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시절 > 제도를 “악용한” 외국인 학생들

제도를 “악용한” 외국인 학생들

제도를 “악용한” 외국인 학생들

Written on September 26, 2005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내가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에서 1학년을 다닐 때 credit by exam 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좀 도박성이 있지만 학생이 final exam 을 봐서 그 성적으로 크레딧을 받는 제도였다. 성적표에는 수업을 들은 학생과 시험만 본 학생과 차이가 나지 않았다.  유일한 차이는 수업을 들으면 수천불이었고 시험만 보면 100불이었다.

미국에 갓 와서 가난에 온갖 궁상을 떨고 있던 나는 학비절약의 정신으로 물론 이 시험을 쳤다. 내가 다닌 브라질의 고등학교는 브라질 주립 대학에 무더기로 진학 시키는 수학 물리를 유난히 많이 가르치는 사립학교였다.  나는 그냥 다들 공부하는 대로 따라 한 것 뿐인데 미국에 와 보니 내가 대학교 1학년 Calculus와 Physics 를 배운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AP Test 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 당시 그런 요령 알려줄 사람 하나도 없이 학교 카탈로그에 나온 말 그대로 믿으며 암흑속에서 준비를 했어야 했었다.

결국 1년 동안 시험을 세 개 쳤던 것 같다.  셋 다 A 를 받았다.  1년 후 동생이 같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같은 대학으로 왔을 때 물론 요령을 알려 주었고 동생도 아마 세 과목 정도에서 A 를 받아낸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다음해에 학교 캐탈록을 보는데 이 Credit by Exam이 없었다.  84년의 일이라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무슨 과목을 혼자 공부해서 싸게 점수 받으려고 벼르고 있었던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한 제도가 없어졌다는 것이 의아해서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대답은

“몇 외국인 학생이 제도를 악용(abuse)해서 제도를 폐지했다” 였다.
https://i2.wp.com/dl.dropbox.com/u/6378458/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그 “외국인 학생”이 나와 내 동생이다. (다른 학생이 더 있을 수도 있다) 그 당시에는 내 볼일은 다 끝났으니까 웃고 말았는데 지금 새로운 입장에서 보니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와 동생의 제도 사용만으로 폐지를 결정한 것이라면 과연 악용이었는가? 과연 내가 정말 과용을 해서 후배들이 받을 혜택을 이기적으로 차단한 것인가? 내가 잘 못한 일인가?

지금 내 학원에서 하는 Fast Brain Contest 에 (NextMath Quiz Contest) 정해 놓고 자꾸 이기는 학생들이 있다, 승리를 이들이 독차지 해 버려서 다른 학생들 재미도 없게 만드는데 나는 이들을 Hall of Fame 이라고 칭하여 상주고 영웅화 하면서 더 이상 출전을 금지시킨다. 하지만 특정 학생이 다 쓸어버린다 해서 대회 자체를 폐지하지는 않는다.

이 내가 다닌 대학교는 왜 제도의 이용을 abuse 라 부르며 제도 자체를 폐지하였는가 하고 다시 생각해본다. 저변에 깔린 진짜 질문은 내가 정말 abuse 했는가 하는 자문이다.

아마도 경제적인 이유로 폐지한 것 같다. 학생들마다 세 과목을 300불에 수강한다는 것은 이 사립 대학 측으로는 엄청난 타격이 되리라. 드문 드문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2년째 같은 현상이 반복되니 일종의 트렌드로 번지면 큰일이다 싶어서 제도 폐지로 예방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 학생들이 AP Calculus 시험으로 학교의 수업을 앞서버리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작년에는 세 명 올해는 여덟 명. 아직은 레이다 밑으로 비행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매년 50명 100 명 500명을 배출 한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싶다. AP Test 를 abuse 하는 악당 두목이 될 것인지? AP Test 를 가장 효율적으로 가르친 영웅이 될 것인지? 하지만 내가 대학 시절에 겪은 경우와는 달리 이 경우는 아무도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으니 비판을 받지 않을지.

한데 나는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개발 시키는 일을 하며 왜 이런 염려가 머리를 스칠까? 시험 잘 본 것을 “abuse”라고 불린 숨은 상처 때문인가? 뛰어난 고등학생 운동 선수를 보면 열심히 응원하면서 뛰어난 수학 학생을 보면 “균형이 맞는 생활을 해야 하네,” “한가지만 너무 잘 하면 안되네” 비정상 학생으로 취급하는 이 땅의 위선이 무서운 것인가?

나는 그냥 밀고 나가련다. 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최다로 받는 선수는 Champion이지 Abuser 가 아니라고 믿는다.

 

https://i1.wp.com/dl.dropbox.com/u/6378458/Column/Info/Korean/Copyright.gif


카테고리:대학시절
  1. Sean
    7월 11, 2012 7:37 오후

    안녕하세요, 최박사님의 학부형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쓰신 컬럼인데 이제야 읽게 되었군요. 재미와 흥미롭게 읽었고, 100% 공감을 합니다. 과용, 경제적이익, 숨은 상처, 영웅, 악당, 학교측의 독선, 운동선수는 영웅시하고, 수학잘하는 학생은 공부만 잘하는 학생으로 취급받는 현실도요.

    오늘 신문을 보니, 미국의 실험실, 병원은 이제 인도인이 없으면 문을 못 열 정도로, 미국 수학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자조를 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 것은 오히려 우리에게는 기회이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더 잘 할 수 있는 길로 인도를 하는 것이 최박사님같은 분의 사명이고, 능력이 되는데로 거름이 되는 것이 우리 부모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컬럼의 본질을 떠난, 사족으로 제 개인적인 편견에 미국인들은 자기 선(이익 등) 바깥에서는 선한 사마리안들같지만, 자기 선 안쪽으로 들어서면 고리대급업자 샤일록(베니스의 상인)으로 변신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No trackbacks yet.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