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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과 학부모님의 역할

별이 보이지 않는 하늘과 학부모님의 역할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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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1970년대에  태어난 학부모님은 인류 역사상 유일한 시기를 체험하셨다.  아나로그 시대가 디지털 시대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신 것이다.  이 변화는 GPS 덕분에 낯선 길 찾아가기가 수월해진 외에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시계를 보자.  우리가 어렸을 때는 시계의 원리를 이해까지는 못하더라도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시계를 뜯어 들여다 보면 톱니가 돌아가는 것이 보이고 태엽은 둥그렇게 감겨있는 용수철이라는 것을 보고 조작해 볼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친구들끼리 시계를 뜯었다가 다시 조립했다는 무용담이 유행이었다.  내 친구들이 “다 조립 했는데 마지막에 분침과 시침을 바꾸어 다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났다”고 하는 반복되는 “뻥”을 나는 순진하게 믿고 부러워 하다 어느날 직접 시계를 분해해 보았더니 시침과 분침은 서로 구조가 달라 바꾸어 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필요없는 열등감속에 살은 분함”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낀 기억이 있는데 최소한 초등학생 사이에 시계의 원리를 다 이해 한다는 허풍이 가능하고 그 말을 믿는 것이 가능했다.  현대의 시계를 보자.  아주 고가의 시계를 제외하고는 열어봐야 아무것도 움직이는 부품은 없고 IC chips, 그리고 주위의 보조 회로 뿐이다.  이 시계를 디자인 한 사람조차 지금 어디서 어느 전자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시계는 수리한다는 개념도 없다.  “교체” 외에는 수리할 방법도 없고, 전문가가 5분 들여다 보는 값이면 새 것을 사고도 남으니까.

다른 예로 자동차를 보자.  내가 대학생 시절에는 돈이 없어 oil 바꾸는 것은 물론, tuning 하는 것 등 웬만한 유지는 직접 다 했다.  심지어는 manual을 열심히 보면서 carburetor 를 떼내어 청소하여 다시 붙이기도 했다.  이제는 불가능하다.  Carburetor는 fuel injection으로 바뀌었고 전문지식과 도구가 없으면 손을 댈 수 없게  변했다.  이제는 자동차의 hood 를 열어 보아도 어디에 spark plug가 있는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게 변했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마지막 예로 라디오를 보자.  우리가 어렸을 때는 라디오 안을 들여다 보면 각 부품이 보였다.  전기회로의 원리를 이해 못하더라도 capacitor, resistor 등이 하나 하나 다 보였고 그들을 연결한 회로가 보였다.  이해를 하것 못하건 여기 저기에 voltmeter를 들이대어 전압을 측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 당시에는 바테리 없이도 작동하는 1석 라디오를 직접 조립하는 것도 유행이었고 나도 하나 만들어 보았다.  고장난 라디오를 수리한다는 것은 그 부품중에 하나를 교체하는 것으로 새 부품과 납땜이 있으면 초등학생도 직접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앰프를 직접 만드는 친구도 있었다.  요즘의 라디오에 해당되는 iPod나 Mp3 player는 열 수도 없도록 만들었을 뿐 아니라 열어봐야 아무 것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것이 우리의 자녀의 교육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설명서를 읽을 필요도 없이 박스에서 꺼내면 바로 작동하는” 이상적인 기구는 iPhone처럼 바테리 조차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내부 작동을 완전히 감춰버린 기구일수록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현대의 디지털 시대에 자라나는 학생은 역사에 없던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이 혜택을 제공하는 각종 기계의 원리는 전혀 모르는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오는 위험은 호기심을 가져 봐야 탐구할 것도 발견할 것도 극히 제한적이 되어 호기심 조차 가질 기회가 없어져 간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자라나는 학생은 “밤하늘에 쏟아질 듯이 가득찬 별”을 보며 “우주의 신비”에 빠지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애용하는 모든 기구의 작동 원리가 궁금해도 알 도리가 없고, 그 즐겨 사용하는 웹사이트나 게임도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알 수가 없다.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나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 하지만 그 정보가 어떤 식으로 저장, 전달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컴퓨터를 열어 보아도 알 도리도 없다.  즉 하루 하루 더 두껍게 마술상자에 둘러 싸이고 있으며 원리를 모르는데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에 자라나는 학생의 세계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 학생이 대학에 지원하면서 갑자기 “전공”을 정해야 하고 장래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데 부모가 아무리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무한대의 지평선을 제공해도 선택할 것이 없는 것은 이들이 좋아하는 “무지한 소비자”라는 전공을 아무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디지털 세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컴퓨터를 제대로 다룰줄도, 프로그램을 할 줄도 모르는채 단순한 게임/광고 소비자인 현대의 학생들에게 학부모님이 숨겨진 원리를 이해하고 탐구할 기회를 찾아 주어야 한다.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학부모님들은 본인이 어려서부터 보아 상식적으로 알던 사실도, 원리도 디지털 세대에게는 감춰져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주지 하시고 자제분이 “전혀 다르게” 자라나고 있는 이유의 하나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셔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님의 모든 힘을 동원하셔서 자제분이 “원리“에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지적 호기심이 없는 학생은 아무리 우등생이어도 시험 잘 보는 기계일 뿐이다.  과학분야 노벨 수상자란 어려서 문제집을 많이 푼 학생도, 전교 1등을 한 학생도 아니고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를 하며 원대한 꿈을 꾼 학생이었다.

