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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Calculus BC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AP Calculus BC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Written on May 2, 2006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방금 AP Calculus BC 마지막 수업을 끝냈다. 내일 아침 8시에 시험들을 본다. 마지막 수업의 제목을 The Last Class 로 했더니 다들 한마디씩 한다. 뭔가 시원 섭섭하고 지난 5개월의 어렵던 일이 떠오르고 할 터인데 감상에 젖기에는 아직 시험이 남아있고 또한 얼굴도 모르는 급우들과 나눌만한 추억이라고는 수업자체 외에는 전무하기에 “This feels weird…” 외에는 다는 표현을 찾지 못한 채 마지막 수업이 시작 되었다.

작년 12월 10일에 시작한 이 수업은 강행군중 강행군으로 밀고 나가 크리스마스 이브고 New Year’s Eve 고 다 상관치 않고 수업을 밀고 나가 오늘까지 왔다. 강행군은 공부에서나 전쟁에서나 필요에 따라 행해지는 일이지만 이 “세계 정복” (World Domination) 이라고 명명한 이 코스는 여러 면에 전례가 없는 교육의 새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코스의 특징을 열거해 보면 이렇다.

1. 전례 없는 속도와 Big Dream

이 수업은 지난 12월 10일에 시작을 하여 방금 끝났다. 12월 1월 2월 3월 4월. 5개월의 시간 동안 공부를 한 것이다. 학생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어린 8학년 학생들은 Algebra 1을 마치자 마자 이 회오리 바람에 끌려들어 5개월 동안에 Algebra 2, 삼각함수, Precalculus, Calculus A. Calculus B, Calculus C 를 배운 것이다. 3년 과정을 5개월에 해 내었다. 10학년 학생들은 Precalculus, Calculus A. Calculus B, Calculus C 만 배우면 되었다고 하지만 이 역시 2년 과정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달 까지는 일주일에 한번 수업으로 이 많은 양을 배워낸 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속도가 가능하다는 것은 내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알고 있던 사실이다. 같은 과목을 배워도 이렇게 고등학생에게 가장 어려운 수학 시험을 지극히 짧은 기간에 준비하도록 하면 이 AP Calculus BC 시험이 Big Dream 이 된다. Big Dream 은 small dream 이 할 수 없는 심리작용을 일으켜 우리가 집착을 하도록 만든다. 내 학생들은 주위의 수학 선생님들에게 AP Calculus 시험 준비한다고 말해봐야 저학년에 주제 넘는 일이라 “You are insane!” 이라는 소리밖에 못 듣는데 그런 소리를 들어도 기운을 잃는 것이 아니라 “과연 이 꿈이 보통사람은 상상도 못하게 큰 것이구나!” 하고 우쭐해서 더 기운이 날 수 있는 것이 이것이 Big Dream 이기 때문이다. small dream은 조금만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무너진다.

Big Dream 이기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Christmas Eve, New Year’s Eve에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Big Dream 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가르쳐 달라고 요구를 해 수업 시간도 일주일에 두 번으로 늘리고 지난 1주간은 매일 수업을 한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배울 수 있었던 비결은 사실 학교의 늦은 진도이다. 2년 3 년에 배울 내용을 5개월에 배웠다 하니 대단하지만 실은 3년씩 걸려 배울 내용이 아니다. 학교의 과정은 반복 중복이 많고 늦은 학생에 맞추어 진도가 나가니 비 효율적인 부분이 많다. 똑똑한 학생은 수학 수업시간에 지루해 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내 수업은 중복도 시간 낭비도 없는 수업이고 잘 하는 학생에게 속도를 맞추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빠르게 되는 것이다.

