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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판 교육 경험 and 계산자

나의 주판 교육 경험 & 계산자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내가 가르치는 학원에서 주판을 가르치려 해 보았다.

주판을 산 것은 물론 (한국 지방 문방구의 재고를 다 구입했다.) 교사용 대형 주판도 구입했다.  교실 앞에 놓여있는 대형 주판을 보는 것에 익숙해 있는 내 학생들은 개인용 주판을 보면 “so small!” 이라고 한다.  교사용 대형 주판이 원 사이즈이고 진짜 주판은 무슨 소형 장난감 모형으로 보이나 보다.

주판 교육의 책자도 다 구입했다.

이 좋은 결과가 보장된 주판 교육을 실행 하는데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선생님 찾기가 쉽지 않다.  주판을 잘 두는 것과 주판을 잘 가르치는 것에 차이가 있다.

2. 주판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은 주로 중국, 한국 선생님인데 그 중 유창한 언어로 학생을 사로 잡으며 주판을 가르칠 선생님이 드물다.

3. 한국 학부형님 및 다른 나라 학부형님들은 왜 이 정보시대에 석기시대의 계산방법을 가르치는지 이해를 못하신다.  계산기가 있는데 주판의 등장이 무슨 시대에 맞지 않는 소리냐는 자세이시다.  내가 워낙 테크놀지의 첨단을 달리니까 학부형님들이 함부로 나를 무시하지 못하시지만 그래도 어째서 이 초 현대 교육방식을 추구하는 선생이 난데없이 구닥다리 계산 도구를 들고 나오는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시다.

이런 이유로 내 학원에서도 주판 교육이 중단돼있는 상태이다.  위 세가지 난관을 극복 하실 수 있는 학부형님들은, 즉, 직접 가르치실 수 있는 분들은 반드시 저학년 때 자녀님들에게 주판을 가르치셔야 한다.  모든 숫자가 주판의 구슬 위치로 보이게 될 때까지.  모든 덧셈 뺄셈이 주판 구슬의 움직임으로 보이게될 때까지.  그 경지에 도달으면 사실 주판이 필요 없다.  암산을 하면서도 머리 속에서 주판을 사용하고 있게 된다.  이것이 계산기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내 생각에도 고등학생은 이미 늦었고 저학년에게 가르쳐야 최대한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 더 이상 주판 가르친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 않다.  대신 NextMath를 사용하여 학생 각자 주판에 해당되는 숫자의 표기를 개발하여 짧은 시간에 정확한 답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짧은 시간에 정확한 답을 낸다면 그들의 계산 방식을 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자세다.  한데 암산 서투른 학생은 주판도 피하고 NextMath도 피한다.  암산을 하지 않아 남은 에너지를 암산 피하는데 사용하는 것 같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또 한가지 내가 가르지고 싶은 것은 계산자 (slide rule) 이다.   수입 제한으로 계산기가 비쌌던 시절 브라질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이유로 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계산자를 사용할 줄 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매년 두과목씩 배운 물리 문제를 다 계산자로 풀었다.  주판은 덧셈 뺄셈에 유용하지만 계산자는 곱셈, 나눗셈, 로그, 제곱근의 삼각함수의 계산 개념을 터득하는데 아주 도움이 된다.  계산자를 사용하면 자리 수를 내가 알아서 지키고 있어야 한다.  즉 43×23  4.3×23, 4300×0.23, 0.043×23 계산자에서는 다 똑같은 계산이고 내가 알아서 맞는 자리에 소수점을 찍어야 한다.  세자리 이상 정확한 숫자를 계산 할 수 없지만 significant digit 이 무엇인지 order of magnitude의 개념이 무엇인지 배우는데 더 이상 좋은 방법이 없다.
계산자에 익숙해 있던 나는 scientific calculator를 처음 사용해 보았을 때 계산기가 곱셈 하는 것은 알겠는데 소수점 위치를 알아서 찍어준다는 것이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계산자 역시 주판처럼 일단 통달하고 나면 계산자가 없어도 머리속에서 계산자를 사용할 수 있게된다.  3자리까지 구하는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한자리는 항상 알고 조건이 맞으면 두 자리정도 짐작할 수가 있다.

내가 교실 앞에 서서 학생들 들고 온 처음 보는 문제를 풀 때 답을 두 자리 까지 암산으로 계산해 학생들 혀 내두르게 하는 것은 내가 계산이 빨라서가 절대로 아니다.  내 머리 속에 주판과 계산자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판이나 계산자나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는 지난 시대의 유물이라 찾기가 수월치 않았지만 언젠가는 가르치고 싶어 계산자도 구입을 해 두었다.  언젠가 학교 성적 올리는데 급급하지 않고 SAT 시험 성적에 매이지 않고 수학의 묘미를 가르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이 계산자를 가르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나는 석기시대를 못 벗어난 수학선생 같은 인상을 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가르치는 학원에는 책상마다 컴퓨터가 있고 컴퓨터 마다 Mathematica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다.  학생마다 집에 Mathematica 를 설치하도록 Wolfram Research 와 계약을 맺어 내게 배우는 학생은 다 집에 Mathematica 를 설치하고 있다.  (한데 대부분 사용을 안하고 있어 내 혈압을 올린다.)

내가 이렇게 여러가지 수학을 배우는 도구를 사용하려는 것은 내가 다 직접 사용해 보아 효과를 알기 때문이다.  나 같은 수학 교사가 드문 것은 나와 같은 시간과 공간을 여행한 인간이 드물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자신을 시대 변천의 사이에 본의 아니게 새우등 터진 수학 선생으로 자평한다.  나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녀 주판을 배웠고 브라질에서 고등학교를 다녀 계산자를 배웠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녀 컴퓨터를 배운 다국의 과도기에 다양한 수학을 보는 방법을 배운 학생인 것이다.  이제는 한국의 초등학교도 주판을 가르치지 않고 브라질의 고등학교도 계산자를 사용하지 않는다.  계산자는 브라질에서도 내가 마지막 세대였다.  내 다음 세대부터는 계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물론 그들의 계산 실력은 내 세대보다 떨어진다.

나와 같은 나이더라도 나처럼 여러 나라에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면 이 세가지 다 터득하지 못했고 이제는 어느 나라를 돌아 다녀도 더 이상 주판, 계산자,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학생을 아무데서도 배출할 수 없다.  결국 나는 본의 아니게 나는 세상에 드문 주판, 계산자, 컴퓨터에 똑같이 능한 수학 선생이 되었다.

이 나의 희소가치를 최대한으로 이용해 제자를 배출하고 싶다.  수학을 주판과 계산자와 컴퓨터를 동시에 사용해 가르치는 전통을 만들고 싶다.  언제가 내 이상적인 수학 교육을 마음껏 펼쳐보는 기회를 기다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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