이 기회의 창문이 닫히기 전에 자제분을 잘 지도하시고 집에 돌아가시는 길에도 장래의 계획을 이야기 하세요.
온라인 수업과 교실 수업의 비교
e-Learning, Live Online Learning, Live Classroom Learning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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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오랜만에 교실 강의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 교실에서 가르친 것이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으나 적어도 5년만에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꼭 내 수업을 듣겠다고 아카데미까지 온 학생도 다른 교실에 앉히고 나는 내 사무실에 앉아 수업을 했다.
그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효율이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 학생이 문제 푸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 이해하고 있는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나는 가정교사를 오래 해서 학생이 문제를 푸는 방법을 평가하는 외에 학생의 연필이 어느부분에서 얼마나 오래 멈추는가로도 학생이 무엇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라인으로 가르치면 8명을 가르쳐도 학생의 수학 사고방식을 들여다 볼 수가 있어 제대로 가르칠 수가 있다. 그리고 학생도 학부모님도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건절적인 일에 시간을 사용하실 수 있다. 학원다니는 학생, 길에서 보내는 시간을 문제 풀이에 사용한다면 훨씬 더 잘 배우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내 학생의 대부분이 타주, 타국에 거주하는 것이다. 방학 같은 때 온다고 해도 역시 학생은 다른 방에 따로 앉아서 내 수업에 온라인으로 들어오게 되니 결국 오나마나다.
이번 여름에 교실강의를 하게 되면서 우려되는 것은 바로 내가 온라인으로 가르치며 누리던 각 학생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능력이다. 학생의 얼굴을 보며 가르치게 되면 항상 속게 된다. 어떤 학생은 하나도 이해 못하면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심히 고개를 끄떡거린다. 나는 그 반응을 잘 못 읽어 신나게 강의를 해 나간다. 나중에 시험을 보고 나면 속았다는 것을 깨닫는데 “어른 앞에 진지한 자세를 해야 한다”라는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나 그대로 실천한 학생을 탓할 수 없고 속은 내가 반성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시종일관 “뚱~”한 얼굴을 유지한다. 내가 온갖 감정의 굴곡을 사용하며 열강을 해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어떤 시인은 “내가 바람이 되어”라고 읊었는데 내 온몸이 바람, 그중에도 마이동풍 그 차체가 되는 순간이다. 그 학생은 그렇게 내가 벽을 타고 올라가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로 (영어표현) 속을 터지게 하고서는 시험은 잘 본다. 다 이해했던 것이다. 아니면 반 배정이 잘 못 되어 다 아는 소리를 들어며 하품을 참느라 표정관리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온라인으로 가르치면 이런 학생들의 다양한 표정/자세에 속아넘어가지 않고 학생의 수학적 문제 풀이 능력만 보고 진도를 나가게 되어 아주 정확하다. 이런에 교실에서 가르치게 되면 매일 시험을 봐서 항상 모든 학생을 지속해서 진맥하고 있으려 한다.
교실앞에 서서 가르치면 한가지 장점은 있다. 이는 내가 표정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놀라는 표정, 실망한 표정등등 각종 표정만으로도 많은 의사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중고등 학생은 이런 연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얼떨떨결에 수학 물리 강의의 내용에도 마음의 문을 연다. 잘 가르친다는 것은 옳은 지식을 정확히 전달하는 수준에서 한술 더 떠서 학생의 마음의 틈이 열리도록 유도하고 열린 순간 지식을 쓱싹 집어넣는 것이다. 학생은 무엇인가 웃기는 것을 보고 웃었다고 생각하지만 일은 한가지 개념이 이해가 된 것이다.
온라인의 경우에는 표정으로 쉽게 할 일을 다 구두로 표현을 해야 했었다. 말투도 어린애 말 투, 어른 말 투 왔다갔다하며 1연 다역 연기를 해야 한다. 사실 온라인으로도 web cam을 사용하면 표정 연기도 되는데 한동안 내 사무실이 폭탄맞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보이고 싶지 않았고, 사비오 아카데미의 모든 강의는 다 녹화를 하여 학생/학부모님이 다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기 때문에 나의 자신없는 외모를 여러사람이 보면서 낮은 점수를 줄 것을 상상하면 찜찜~ 했다. 요즘은 사무실이 정리가 되었는데 이번 여름에 교실 강의를 하고 돌아오면 온라인도 web cam을 사용해볼까 한다.