2. 얼굴도 모르는 e-Learning 학생들

5개월 동안 매주 두 시간씩 서로 대화를 해서 서로 잘 알게 되었지만 서로 얼굴도 모른다. 내일 시험 보는 학생들 반은 만난 적도 없고 얼굴을 사진으로도 본 적이 없고 단지 그들의 목소리만 아주 잘 안다. 이 주위에 사는 학생들도 다 집에서 e-Learning 으로 배웠다. 한동안 e-Learning 으로 가르치고 나면 어쩌다 한번 교실에 모여서 수업을 하려고 해도 실현이 안된다. 학원에 오라고 하면 우선 “e-Learning 으로 할 수 없어요?” 가 첫 질문이고 자녀님들 라이드 안 해주는데 익숙해져버린 부모님들에게는 다시 라이드해주는 것이 마치 무슨 행사를 하는 것처럼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려 학생들이 다시 모이는 것이 요원한 일로 되어버린다. 지난 한국과학기술자협회 수학경시대회에서 처음으로 만난 급우도 여러 명 있다.

3. 트랙의 영향

AP Calculus BC 는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최고수준의 수학이다. 더 높은 수학을 하는 학생들은 거의 다 근처의 대학교로 가야한다. 대개 Calculus 다음에 Statistics 를 하지만 이는 Calculus 없이도 할 수 있는 과목이고 내용도 더 쉽다. 트랙의 종착역에 있는 Calculus의 실력 측정은 다행히도 학교가 아닌 제 3자 College Board 가 한다. 이 시험을 보는 데는 학교측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고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수강했어야 한다는 조건도 없다. 그래서 8학년도 보겠다고 하면 보도록 해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시험이 고등학생 Calculus 실력의 공식 측정이라는 것이다. 즉, 이 시험을 잘 보도록 가르치고 있는 학교에서 이 시험 성적이 높은 것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트랙을 하나 올라가려고 경직된 자세를 보이는 학교측과 이야기 하느라 서로 힘들 것 없이 그냥 조용히 이 시험을 보고 다음 해에 이 성적표를 보여주는 것이다. 고등학교 수학 교육에 있어서는 이 AP Calculus BC 성적이 암행어사의 마패다. 학교측과 한 없이 서로의 가치관, 교육관, 학교측의 지침 같은 이야기로 한 없이 반복하지 않아도 이 성적표만 보여주면 들어가고 싶다는 수업으로 조용히 올려준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4. 학생의 자신감

브라질에서 다닌 내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고2에 명문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입학 시험 하나로 당락을 결정하는 제도라 가능한데 그래도 극 소수의 뛰어난 3학년만 들어가는 명문대학에 2학년 때 입학하는 실력을 보이는 것을 대단한 일이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요구하기 때문에 2학년에 대입시험에 합격해 봐야 들어가지도 못하고 고3을 마쳐야 하지만 “실력 테스트라”는 명목 하에 이들은 2학년에 수석합격을 하여 신문에 나오는 실력과시를 했다.

나는 그런 학생들이 부러웠고 존경스러웠다. 나 자신도 해 보고 싶었지만 여러 여건이 되지 않아 시도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고등학교 들어가서 그런 2학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한번 해 볼까?” 하고 생각을 해 볼 때 내 몸에 흐르던 에너지가 아직도 기억난다. Big Dream 만이 가지고 있는 영혼을 흔드는 힘이고 그렇게 불 붙은 영혼은 불굴의 힘으로 목적을 향해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 Big Dream 을 꾸는 데서 오는 에너지를 학생들에게 주고 싶다.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져!” 하고 타이르는 어른들을 본다. 누가 싫어서 자신감 피하나? 인간의 마음 상태가 그렇게 명령으로 좌우될 일이면 아예 “야, 너 행복해져. 알겠지?” 라고 욱박 지르면 인생목적 달성 이룩해 주는 것이 아닌가? 자신감은 누가 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승리에서 오는 자연적인 정신 상태이다. 자신감을 주고 싶으면 이기게 해주어야 한다. 자잘한 경쟁이 아닌 이런 Big Dream 에서 이기게 해 주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실력을 인정해 주면 자신감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무엇보다도 Big Dream 을 이룩하는 스릴에 맛을 들여 더 도전적이고 건설적인 학생이 될 것이다.