잿빛 하늘의 구름을 걷어내어 은하수의 신비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호기심도 생기고 탐구의 의욕도 발동걸리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공부해라”라고 잔소리 할 필요도, “장래에 무엇을 할지 빨리 결정하라고” 독촉을 할 필요도 없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구름을 거두는 방법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겠다.

시리즈 다음편: 구름 거두기 1: 컴퓨터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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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를 “악용한” 외국인 학생들

제도를 “악용한” 외국인 학생들

Written on September 26, 2005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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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에서 1학년을 다닐 때 credit by exam 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좀 도박성이 있지만 학생이 final exam 을 봐서 그 성적으로 크레딧을 받는 제도였다. 성적표에는 수업을 들은 학생과 시험만 본 학생과 차이가 나지 않았다.  유일한 차이는 수업을 들으면 수천불이었고 시험만 보면 100불이었다.

미국에 갓 와서 가난에 온갖 궁상을 떨고 있던 나는 학비절약의 정신으로 물론 이 시험을 쳤다. 내가 다닌 브라질의 고등학교는 브라질 주립 대학에 무더기로 진학 시키는 수학 물리를 유난히 많이 가르치는 사립학교였다.  나는 그냥 다들 공부하는 대로 따라 한 것 뿐인데 미국에 와 보니 내가 대학교 1학년 Calculus와 Physics 를 배운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AP Test 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 당시 그런 요령 알려줄 사람 하나도 없이 학교 카탈로그에 나온 말 그대로 믿으며 암흑속에서 준비를 했어야 했었다.

결국 1년 동안 시험을 세 개 쳤던 것 같다.  셋 다 A 를 받았다.  1년 후 동생이 같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같은 대학으로 왔을 때 물론 요령을 알려 주었고 동생도 아마 세 과목 정도에서 A 를 받아낸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다음해에 학교 캐탈록을 보는데 이 Credit by Exam이 없었다.  84년의 일이라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무슨 과목을 혼자 공부해서 싸게 점수 받으려고 벼르고 있었던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한 제도가 없어졌다는 것이 의아해서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대답은

“몇 외국인 학생이 제도를 악용(abuse)해서 제도를 폐지했다” 였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그 “외국인 학생”이 나와 내 동생이다. (다른 학생이 더 있을 수도 있다) 그 당시에는 내 볼일은 다 끝났으니까 웃고 말았는데 지금 새로운 입장에서 보니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와 동생의 제도 사용만으로 폐지를 결정한 것이라면 과연 악용이었는가? 과연 내가 정말 과용을 해서 후배들이 받을 혜택을 이기적으로 차단한 것인가? 내가 잘 못한 일인가?