그리고 교실 앞에서 가르치면 온 몸으로 가르칠 수 있다. 3차원 도형, 물리학적 개념은 이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놓아 내가 허공에 하는 손짓 보다 더 월등한 설명방법이 되는데 그래도 학생들 하나씩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You!, yes YOU! What do you think about THIS?” 하면 졸던 학생의 몸 속에 아드레날린의 홍수를 발생시켜 잠이 확 깨도록 하는 효과는 교실 수업에만 가능한 일이다. 그 외에도 이쪽 저쪽으로 (마이동)바람을 몰고 다니며 허공에 삿대질 하면서 강조를 하는 것도 교실 앞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적절할 때 적절히 사용하면 인상에 남는 강의가 된다.
이렇게 양쪽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는 나 자신은 어떤 식으로 배우는 것을 선호할까? 나는 온라인을 선호한다. 우선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칠 사람이 내 주위에 있지 않고 운전하고 다니는 것을 즐길 나이는 지났고 요즘 가솔린이 4불이 넘고 등등. 만나서 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서예, 운동, 악기)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내게는 더 편하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내용이면 녹화를 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이 더 온라인이어야 한다. 교실에서도 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하면 녹화가 되지만 온라인 수업은 버튼 하나 클릭 하면 녹화가 된다. 그리고 재생도 테이프 들고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버튼 하나면 재생이 되니 그 효율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변덕으로 먼 곳 Virginia까지 가서 교실 강의를 하지만 시카고로 돌아오면 아마도 다시 온라인으로 가르칠 것이다.
AP Calculus BC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Written on May 2, 2006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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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AP Calculus BC 마지막 수업을 끝냈다. 내일 아침 8시에 시험들을 본다. 마지막 수업의 제목을 The Last Class 로 했더니 다들 한마디씩 한다. 뭔가 시원 섭섭하고 지난 5개월의 어렵던 일이 떠오르고 할 터인데 감상에 젖기에는 아직 시험이 남아있고 또한 얼굴도 모르는 급우들과 나눌만한 추억이라고는 수업자체 외에는 전무하기에 “This feels weird…” 외에는 다는 표현을 찾지 못한 채 마지막 수업이 시작 되었다.
작년 12월 10일에 시작한 이 수업은 강행군중 강행군으로 밀고 나가 크리스마스 이브고 New Year’s Eve 고 다 상관치 않고 수업을 밀고 나가 오늘까지 왔다. 강행군은 공부에서나 전쟁에서나 필요에 따라 행해지는 일이지만 이 “세계 정복” (World Domination) 이라고 명명한 이 코스는 여러 면에 전례가 없는 교육의 새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코스의 특징을 열거해 보면 이렇다.
1. 전례 없는 속도와 Big Dream
이 수업은 지난 12월 10일에 시작을 하여 방금 끝났다. 12월 1월 2월 3월 4월. 5개월의 시간 동안 공부를 한 것이다. 학생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어린 8학년 학생들은 Algebra 1을 마치자 마자 이 회오리 바람에 끌려들어 5개월 동안에 Algebra 2, 삼각함수, Precalculus, Calculus A. Calculus B, Calculus C 를 배운 것이다. 3년 과정을 5개월에 해 내었다. 10학년 학생들은 Precalculus, Calculus A. Calculus B, Calculus C 만 배우면 되었다고 하지만 이 역시 2년 과정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달 까지는 일주일에 한번 수업으로 이 많은 양을 배워낸 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속도가 가능하다는 것은 내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알고 있던 사실이다. 같은 과목을 배워도 이렇게 고등학생에게 가장 어려운 수학 시험을 지극히 짧은 기간에 준비하도록 하면 이 AP Calculus BC 시험이 Big Dream 이 된다. Big Dream 은 small dream 이 할 수 없는 심리작용을 일으켜 우리가 집착을 하도록 만든다. 내 학생들은 주위의 수학 선생님들에게 AP Calculus 시험 준비한다고 말해봐야 저학년에 주제 넘는 일이라 “You are insane!” 이라는 소리밖에 못 듣는데 그런 소리를 들어도 기운을 잃는 것이 아니라 “과연 이 꿈이 보통사람은 상상도 못하게 큰 것이구나!” 하고 우쭐해서 더 기운이 날 수 있는 것이 이것이 Big Dream 이기 때문이다. small dream은 조금만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무너진다.