5. 자신 특유의 개성 강조

명문대 들어가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특징을 보이라고 다들 한다. 명문대 노리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이 Calculus 를 8학년 9학년에 해 내면 같은 공부를 하고도 특출해진다. 학교에서 배운 것도 아니고 학원에서 한 것이라 대입 에세이 때 학원 이야기 스르륵 빠지고 “나 자신의 불타는 학구열에 못 견뎌 8학년 때 독학을 해서 AP 시험으로 실력점검을 했더니 5점이 나와서 나 자신도 놀랐다”는 식으로 말을 흘리면 눈에 뜨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6. 개선할 점

5개월 만에 3년 과정을 배운 것은 무리였다. 내 학생들 내일 몇 점 받을지 모르겠으나 시간이 3개월만 더 있었어도 모두 다 5점을 받도록 할 자신이 있다. 원래는 5개월에 해낼 계획이 아니라 1년 계획이었었으나 학생들이 11월 말에 모여지게 되어 5개월 만에 시험을 보던가 1년 5개월 만에 보던가 양자택일을 하게 되어 5개월로 선택을 한 것이었다. 2007년 시험 준비는 여름에 시작해 이런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처음에 시작했던 14 명중 6명이 그만 두고 8명이 내일 시험을 본다. 이 무리한 Big Dream 을 이룩하기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의욕, 능력 외에 시간이다. 시간은 누구나 다 24 시간 있는 것이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priority가 중요하다. 학생이 이 수업에 가장 높은 priority 를 주지 않거나 줄 수 없으면 도중에 그만두기가 쉽다. 적어도 하루에 30분을 할애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일과 겹칠 겅우에는 이 수업을 선택하는 자세야 한다. 이 수업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는 바쁜 학생은 그만둘 확률이 크다. 학부형의 강권에 밀려 시작을 해도 그만두기 쉽다. 처음에는 떠밀려 왔어도 눈에 불이 붙는다면 해 낼 수 있지만 끝까지 끌려 다니는 학생은 dream 이 없어 안 된다.

보면 11학년은 너무 바쁘다. 10학년도 바쁘고. 이런 Big Dream에 시간을 쏟으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 8학년이 가장 시간 여유가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의욕이 있는 학생은 이런 정신적 성숙도가 요구되지 않는 수학과 과학을 미리 다 끝내어 자신의 자아가 확실해진 10학년 11학년 때 시간 여유가 있게 문과 과목에 집중 배우고 과외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긴 안목의 시간 매니지먼트라 생각된다.

7. 장래 예측

순수 e-Learning 으로 미 전국에서 온 학생들을 초고속으로 AP Calculus BC 시험 준비를 시킨 것은 비교적 새로운 일이라 생각된다. 물론 시험을 보는 것이 중요한 아니라 시험 결과가 중요하다. 만약 이들이 정말 4점이나 5점을 받는다 가정을 하면 새로운 현실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전 세계 어디에서 거주하거나 어떤 학군에 속해 있거나 학교의 수준이 어떻거나 몇 학년이거나 시간과 의욕이 있으면 (그리고 Algebra 1 을 성공적으로 끝냈으면) 1년 만에 학교에서 가장 높은 수학을 끝냈다는 공식 성적표를 받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 급하면 Algebra 2 끝낸 수준의 학생이 5개월 만에 Calculus 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최소의 시간으로 AP 시험에 꼭 맞는 준비를 시키기 위해 자료를 정비하기 때문에 해가 거듭할 수록 더 효율적으로 학생들이 만점을 받도록 할 자신이 생긴다. 학교의 중복되는 내용을 제거하고 배우는 방법으로 수학을 훨씬 빨리 배워 상급생들을 추월해버리는 학생이 점점 더 많이 배출이 되면 학교의 수학 배우는 속도를 다시 점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올 해 8학년을 AP 시험 보도록 등록시키려니 학군에서 “Are you serious?” 라고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 작년에 3명, 올해 8명, 이렇게 교육제도 밖으로 따로 시험보는 학생이 만약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내가 매년 수 백 명을 배출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 어떤 반응이던 나는 떳떳한데 제발 한국이나 인도학생 외에 다른 인종 학생들도 많이 와서 쌍방간 인종문제 각도로 보이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고 학교측이 얼마나 많은 학생이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지를 깨달아 능력 있는 학생은 AP 성적표 들고 오기 전에 알아서 올려 주는 제도를 만들기를 바란다.

