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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학생사이 연구 수준 차이의 원인

과학고 학생사이 연구 수준 차이의 원인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제가 가장 잘 아는 과학고 IMSA (Illinois Math and Science Academy) 에서는 수요일 수업이 없습니다. 모든 수업을 다른 날에 하고 수요일은 지역의 대학이나 기관의 연구실에 가서 연구를 하며 살아있는 교육을 받게 합니다. 다른 과학고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어 인텔 경시대회 입상자를 보면 단연 과학고 출신이 많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은 학생들이 Bergen County Academies 같은 과학고에 가서 이런 산 교육과 현장 경험을 얻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면 이 과학고에 들어가면 급우들과 함께 발전을 하여 과학경시대회에서 입상을 할 수준이 될까요? (참고: 경시수학에 강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진학생의 수학이 강해지나?)

인텔 입상자들의 자기 소개를 읽어 보면, 그리고 제가 ISEF 에서 심사 인터뷰를 하면서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한 학생들에게 물어 보면 그들이 가진 근본적인 공통점은 과학고 출신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가이드 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가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과학고에 간 것이고 그런 가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입상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준비 없이 그런 지원 없이 과학고에만 들어가면 겉 무늬만 갖추는 것이지 정작 중요한 내용은 빠져있어 과학고 다니고서도 과학 경시대회에 출전도 못하는 90%의 학생 중에 하나가 되고 맙니다.

일주일에 하루를 연구하면서 보내는데 어째서 근사한 논문이 나오지 않을까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봅시다. 바쁜 교수가 과학고의 부탁을 받거나 과학고와 협정을 체결한 대학측의 압력으로 고등학생 인턴을 받기로 합니다. 고등학생이 일주일에 한번 와서 하루종일 일하며 배우는 것이 원래의 의도라 좋게 해석하면 무료 노동력으로 볼 수 있는데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별로 시킬 일이 없습니다. 위험한 화학 약품이나 중장비가 있는 실험실에서는 오히려 학생이 다칠까봐 신경만 쓰입니다. 연구라는 것은 고도의 지식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곳입니다. 며칠 트레이닝 받아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잡다한 뒤치닥거리, 실험관 씻는일, 서류 들고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일 밖에 없습니다. 그 비싼 장비를 잘 못 건드려도 안되고 정확도가 불확실한 실험을 하여 두고 두고 그 자료가 의심스러워도 안됩니다.  (참고: 인턴쉽 1: 고등학생 인턴쉽이란 말도 안되는 일)

그것도 학생이 매일 오는 것이 아닙니다. IMSA 학생은 수요일만 옵니다. 하다 못해 여러명이 무거운 것 들어 올리려 하면 그 날은 목요일입니다. 수요일이 다가오면 학생이 해야 할 일을 찾아 내야 한다는 자체가 스트레스로 느껴집니다. (제가 별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인턴을 고용해 본 경험담입니다.) 병원 같은 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에는 연구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봉사를 하러 온 것이니 부담없이 서류 들고 왔다갔다 하는 일을 시킬 수 있는데 이런 연구를 배운다고 온 학생들은 잡일만 하고 있으라고 할 수도 없고 중요한 일을 맡길 수도 없는 한마디로 도움이 되기 보다는 방해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큰 존재입니다.

그렇다고 1주일에 한번 오는 학생을 훈련 시킬 시간도 여력도 그리고 이유도 없습니다. 가르치려면 교수가 월급 줘가며 일시키는 대학원생들을 가르쳐야 하고 봉사를 하려면 어렵게 사는 학생들 가르치는 봉사를 하지 무엇하러 이런 호사스러운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잘사는 집 윤기흐르는 귀공자를 위해 봉사합니까?

이렇게 고등학생이 연구소에 가서 일하는 상황이 암담하다면 대체 대학 연구소에서 일하며 논문을 쓰고 인텔에서 입상하는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일까요? 저도 확실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자료도 통계도 없는) 제 짐작으로는 이 입상할 학생들이 과학고로 간 것이지 과학고 학생이 입상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https://i2.wp.com/dl.dropbox.com/u/6378458/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이 학생들은 연구소에 가서 배운 학생들이 아닙니다. 이 학생들이 연구소에 갔을 때는 이미 연구의 내용을 알고 있었고 자료분석을 할 줄 아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교수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학생들이었습니다. 유용했기 때문에 일을 맡겼고 일을 맡았기 때문에 발전을 했고 발전을 했기 때문에 더 유용해졌고 더 유용해졌기 때문에 더 중요한 일을 하고, 그러다 급기야 실력과 운이 따르면 연구 발표에 저자의 한명으로 이름이 들어가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런 학생이 선망의 대학 10군데 다 동시 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학가서도 선두에서 질주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연구의 내용을 잘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준의 당장 유용한 학생이 될 수 있을까요? 연구소 책임 교수와 첫 인터뷰 하기 전에 다 배우고 가야 합니다. 인터뷰에서도 온상에서 자라 배려는 전혀 없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고방식을 고스란히 보이는 “여기서 일하면 제가 많이 배우고 대학 가는데 기록도 도움을 받을 것 같아요. 제가 아는 것이 없어서 답답하시겠지만 귀엽게 봐 주시고 많은 지도 편달 바랍니다” 라는 소리 하고 있지 말고 (위의 식의 발언은 한국에서는 겸손하다고 하고 미국에서는 저자세에 꾸뻑거릴 수록 한심하다고 합니다. 저도 저런 소리 하는 사람,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굳게 믿는 사람 절대로 고용하지 않습니다.)