Big Dream 이기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Christmas Eve, New Year’s Eve에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Big Dream 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가르쳐 달라고 요구를 해 수업 시간도 일주일에 두 번으로 늘리고 지난 1주간은 매일 수업을 한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배울 수 있었던 비결은 사실 학교의 늦은 진도이다. 2년 3 년에 배울 내용을 5개월에 배웠다 하니 대단하지만 실은 3년씩 걸려 배울 내용이 아니다. 학교의 과정은 반복 중복이 많고 늦은 학생에 맞추어 진도가 나가니 비 효율적인 부분이 많다. 똑똑한 학생은 수학 수업시간에 지루해 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내 수업은 중복도 시간 낭비도 없는 수업이고 잘 하는 학생에게 속도를 맞추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빠르게 되는 것이다.
2. 얼굴도 모르는 e-Learning 학생들
5개월 동안 매주 두 시간씩 서로 대화를 해서 서로 잘 알게 되었지만 서로 얼굴도 모른다. 내일 시험 보는 학생들 반은 만난 적도 없고 얼굴을 사진으로도 본 적이 없고 단지 그들의 목소리만 아주 잘 안다. 이 주위에 사는 학생들도 다 집에서 e-Learning 으로 배웠다. 한동안 e-Learning 으로 가르치고 나면 어쩌다 한번 교실에 모여서 수업을 하려고 해도 실현이 안된다. 학원에 오라고 하면 우선 “e-Learning 으로 할 수 없어요?” 가 첫 질문이고 자녀님들 라이드 안 해주는데 익숙해져버린 부모님들에게는 다시 라이드해주는 것이 마치 무슨 행사를 하는 것처럼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려 학생들이 다시 모이는 것이 요원한 일로 되어버린다. 지난 한국과학기술자협회 수학경시대회에서 처음으로 만난 급우도 여러 명 있다.
3. 트랙의 영향
AP Calculus BC 는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수학이다. 더 높은 수학을 하는 학생들은 거의 다 근처의 대학교로 가야한다. 대개 Calculus 다음에 Statistics 를 하지만 이는 Calculus 없이도 할 수 있는 과목이고 내용도 더 쉽다. 트랙의 종착역에 있는 Calculus의 실력 측정은 다행히도 학교가 아닌 제 3자 College Board 가 한다. 이 시험을 보는 데는 학교측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고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수강했어야 한다는 조건도 없다. 그래서 8학년도 보겠다고 하면 보도록 해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시험이 고등학생 Calculus 실력의 공식 측정이라는 것이다. 즉, 이 시험을 잘 보도록 가르치고 있는 학교에서 이 시험 성적이 높은 것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트랙을 하나 올라가려고 경직된 자세를 보이는 학교측과 이야기 하느라 서로 힘들 것 없이 그냥 조용히 이 시험을 보고 다음 해에 이 성적표를 보여주는 것이다. 고등학교 수학 교육에 있어서는 이 AP Calculus BC 성적이 암행어사의 마패다. 학교측과 한 없이 서로의 가치관, 교육관, 학교측의 지침 같은 이야기로 한 없이 반복하지 않아도 이 성적표만 보여주면 들어가고 싶다는 수업으로 조용히 올려준다.
4. 학생의 자신감
브라질에서 다닌 내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고2에 명문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입학 시험 하나로 당락을 결정하는 제도라 가능한데 그래도 극 소수의 뛰어난 3학년만 들어가는 명문대학에 2학년 때 입학하는 실력을 보이는 것을 대단한 일이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요구하기 때문에 2학년에 대입시험에 합격해 봐야 들어가지도 못하고 고3을 마쳐야 하지만 “실력 테스트라”는 명목 하에 이들은 2학년에 수석합격을 하여 신문에 나오는 실력과시를 했다.