지금 내 학원에서 하는 Fast Brain Contest 에 (NextMath Quiz Contest) 정해 놓고 자꾸 이기는 학생들이 있다, 승리를 이들이 독차지 해 버려서 다른 학생들 재미도 없게 만드는데 나는 이들을 Hall of Fame 이라고 칭하여 상주고 영웅화 하면서 더 이상 출전을 금지시킨다. 하지만 특정 학생이 다 쓸어버린다 해서 대회 자체를 폐지하지는 않는다.

이 내가 다닌 대학교는 왜 제도의 이용을 abuse 라 부르며 제도 자체를 폐지하였는가 하고 다시 생각해본다. 저변에 깔린 진짜 질문은 내가 정말 abuse 했는가 하는 자문이다.

아마도 경제적인 이유로 폐지한 것 같다. 학생들마다 세 과목을 300불에 수강한다는 것은 이 사립 대학 측으로는 엄청난 타격이 되리라. 드문 드문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2년째 같은 현상이 반복되니 일종의 트렌드로 번지면 큰일이다 싶어서 제도 폐지로 예방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 학생들이 AP Calculus 시험으로 학교의 수업을 앞서버리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작년에는 세 명 올해는 여덟 명. 아직은 레이다 밑으로 비행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매년 50명 100 명 500명을 배출 한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싶다. AP Test 를 abuse 하는 악당 두목이 될 것인지? AP Test 를 가장 효율적으로 가르친 영웅이 될 것인지? 하지만 내가 대학 시절에 겪은 경우와는 달리 이 경우는 아무도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으니 비판을 받지 않을지.

한데 나는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개발 시키는 일을 하며 왜 이런 염려가 머리를 스칠까? 시험 잘 본 것을 “abuse”라고 불린 숨은 상처 때문인가? 뛰어난 고등학생 운동 선수를 보면 열심히 응원하면서 뛰어난 수학 학생을 보면 “균형이 맞는 생활을 해야 하네,” “한가지만 너무 잘 하면 안되네” 비정상 학생으로 취급하는 이 땅의 위선이 무서운 것인가?

나는 그냥 밀고 나가련다. 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최다로 받는 선수는 Champion이지 Abuser 가 아니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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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대학시절

트랙 바꾸는 법 2: AP Calculus 시험 실화

트랙 바꾸는 법 2: AP Calculus 시험 실화

Written on September 26, 2005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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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학교 수학 과정은 수준이 다양하여 갈은 고등학교를 나와도 배운 수학이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를 전에 썼다. (#72 고등학교 수학의 다양한 트랙들)

우선 한가지 이야기 해 둘 것은 거의 모든 학생이 제 실력으로 제 트랙에 들어가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차근히 배워 나가면 중간에 뛰고 어쩌고 할 이유가 없다. 이 트랙은 물론 높기 전에 자기의 수준에 맞아야 가장 유리한 것이다.

트랙은 중학교 들어갈 때 고등학교 들어갈 때 반 편성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제대로 배정되어 간다. 하지만 시작을 제대로 못 한 경우에는? 중간에 갑자기 실력이 는 경우에는? 중간에 바꿀 수가 있는가?