8학년에 정말 AP Calculus를 끝내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어떤 수학을 하게 될지 나도 모른다.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AP Statistics 뿐인데 그것 하고 나면 과연 근처의 대학교에 가도록 해 줄지. 아니면 special project 같은 식으로 시간을 내 줄지. 그리고 더 배울 것이 없는 학생에게 4년 동안 수학을 배워야 하는 졸업 조건을 똑 같이 적용할지도 아직 미지수이다.

몇 학생들은 학교에서 AP Physics 도 시간표에 맞추어 넣느라 애쓸 것 없이 그냥 내게 배워 시험을 본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방학 때 미리 공부 해 놓을 수 있고 학교 수업 시간표 짜기가 수월해진다는 이야기 하는 말투가 “학교가 협조 안 해도 내가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자세다. AP 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않아도 따로 공부해 똑같은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장되면 학생들이 더 자신의 학창생활을 콘트롤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8. 부작용

한 게임을 매스터 하게 되면 요령이 생긴다. 게임을 이겨도 더 효율적으로 이기게 된다. 내게는 학생들 AP 시험 준비 시키는 것이 게임이 되어간다. 학생들이 최소의 시간을 사용해 만점을 받게 하면 내가 이기는 게임이다. 첫 해는 가지가지 어려운 적분도 가르쳤으나 두 해째 가르치면서 벌써 나는 AP 시험에 나오고 안 나오는 부분을 구별해 나오는 부분부터 먼저 가르치고 안 나올 부분은 뒤로 미루었다. 2년 과정 5개월 사이에 가르치며 나중에 시간이 남을 리는 만무다. 즉 AP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은 중요한 줄 알면서도 못가르치고 말았다.

과연 animation과 Mathematica 를 동원해서 잘 가르친다고 해서 7학년 8학년이 Calculus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이번 시험에서 8학년이 4점이나 5점을 받으면 최소한 대부분의 12학년 보다는 더 잘 이해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나이가 어려서 개념을 이해 못할지는 모르지만 나이 든다고 이해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결론이다. 아직 data 가 몇 점 밖에 없어 전체의 윤곽이 보이지 않지만 해를 거듭하며 무엇이 가능하고 부작용은 무엇인지 점차 윤곽이 뚜렷해 지리라 예상된다.

한데 선생이 세상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채 시험에 나올 범위만 배워 최소의 시간에 최대의 점수를 받아 낸다고 하면 이것이 교육인가? 과연 교육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서로 길에서 마주쳐도 못 알아보면서 사제 사이라 할 수 있는가? 누가 요리했는지도 모르는 음식을 요리사의 프로 정신을 믿고 먹듯이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의 프로 정신을 믿고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적어도 교육이란 전인교육으로 선생님과 만나 인생에 대해 배우며 학문도 배워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만난 적 없는 작가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듯이 만난 적 없는 선생님의 강의도 우리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고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그리고 과연 직접 교실에서 얼굴 보며 가르친다고 전인교육이 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하고 성적이 안 나오는 교육도 교육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위에 언급했듯이 의욕 있는 학생들이 주어진 조건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껏 날개를 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사람으로 내 자신을 정의한다.

March 20, 2012 추신

위의 수업을 수강한 학생중 2명이 MIT에 합격 했습니다.  그 두 학생에 대한 신문기사입니다.

당시 10학년으로 가장 나이가 많았던 한명은 Wesleyan 에 합격하였고 당시 8학년 다른 학생은 UIC GPPA 프로그램에 합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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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AP Calculus, 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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