나는 그런 학생들이 부러웠고 존경스러웠다. 나 자신도 해 보고 싶었지만 여러 여건이 되지 않아 시도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고등학교 들어가서 그런 2학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한번 해 볼까?” 하고 생각을 해 볼 때 내 몸에 흐르던 에너지가 아직도 기억난다. Big Dream 만이 가지고 있는 영혼을 흔드는 힘이고 그렇게 불 붙은 영혼은 불굴의 힘으로 목적을 향해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 Big Dream 을 꾸는 데서 오는 에너지를 학생들에게 주고 싶다.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져!” 하고 타이르는 어른들을 본다. 누가 싫어서 자신감 피하나? 인간의 마음 상태가 그렇게 명령으로 좌우될 일이면 아예 “야, 너 행복해져. 알겠지?” 라고 욱박 지르면 인생목적 달성 이룩해 주는 것이 아닌가? 자신감은 누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승리에서 오는 자연적인 정신 상태이다. 자신감을 주고 싶으면 이기게 해주어야 한다. 자잘한 경쟁이 아닌 이런 Big Dream 에서 이기게 해 주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실력을 인정해 주면 자신감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무엇보다도 Big Dream 을 이룩하는 스릴에 맛을 들여 더 도전적이고 건설적인 학생이 될 것이다.
5. 자신 특유의 개성 강조
명문대 들어가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특징을 보이라고 다들 한다. 명문대 노리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이 Calculus 를 8학년 9학년에 해 내면 같은 공부를 하고도 특출해진다. 학교에서 배운 것도 아니고 학원에서 한 것이라 대입 에세이 때 학원 이야기 스르륵 빠지고 “나 자신의 불타는 학구열에 못 견뎌 8학년 때 독학을 해서 AP 시험으로 실력점검을 했더니 5점이 나와서 나 자신도 놀랐다”는 식으로 말을 흘리면 눈에 뜨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6. 개선할 점
5개월 만에 3년 과정을 배운 것은 무리였다. 내 학생들 내일 몇 점 받을지 모르겠으나 시간이 3개월만 더 있었어도 모두 다 5점을 받도록 할 자신이 있다. 원래는 5개월에 해낼 계획이 아니라 1년 계획이었었으나 학생들이 11월 말에 모여지게 되어 5개월 만에 시험을 보던가 1년 5개월 만에 보던가 양자택일을 하게 되어 5개월로 선택을 한 것이었다. 2007년 시험 준비는 여름에 시작해 이런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처음에 시작했던 14 명중 6명이 그만 두고 8명이 내일 시험을 본다. 이 무리한 Big Dream 을 이룩하기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의욕, 능력 외에 시간이다. 시간은 누구나 다 24 시간 있는 것이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priority가 중요하다. 학생이 이 수업에 가장 높은 priority 를 주지 않거나 줄 수 없으면 도중에 그만두기가 쉽다. 적어도 하루에 30분을 할애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일과 겹칠 겅우에는 이 수업을 선택하는 자세야 한다. 이 수업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는 바쁜 학생은 그만둘 확률이 크다. 학부형의 강권에 밀려 시작을 해도 그만두기 쉽다. 처음에는 떠밀려 왔어도 눈에 불이 붙는다면 해 낼 수 있지만 끝까지 끌려 다니는 학생은 dream 이 없어 안 된다.
보면 11학년은 너무 바쁘다. 10학년도 바쁘고. 이런 Big Dream에 시간을 쏟으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 8학년이 가장 시간 여유가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의욕이 있는 학생은 이런 정신적 성숙도가 요구되지 않는 수학과 과학을 미리 다 끝내어 자신의 자아가 확실해진 10학년 11학년 때 시간 여유가 있게 문과 과목에 집중 배우고 과외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긴 안목의 시간 매니지먼트라 생각된다.
7. 장래 예측
순수 e-Learning 으로 미 전국에서 온 학생들을 초고속으로 AP Calculus BC 시험 준비를 시킨 것은 비교적 새로운 일이라 생각된다. 물론 시험을 보는 것이 중요한 아니라 시험 결과가 중요하다. 만약 이들이 정말 4점이나 5점을 받는다 가정을 하면 새로운 현실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전 세계 어디에서 거주하거나 어떤 학군에 속해 있거나 학교의 수준이 어떻거나 몇 학년이거나 시간과 의욕이 있으면 (그리고 Algebra 1 을 성공적으로 끝냈으면) 1년 만에 학교에서 가장 높은 수학을 끝냈다는 공식 성적표를 받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 급하면 Algebra 2 끝낸 수준의 학생이 5개월 만에 Calculus 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최소의 시간으로 AP 시험에 꼭 맞는 준비를 시키기 위해 자료를 정비하기 때문에 해가 거듭할 수록 더 효율적으로 학생들이 만점을 받도록 할 자신이 생긴다. 학교의 중복되는 내용을 제거하고 배우는 방법으로 수학을 훨씬 빨리 배워 상급생들을 추월해버리는 학생이 점점 더 많이 배출이 되면 학교의 수학 배우는 속도를 다시 점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올 해 8학년을 AP 시험 보도록 등록시키려니 학군에서 “Are you serious?” 라고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 작년에 3명, 올해 8명, 이렇게 교육제도 밖으로 따로 시험보는 학생이 만약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내가 매년 수 백 명을 배출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 어떤 반응이던 나는 떳떳한데 제발 한국이나 인도학생 외에 다른 인종 학생들도 많이 와서 쌍방간 인종문제 각도로 보이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고 학교측이 얼마나 많은 학생이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지를 깨달아 능력 있는 학생은 AP 성적표 들고 오기 전에 알아서 올려 주는 제도를 만들기를 바란다.