한국 대입시험 수기를 보면 흔히 뒤 늦게 정신차린 학생들 이야기가 나온다. 빈둥빈둥 놀다가 갑자기 정신차려 공부해서 명문대 들어갔다는 이야기 들이다. 얼마나 실화인지 모르지만 이런 이야기는 한 시험으로 운명이 좌우되는 수험제도에서만 가능하다. 미국같이 장기간 준비를 해야 하는 제도에서는 대입준비 10 학년 때 정신차려 시작한다고 해서 갑자기 바이올린을 잘 하게 될 수도 없고 테니스 챔피언이 될 수도 없다. 공부 성적으로 승산을 본다고 해 봐야 낮은 트랙에서 아무리 A 받아도 학교 등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시험 점수로 승산을 보려면 뭔가 번쩍 눈에 띄는 성적을 받아야 하는데 학교에서 A 받는 것이야 흔한 일이고 SAT ACT 잘 본다고 해도 명문대에서는 그 것이 기본 조건이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마음잡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해도 학교 등수도 올리기가 어려운 것이 일단 10학년 시작하고 나면 트랙 바꾸는 것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변수를 쓰는 방법밖에 없는데 내가 두 명의 10학년 학생과 한 11학년 학생을 통해 실험한 경험을 알려드리겠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에 별 관심이 없던 10 학년 학생과 11학년 학생 다 학교에서 Algebra 2 를 하고 있었다. 10학년 학생들은 트랙3 을 하고 있었으니 낮지도 뛰어나지도 않은 수준이었고 11학년은 트랙 4라 저조한 편이었는데 내가 이 학생들을 충동시켜서 Calculus 를 배우도록 했다. 무슨 장래를 위한 계획 같은 거창한 이유보다도 단지 서로 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이 90% 작용해서 이 Calculus 공부에 달려 들었다. 전에는 내가 이 학생들 가르치며 숙제해라 복습해라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이 시험준비만은 이 학생들이 내가 충분히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나를 들 볶았다. 막연한 공부가 아니라 다가오는 시험을 위한 공부가 이들의 자세를 이렇게 바꾸어 놓는구나 하고 알았다. 내가 모든 수업을 직접 가르칠 시간이 안 되어 대학에서 Calculus 가르치는 선생님을 모셔 그 선생님에게도 배우게도 했는데 “시험은 바짝 다가오는데 새 선생님 설명이 시원치 않다” 수업 거부를 하다시피 하여 결국 그 선생님 그만두게 하고 내가 다시 가르치도록 만들었다. 완전히 주객전도가 되어 학생들의 극성에 내가 꼼짝없이 끌려 다니며 가르쳐야 하는 양상까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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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달 전까지 숙제를 안 해오던 학생들이 밤에 AP Calculus 시험 망치는 악몽 꾸어가며 자다 말고 일어나서 복습을 하는 경이로운 현상까지 보일 지경으로 공부들을 하였다. 친구들 생일 파티 같은 것은 물론 다 가지가지 핑계를 대고 빠지면서 학원에 나와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들만 악몽에 시달린 것이 아니다. 나도 이들이 “시험 잘 못 보았다”고 전화를 해 오는 악몽을 자주 꾸었다.

지난 2005년 5월 그들은 AP Calculus BC 시험을 보았고 나는 그날 아침도 “시험이 어려웠다”는 전화를 받는 악몽으로 잠을 깼다. 오전 내내 시계를 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전화가 드디어 오후에 왔고 셋 다 “아주 어려워서 자신이 없다”고 걱정스러운 소리를 해서 결국 내 악몽이 마침내 현실로 되었다. 늘 그랬듯이 이번 악몽에서도 깨어나기를 바랐지만 이번에는 영영 깨어나지 않고 말았다. 맥이 탁 풀렸고 역시 무리였나 싶었지만 이런 시험은 내가 잘 보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이 나보다 못 보았냐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어려웠어도 다른 학생에게 더 어려웠으면 내가 이기는 것이다. 기다려봐야 했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통지표가 6월 말에 왔다. 10학년 한 학생은 5점 (만점) 다른 두 학생은 3점을 받았다. 세 명 다 5점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한 명이라도 만점을 받아 주었으니 Algebra 2에서 Calculus BC까지 일 년 만에 갈 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되었다. 뻣뻣한 남학생 남선생의 사이의 대화였지만 학생이 내게 5점 받았다고 전화 했을 때 목소리가 좀 촉촉했었다. 완전히 악몽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5점을 인정 하는 것은 정해진 일이지만 3점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였다. 삼분의 이. 66.67% 악몽이었다.