“제가 전에 관심이 있어 이런 저런 일을 이렇게 해 내었는데 (일의 샘플을 내밀면서) 교수님 하시는 이 연구의 이 부부분에 바로 적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을 이런 식으로 분석 하신다면 제가 맡아 도울 수 있습니다. (한 편지를 내 보이면서) 전 프로젝트를 감독하셨던 분이 저에 대해 이런 추천서도 써 주셨습니다.”라고 저절로 고용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오는 프로다운 고용인 관점의 기특한 소리를 술술 해야 하고 또한 실지로 이런 “뻥”을 받쳐주는 경력과 지식과 자세와 각오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애써서 과학고에 들어가는 것만 집중을 할 것이 아닙니다. 그것도 흔한 “선행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똑 같은 내용을 두번씩 배우는 버릇만 가르쳐 놓으면 한번도 배우지 않은 문제를 줄기차게 접하는 연구실에서는 완전히 lost 가 되는 것이 당연하죠. 이런 학생들은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할 논문은 커녕 연구실에서 폐 안 끼치고 오늘도 무사히 넘기는 것이 목적이 됩니다. 매주 연구실로 가는 날이 두려워지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디서 배울까요? 학교에서 배웠을 수도 있지만 학교의 수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과학고의 수업도 AP Computer Science 정도의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정도의 수준이지 이런 고도의 과학연구자료 분석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혼자 배웠거나 부모에게 배웠거나 형누나에게 배웠습니다. (“끼”가 있는 학생은 중학교때도 혼자 배워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그 시간과 정열을 어느날 교수한테 가서 “나는 이런 일을 했습니다”하고 내밀을 수준의 결과를 내는데 집중해야지 이것 저것 끄적거리면 프로그랭밍에 관심 없던 학생과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가족에게 배울 수 있는 행운을 타고 나지 못한 학생이더라도 의욕과 재능이 있으면 멘토를 찾아 얼마든지 극복하여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큰 그릇이 될 학생은 매사에 장래를 위해 조언/가이드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리더 보다는 멘토가 더 필요합니다. 멘토는 학생의 이익을 위해 충고해주는 사람이고 리더는 전체의 이익을 위해 충고해 주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전쟁이 나면 리더는 “나라를 위해 전선에 나가 적군과 싸워라!”라고 웅변을 토하지만 멘토는 “전쟁이 났으니 나라를 위해 통신망을 유지하는 엔지니어의 일을 하라. 그렇게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나면 전쟁 끝나고 나서 재건설이 시작 될 때 연봉이 높은 직장을 쉽게 구하게 된다. 통신망 엔지니어 중에서도 이런이런 분야가 가장 유망하니 이 부서에의 이 위치에 지원하도록 해라.”라고 조용히 조언을 해 줍니다.

같은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가는 것도 이렇게 여러가지 수준이 있는데 경시대회를 위한 연구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같은 연구를 하더라도 학생이 제한된 시간에 발표할만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주제를 찾아주는 것, 학생의 이상적인 포부에 찬물 끼얹어가며 김새는 소리 해가며 학생이 시간내에 성취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목적을 끌어내려 주는 것, 다 멘토가 잘 도와주어야 할 일입니다. 아무리 기발난 아이디어라도 자료를 구할 수 없으면 막아야 하고 실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아이디어도 막아야 합니다. “네 꿈을 추구해라! 네가 원하면 길이 열릴 거야!”같은 무책임한 소리하는 리더 믿었다가는 이쪽 저쪽 구름 잡다 귀한 시간 몇 년 보내고 내놓을만한 연구 결과가 없게 됩니다.

학생의 재능을 잘 파악하고 현재의 과학 발전 상태를 잘 알고 있고 각 경시대회의 요구하는 조건을 잘 아는 멘토가 7학년 8학년 때 잘 가이드를 해 주면 학생은 고등학교 때 부터 연구소에서 활동을 하며 자발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의 수학 트랙 들어가는 것과 유사하죠.

제가 몇년 전에 Missy USA에 처음으로 쓴 “미국 수학 과정의 다양한 트랙“이라는 글은 널리 읽혀 이제는 많은 학부모님들이 같은 학교의 같은 학년도 전혀 다른 수준의 수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게 되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같은 과학 고등학교에서 같은 인턴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도 이렇게 아주 큰 차이가 나는 수준의 일을 하고 있게 됩니다. 이 차이는 수학의 수준 차이보다 더 커서 같은 날 같은 시간을 보내면 일을 해도 한 학생은 인텔에서 입상할 수준의 연구를 하고 다른 학생은 우울하게 시간 채우고 오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연구의 수준은 연구소를 찾아가기 전에 이미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과학고를 지망하는 학부모님들은 과학고 입학 했다고 저절로 첨단 수준의 연구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닌 것을 주지하시고 자제분이 연구소 첫 방문날 인터뷰 할 때 제가 위에 묘사한 두 학생중에 어느쪽이 되어 가고 있는가를 생각하시고 준비를 시키세요.

 

https://i1.wp.com/dl.dropbox.com/u/6378458/Column/Info/Korean/Copyright.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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