8학년에 정말 AP Calculus를 끝내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어떤 수학을 하게 될지 나도 모른다.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AP Statistics 뿐인데 그것 하고 나면 과연 근처의 대학교에 가도록 해 줄지. 아니면 special project 같은 식으로 시간을 내 줄지. 그리고 더 배울 것이 없는 학생에게 4년 동안 수학을 배워야 하는 졸업 조건을 똑 같이 적용할지도 아직 미지수이다.
몇 학생들은 학교에서 AP Physics 도 시간표에 맞추어 넣느라 애쓸 것 없이 그냥 내게 배워 시험을 본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방학 때 미리 공부 해 놓을 수 있고 학교 수업 시간표 짜기가 수월해진다는 이야기 하는 말투가 “학교가 협조 안 해도 내가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자세다. AP 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않아도 따로 공부해 똑같은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장되면 학생들이 더 자신의 학창생활을 콘트롤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8. 부작용
한 게임을 매스터 하게 되면 요령이 생긴다. 게임을 이겨도 더 효율적으로 이기게 된다. 내게는 학생들 AP 시험 준비 시키는 것이 게임이 되어간다. 학생들이 최소의 시간을 사용해 만점을 받게 하면 내가 이기는 게임이다. 첫 해는 가지가지 어려운 적분도 가르쳤으나 두 해째 가르치면서 벌써 나는 AP 시험에 나오고 안 나오는 부분을 구별해 나오는 부분부터 먼저 가르치고 안 나올 부분은 뒤로 미루었다. 2년 과정 5개월 사이에 가르치며 나중에 시간이 남을 리는 만무다. 즉 AP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은 중요한 줄 알면서도 못가르치고 말았다.
과연 animation과 Mathematica 를 동원해서 잘 가르친다고 해서 7학년 8학년이 Calculus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이번 시험에서 8학년이 4점이나 5점을 받으면 최소한 대부분의 12학년 보다는 더 잘 이해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나이가 어려서 개념을 이해 못할지는 모르지만 나이 든다고 이해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결론이다. 아직 data 가 몇 점 밖에 없어 전체의 윤곽이 보이지 않지만 해를 거듭하며 무엇이 가능하고 부작용은 무엇인지 점차 윤곽이 뚜렷해 지리라 예상된다.
한데 선생이 세상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채 시험에 나올 범위만 배워 최소의 시간에 최대의 점수를 받아 낸다고 하면 이것이 교육인가? 과연 교육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서로 길에서 마주쳐도 못 알아보면서 사제 사이라 할 수 있는가? 누가 요리했는지도 모르는 음식을 요리사의 프로 정신을 믿고 먹듯이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의 프로 정신을 믿고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적어도 교육이란 전인교육으로 선생님과 만나 인생에 대해 배우며 학문도 배워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만난 적 없는 작가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듯이 만난 적 없는 선생님의 강의도 우리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고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그리고 과연 직접 교실에서 얼굴 보며 가르친다고 전인교육이 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하고 성적이 안 나오는 교육도 교육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위에 언급했듯이 의욕 있는 학생들이 주어진 조건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껏 날개를 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사람으로 내 자신을 정의한다.
March 20, 2012 추신
위의 수업을 수강한 학생중 2명이 MIT에 합격 했습니다. 그 두 학생에 대한 신문기사입니다.
- 토마스 제퍼슨고 데이빗 김 군, 하버드 등 7개대 합격 (당시 9학년)
- “환경과학자가 꿈 입니다” (당시 8학년)
당시 10학년으로 가장 나이가 많았던 한명은 Wesleyan 에 합격하였고 당시 8학년 다른 학생은 UIC GPPA 프로그램에 합격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