  트랙 0 트랙 1 트랙 2 트랙 3 트랙 4
5학년 수재 Pre-Algebra 산수 산수 산수
6학년 Algebra 1 Pre-Algebra 산수 산수
7학년 Geometry Algebra 1 Pre-Algebra 산수
8학년 Algebra 2 Geometry Algebra 1 Pre-Algebra
9학년 Precalculus Algebra 2 Geometry Algebra 1
10학년 Calculus Precalculus Algebra 2 Geometry
11학년 Statistics Calculus Precalculus Algebra 2
12학년 특별과정 Statistics Calculus Precalculus

개학하고 나서 세 학생 다 AP Calculus BC 성적표를 학교에 보였고 현재 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코스를 하고 있다.

Student 1: 5점 받은, 이제 11학년이 된 학생은 Precalculus와 Calculus BC에 full 크레딧을 받고 AP Statistics를 하게 되었다. Calculus AB 만 가르치는 학교에서 Calculus BC 크레딧을 받는 돌연변이 학생이 되었다. 학교측에서는 이 학생이 12학년 때 가르칠 수학 과목이 없는 난처한 상황이 되었지만 나나 학생이나 싱글싱글 즐겁기만 하다. 1년 전에 제발 이 학생을 하나 더 높은 반으로 올려달라고 내가 편지까지 써서 부탁한 것을 거절 당했는데 이제 다 속 시원하게 해결이 되었다. 이 학생은 트랙 3 이 트랙 1 로 된 것이다. 이 학생은 지금 나와 Physics C 를 배워 이 과목 역시 수업 없이 시험으로 넘어가려 한다. (학교에서는 현재 AP Chemistry를 하고 있다) 이제 입시원서상에는 독학으로 Calculus BC 와 Physics C 를 해 낸 학생으로 나타나게 된다.

Student 2: 3점 받은, 이제 11학년이 된 학생은 학교측에서 Calculus BC 를 다시 배우라고 배정 시켰다. 트랙 3이 트랙 2 로 된 것이다. 좀 더 잘 했으면 Track 1 까지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이다. 특히 Calculus 를 아니까 물리가 쉬워서 Physics B 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Physic C 로 바꾸려 한다.

Student 3: 3점 받은, 이제 12학년이 된 학생은 원래 트랙대로 가면 AP Calculus 도 아닌 그냥 쉬운 Calculus 를 배울 차례로 되어 있었다. 학기초에 성적표 들고가서 Calculus BC 듣고 싶다고 했더니 “개교 후 이런 일은 처음이다”라고 하면서 Special Case 로 그 자리에서 바꾸어 주었단다. 그 학생은 지금 Calculus BC 반에서 “Special Case” 로 통한다고 한다. 비록 3점을 받았지만 한번 다 배운 내용이니 아마도 그 반에서 명성을 날리고 2006년 5월 시험에는 반드시 5점을 받을 것이다. 트랙 4에서 트랙 3으로 됐다.

결국 악몽이 아니었다. 또한 돌이켜 볼 때 학교에서는 일주일 5일 수업으로 가르치는 과목을 우리는 일주일 이틀도 안 되는 수업으로 해 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적(知的)곡예를 하여 강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가 많을지 모르고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 예측 불허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대 성공이다. 5점이 가져오는 장점은 알고 있었지만 3점도 이런 좋은 결과로 연결될지는 몰랐다. 학교에 학부형이 찾아가고 추천서 쓰고 전화하고 해도 통하지 않을 일이 이 시험 성적 하나로 저절로 해결 되었다. 학생들의 위치가 유리해졌을 뿐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세도 확 달라졌다. 이 세 명은 시험 보는데 재미 들려서 내년 5월에는 AP Physics C 두가지 (Mechanics, E&;M) 다 해내려고 벼르고들 있다. 한데 내 지식을 자신의 두뇌에 옮겨 놓으라고 버티고 있는 자세들은 여전하다.

