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과 학부모님의 역할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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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1960년대~1970년대에 태어난 학부모님은 인류 역사상 유일한 시기를 체험하셨다. 아나로그 시대가 디지털 시대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신 것이다. 이 변화는 GPS 덕분에 낯선 길 찾아가기가 수월해진 외에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시계를 보자. 우리가 어렸을 때는 시계의 원리를 이해까지는 못하더라도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시계를 뜯어 들여다 보면 톱니가 돌아가는 것이 보이고 태엽은 둥그렇게 감겨있는 용수철이라는 것을 보고 조작해 볼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친구들끼리 시계를 뜯었다가 다시 조립했다는 무용담이 유행이었다. 내 친구들이 “다 조립 했는데 마지막에 분침과 시침을 바꾸어 다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났다”고 하는 반복되는 “뻥”을 나는 순진하게 믿고 부러워 하다 어느날 직접 시계를 분해해 보았더니 시침과 분침은 서로 구조가 달라 바꾸어 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필요없는 열등감속에 살은 분함”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낀 기억이 있는데 최소한 초등학생 사이에 시계의 원리를 다 이해 한다는 허풍이 가능하고 그 말을 믿는 것이 가능했다. 현대의 시계를 보자. 아주 고가의 시계를 제외하고는 열어봐야 아무것도 움직이는 부품은 없고 IC chips, 그리고 주위의 보조 회로 뿐이다. 이 시계를 디자인 한 사람조차 지금 어디서 어느 전자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시계는 수리한다는 개념도 없다. “교체” 외에는 수리할 방법도 없고, 전문가가 5분 들여다 보는 값이면 새 것을 사고도 남으니까.
다른 예로 자동차를 보자. 내가 대학생 시절에는 돈이 없어 oil 바꾸는 것은 물론, tuning 하는 것 등 웬만한 유지는 직접 다 했다. 심지어는 manual을 열심히 보면서 carburetor 를 떼내어 청소하여 다시 붙이기도 했다. 이제는 불가능하다. Carburetor는 fuel injection으로 바뀌었고 전문지식과 도구가 없으면 손을 댈 수 없게 변했다. 이제는 자동차의 hood 를 열어 보아도 어디에 spark plug가 있는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게 변했다.
마지막 예로 라디오를 보자. 우리가 어렸을 때는 라디오 안을 들여다 보면 각 부품이 보였다. 전기회로의 원리를 이해 못하더라도 capacitor, resistor 등이 하나 하나 다 보였고 그들을 연결한 회로가 보였다. 이해를 하것 못하건 여기 저기에 voltmeter를 들이대어 전압을 측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 당시에는 바테리 없이도 작동하는 1석 라디오를 직접 조립하는 것도 유행이었고 나도 하나 만들어 보았다. 고장난 라디오를 수리한다는 것은 그 부품중에 하나를 교체하는 것으로 새 부품과 납땜이 있으면 초등학생도 직접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앰프를 직접 만드는 친구도 있었다. 요즘의 라디오에 해당되는 iPod나 Mp3 player는 열 수도 없도록 만들었을 뿐 아니라 열어봐야 아무 것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것이 우리의 자녀의 교육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설명서를 읽을 필요도 없이 박스에서 꺼내면 바로 작동하는” 이상적인 기구는 iPhone처럼 바테리 조차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내부 작동을 완전히 감춰버린 기구일수록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현대의 디지털 시대에 자라나는 학생은 역사에 없던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이 혜택을 제공하는 각종 기계의 원리는 전혀 모르는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오는 위험은 호기심을 가져 봐야 탐구할 것도 발견할 것도 극히 제한적이 되어 호기심 조차 가질 기회가 없어져 간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자라나는 학생은 “밤하늘에 쏟아질 듯이 가득찬 별”을 보며 “우주의 신비”에 빠지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애용하는 모든 기구의 작동 원리가 궁금해도 알 도리가 없고, 그 즐겨 사용하는 웹사이트나 게임도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알 수가 없다.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나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 하지만 그 정보가 어떤 식으로 저장, 전달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컴퓨터를 열어 보아도 알 도리도 없다. 즉 하루 하루 더 두껍게 마술상자에 둘러 싸이고 있으며 원리를 모르는데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에 자라나는 학생의 세계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 학생이 대학에 지원하면서 갑자기 “전공”을 정해야 하고 장래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데 부모가 아무리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무한대의 지평선을 제공해도 선택할 것이 없는 것은 이들이 좋아하는 “무지한 소비자”라는 전공을 아무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디지털 세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컴퓨터를 제대로 다룰줄도, 프로그램을 할 줄도 모르는채 단순한 게임/광고 소비자인 현대의 학생들에게 학부모님이 숨겨진 원리를 이해하고 탐구할 기회를 찾아 주어야 한다.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학부모님들은 본인이 어려서부터 보아 상식적으로 알던 사실도, 원리도 디지털 세대에게는 감춰져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주지 하시고 자제분이 “전혀 다르게” 자라나고 있는 이유의 하나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셔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님의 모든 힘을 동원하셔서 자제분이 “원리“에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지적 호기심이 없는 학생은 아무리 우등생이어도 시험 잘 보는 기계일 뿐이다. 과학분야 노벨 수상자란 어려서 문제집을 많이 푼 학생도, 전교 1등을 한 학생도 아니고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를 하며 원대한 꿈을 꾼 학생이었다.
잿빛 하늘의 구름을 걷어내어 은하수의 신비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호기심도 생기고 탐구의 의욕도 발동걸리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공부해라”라고 잔소리 할 필요도, “장래에 무엇을 할지 빨리 결정하라고” 독촉을 할 필요도 없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구름을 거두는 방법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겠다.
시리즈 다음편: 구름 거두기 1: 컴퓨터의 이해
좋은 글 감사합니다.
http://cafe.naver.com/togetherdebateclub/3106에 전재했습니다. 케빈리입니다. 좋은 글입니다.
http://cafe.naver.com/weandworld/19800
에 게시했습니다.
느끼게 해주시는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