나는 아직 이 세 명이 8개월 만에 그 많은 수학을 배우는데 성공한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특별한 학생들이었는지, 내가 가르치는 것이 우수했는지, 올해가 유난히 AP 시험이 쉬웠는지 (=다른 학생들이 유난히 저조 했는지) 등등 data point 하나 가지고 무슨 그래프를 그릴 단계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data point 를 하나 더 만들려 한다. 올해도 2006년 5월의 시험을 목표로 의욕 있고 재능 있는 학생들만 모아 Algebra 2에서 Calculus까지 다시 한번 가르쳐 볼 것이다. 이번에는 10학년 뿐 아니라 Algebra 2를 반 이상 끝낸 뛰어난 8학년, 9학년도 뽑았다.. 이제는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 가본 길을 다시 가보는 식으로 다음 세대의 학생들을 인솔해 스트레스 심한 지적(知的)곡예를 시작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뽑힌 학생들 반응도 가지가지이다. 어떤 학생은 멋도 모르고 시작하고 어떤 학생인 신이 났다. 제일 신이 난 학생은 위의 Student 2 의 동생이다. 형이 10학년에 한 것을 자기는 8학년에 해 내겠다고 들 떠있다. 8개월간 형이 고생한 것을 바로 옆에서 보았는데도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같이 신이 났으니 나도 기쁘다. 지금은 형 눌러놓기 위해 시작하지만 끝에는 수학의 묘미와 조화에 매료되어 형이 말 했듯 “다 설명을 해 주니까 이해는 하겠는데 뉴튼은 어떻게 이것을 생각해 냈을까?” 하고 감탄을 할 것이다. 이 8학년 학생 일년에 다 배우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지만 2년 만에 해내도 (변덕 안 나면 충분히 할 것이다) 트랙 0 가 된다.

나는 아직도 이런 무리한 교육의 장기적 여파를 모른다. 대학가서도 자신을 가지고 시험에 강하게 될지, 아니면 너무 빨리 배워 빈약한 지식이 될지. 또한 대학 측에서 이 시험 결과를 수재의 증명으로 볼지 불균형한 인간의 증세로 볼지도 모른다.

한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열심히 배우는 것을 과연 무리로 봐야 하나도 생각한다. 국제 시장에서 언제 어디서 어떤 교육을 받았을지 모르는 어떤 두뇌의 미래의 경쟁자와 승부를 겨누려면 이정도 무리는 생활화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정도도 배워내지 못하는 약골 두뇌로, 이 정도의 도전에도 덤비지 못하는 배짱 없이 어디에 명함을 내 놓겠나 하는 반론도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의 대입 시험 준비 강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다.

충분한 자료가 없을 때 우리는 “믿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나는 이런 공부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단기적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힘이 되리라 믿는다. 나는 이 세 명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지식의 늘었기 때문에.

그들의 대입 조건이 유리해졌기 때문에. 배우는 즐거움을 깨닫도록 했기 때문에.

그들이 어려운 시험에 대한 겁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이 악몽에 까지 나타나는 수학 문제 푸는 공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학 여행 가는 기분으로 신나게 즐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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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일반

트랙 바꾸는 법 1: 학교에 시험 신청

트랙 바꾸는 법 1: 학교에 시험 신청

Written on September 26, 2005

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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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을 바꾸는 것은 더 높은 트랙으로 올라갈 실력은 있는데 불리하게 낮은 트랙에 지정되었을 경우에만 생각할 일이다. 한데 현실은 좀 다른 것 같다.

내가 학교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려 하면 나를 솥뚜껑 취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아마도 나보다 한발 앞서 격언으로 무장된 수 많은 학부형님들이 이 선생님들을 나무로 취급하여 “어? 왜 열번 이야기 해도 안 넘어가지?” 하면서 수십 번 억지를 쓴 것 같다.

실력이 없는 학생을 덮어놓고 올리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한 학부형은 학교측을 소송하겠다고 까지 하여 공포의 분위기 속에 학생을 높은 반으로 올리는데 성공했다고 하는데 참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별로 좋은 표현을 생각할 수가 없다. 과연 소송으로 대학교도 들어가고 직장도 소송으로 들어갈지 궁금하지만 결과는 몰라도 좋으니 내 브랜드 이미지 관리상 그런 학부모와는 좀 떨어진 데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슨 이유에서였건 학생이 현재 수업이 너무 쉽다고 하면 학부형님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으시라고 권한다.

  1. 현재 어느 트랙에 있는지 확인
  2. 다음 높은 트랙이 무엇인지 확인
  3. 현재 과목이 계속 쉬울지 아니면 다음 Chapter 부터 어려워 질 것인지 확인
  4. 계속 쉽게 생겼으면 책의 모든 chapter test를 잘 할 수 있는지 확인
  5. 모든 문제를 잘 풀 수 있도록 확인
  6. 하나 높은 트랙에서 지금 가르치는 과정 공부 잘 해낼 수 있는가 확인
  7. 담당 선생님관 만나 “올려달라”고 하지말고 이 과정을 완전히 이해 했는지 final exam 을 줄 것을 요청
  8. 시험에 패스한다면 다음 수준으로 올려 달라고 조건부 신청
  9. 결과 복종

내가 가르치는 학원의 학생들이 반을 올려야 할 경우가 생기는데 주로 방학 동안 열심히 배워서 일어나는 결과다. 다들 노는 동안 공부를 했으니 노는 학생들 보다 앞서는 것은 당연한데 학생에 따라서 소화해내는 양이 다르다. 예습으로 학업을 더 수월하게 A 를 받는 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소수는 거의 1년 내용을 다 배운다. 이 경우에는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도 되는데 문제는 학교의 동의이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미국에는 여름방학에 summer school 도 하지 않은 학생이 어디 딴 데가서 1년 과정을 배워온다는 개념이 아직 생소하다. 그래도 학교에 따라 시험을 주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자격을 점검해 주는 학교가 있고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는 학교가 있다. 내 생각에는 그 동안 학부형 등살에 얼마나 시달렸느냐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어떤 때는 아예 학부형과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고 어떤 때는 학생이 실력이 있는데 이대로 두었다가는 트랙 4로 결정될 것이 뻔하여 내가 가르치는 학원의 원장 선생님이 직접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학생을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방학 동안 달리진 실력을 점검해달라는 것이다. 간단히 시험을 주는 학교도 있지만 학부형님의 영어가 딸려서 오해만 낳는 경우에 우리가 개입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시험의 기회를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일단 시험 날짜를 받아오면 학원은 비상이 걸린다. 이 학생이 만반의 준비가 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데 벼락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시험준비 며칠 난리 치는 것 보다 여름방학 동안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의 실력대로 정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올해의 성공률은 한 50%정도이다. 50%가 듣기 보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이 이 한해 과정을 넘는 시험들을 염두에 두고 여름에 배운 것이 아니었고 우리는 학생들이 배우는 속도대로 나갔을 뿐이었다. 그냥 예습으로 배운 것이 진도가 나가 한 해 과정을 끝내는 정도까지 넘보게 된 것이었다.

아직도 학기초에 다음 반으로 넘어가는 것이 번거롭다. 매번 학교측에 시험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식이 되고 시험을 주느냐의 결정은 학교측의 아량에 따르는 형식으로 되고 있는데 우리 학원은 앞으로는 학군 내에 방학 후 반 배정시험을 보는 공식 제도를 마련하도록 추진하려 한다. 이렇게 하면 학교측에서도 학부형들에게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학부형들도 학교 찾아 다니며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이런 시험이 제도화가 되면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여름방학 잡치는 것이 아니라 시험준비를 하는 것이 되어 공부 자세도 바뀔 수가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잡음 없이 자연적으로 모든 학생이 공정히 실력대로 배정되는 것이다.

언젠가는 미국의 문화가 바뀌어 방학 동안 학생의 실력이 현저하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검사할 날이 올지 모르지만 그때 까지는 학부형님이 그 사실을 알리고 점검을 부탁해야 할 것이다. 단, 제발 덮어놓고 “올려 달라”고 주장하지 마시고 반드시 시험을 치게 해 달라고 신청하시기 바란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많다.” 그 격언 자체가 무식한 억지주의 이다. 그런 억지 쓸 생각을 버리시고 학교 선생님과 이야기 할 때 반드시

  1. 자유경쟁 실력주의에 입각해 각 학생이 공정한 위치에 배정되는 사상을 준수하고
  2. 공정한 위치란 오직 학생의 실력으로만 결정이 되며
  3. 학생의 실력이란 시험 결과로 측정 된다

는 논리에 어긋나지 않는 말로 시험을 신청 한다면 아마도 반응이 훨씬 더 긍정적일 것이다. 즉, 내 아이를 올려 주십사가 아니라 모든 학생이 제 실력대로 갈 때 학교측도 최대의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철학적 각도를 잃지 말고 접근해야 한다. 우리 학원측에서 학교 교사와 이야기 할 때 우리는 항상 학생이 잘 하면 학교로 공적이 돌아가고 학교 교사가 칭찬을 받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가 가르치는 것이 다 학교의 영광으로 돌아감을 상기시키며 이야기 한다. 학교와 학원은 경쟁 상대가 아니고 학원이 학교를 보조한 다는 것을 인식 시킨다. 세상 모든 사람 다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기 바쁘니 항상 학교측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각도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학교측이 시험 주는 것을 거부할 시나 학교에 가기 전에 아예 미리 실력의 증거를 확보할 시에는 학교 외의 시험을 볼 수 있는데 이중 학교의 과정과 직결되는 것은 AP Calculus 뿐이다. (AP Calculus 로 실력 인정받은 이야기 참조) SAT 나 ACT는 학교 과정에 직결이 되지 않아 만약 SAT 수학에 만점을 받았다 해도 학교측이 어떤 배려를 할지 미지수이다. 단 SAT Math Subject Test 의 만점은 Algebra 2나 Precalculus의 지식을 인정해 주리라 생각되는데 아직 직접 해 본 경험이 없어 확언을 할 수가 없다.

한데 학생들의 실력 증명으로 SAT Math Subject Test 보다 내 생각으로는 오히려 AP Calculus BC 준비가 더 쉽다고 생각된다. 아직 실행하지 않아서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없지만 내 생각에는 SAT Math Subject Test가 문제 제출이 워낙 광범위 해서 다 배우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가 된다고 생각되고 그 시간이면 Function을 외골로 파고 들어가 AP Calculus 다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이론 때문에 학교측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수학 능력을 따로 증명하게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AP Calculus 를 가르치는 것이다. Algebra 2 나 Precalculus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 인정해 줄지 아닐지 모르는 SAT 보다는 차라리 고등학교 수학의 종착역인 AP Calculus BC 를 보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Calculus 에 나오지 않는 확률이나 Matrix 같은 것은 따로 공부하여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학생이 트랙을 바꾸는 것은 실력으로 할 일이지 떼써서 할 일이 아니다. 실력 없이 억지로 트랙만 바꾼다면 학교와의 불화만 생기고 학생은 뱁새의 운명밖에 기대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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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H.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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