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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어린이 정신 성숙도

수학과 어린이 정신 성숙도

Written on May 25, 2005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나는 TV에서 자연관련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집안에서 마른 옷을 입고 창밖을 내다볼 때만 비의 낭만을 느낄 수 있듯이 사자의 발톱이 안전하게 브라운관 안에 갇혀 있을 때 나는 야생의 멋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런 프로그램을 열심히 본 덕분에 나는 숲, 바다, 산 등 황량한 야생을 보노라면 그 안에서 살아 남으려고 도망 다니는 동물들과 민첩하지 못해 산채로 잡아 먹히는 동물을 상상하게 됐다.  목숨을 살리기 위해 문자 그대로 필사적으로 달리는 모든 동물중에 내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갓난 애기 동물들이다.

인간 영아들은 자라난 후에야 (아마도 유아 열등 콤플렉스에 의해) “나는 달리려고 태어났다(I was born to run)”고 열창을 해 대지만 야생동물들은 아무 말 없이 생존을 위해 평생 달린다. 많은 야생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어미의 젖을 빨기도 전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달리는 것이다. 이것은 한번 생각해 볼만 하다. 채 무엇을 배울 시간이 있기도 전에 갓 태어난 사슴은 뉴턴의 역학의 법칙(중력, 가속, 속도, 거리), 입체시야 해석방법, 가족 식별, 육식동물 식별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 달리는 방법을 안다. 이와 같이 먹이사슬의 사전배정 즉, 먹이사슬 도표 지도에서 “you are here!”라는 명확한 위치의 주제파악을 하고 태어나는 것은 무력한 인간의 유아에 비하면 놀랄 만한 지식이다.

사실 그 어느 동물보다 인간의 유아가 가장 준비 안 된 상태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준비가 안 된 정도가 아니라 미완성된 상태로 태어난다. 완전히 제 기능을 다하는 두뇌는 너무 커서 출생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인간은 태어난 후에 밖에서 발달과정을 완성한다.  스위스 태생 심리학자 (마리아 몬테소리의 제자) 장 피아제(1896-1980)는 인간발달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데 관한 영향력 있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피아제는 아동발달 과정을 관찰하여 다음과 같이 4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를 소단계로 구분하였다.

1. 감각운동 단계 (0-2세)
2. 전 조작 단계 (2-7세)
3. 구체적 조작 단계 (7-11세)
4. 형식적 조작 단계 (11-15세)

전 조작 단계의 아동 (2-7세 아동의 대표적인 현상)은 물을 다른 용기에 부으면 수량이 변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컵에 들어 있는 물을 (흘리지 않고) 접시에 부으면 물의 양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접시에 있는 물을 컵에 다시 부으면 물의 부피가 원 상태로 돌아왔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즉, “부피보존”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이 단계의 아동은 “질량보존”의 개념도 이해하지 못한다. 찰흙 두 덩어리를 놓고 한 덩어리를 늘리면 이 단계의 아동은 크게 늘린 덩어리에 찰흙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무겁다고 생각한다.

전 조작 단계의 아동에게 부피가 보존된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까? 가르쳐야 한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물론 실험을 반복하여 부피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 크기가 다른 용기에 물을 담으면 더 많아 보이기도 하고 적게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물의 부피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자녀를 두신 부모님께 한번 이 실험을 해보시라고 권고한다.  똑 같은 컵을 두개 사용하여 A에는 물을 더 많이 넣고 B에는 적게 넣는다.  아이에게 물어보면 물론 A에 물이 더 많다고 한다.  다음에는 A의 물을 넙적한 대접 C에다 따른다.  이때 물어보면 전 조작 단계의 아이는 B가 더 양이 많다고 대답한다.  C에 있는 물을 다시 A로 따르면 A의 물이 더 많다고 한다.

지금 내 설명을 듣고 실험을 했더라도 그 결과를 보면 좀 충격적이다.  “이렇게 당연한 것을 모르다니???”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간단한 사실도 관찰하지 못하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르쳐야 하는가?  유치원을 바꾸어야 하는가?  여름방학 영아 부피보존 개념 주입 특별교실에 등록을 해야 하는가?

C의 물이 B보다 많다고 말하도록 가르칠 수가 있다.  이 실험을 반복하면서 대답이 맞으면 잘 했다고 칭찬하고 틀리면 인상쓰고를 반복하면 마침내 C의 물이 더 맚다고 대답을 한다.  정의의 승리이고 과학의 승리이자 교육의 놀라운 효과라고 감격할만하다.  참 신통하고 역시 내 아들이라고 자랑할만하다.  그 나이또래의 아이들은 깨닫지 못하는 어려운 개념인데 일찍 통달했고 이런 식으로 나가면 10살때면 대학도 졸업하지 않을까도 싶다.

한데 이 교육방법을 사용하면 물의 부피보존 정도가 아니라 더 놀라운 교육효과도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1 + 1 = 3″이라고 말하도록 가르칠 수도 있고 해는 서쪽에서 뜬다고 가르칠 수도 있다.   즉 무슨 말이든 따라하는 앵무새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배우는 것은 지식이 아닌 것이  이 새로 배운 지식으로 다른 아무것도 터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일단 구체적 조작 단계(7-11세)에 들어가면 어떠한 가르침도 없이 갑자기 “부피보존”의 개념을 이해하게 된다. 전에는 이해를 못하던 부피보존도 이제는 오히려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왜 그런 바보스러운 질문을 해 오는 자체를 의아해 한다.  신기한 것이 이 단계가 가르친다고 빨리 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교육받지 못한 무지한아동이라도 이 나이가 되면 저절로 부피 보존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성숙한 것은 아니다.  구체적 조작 단계의 아동의 이해도는 컵을 물 분량을 구분할 수 있어도 아직 보고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물체를 이해하는데 제한되어 있다.  수학적 개념으로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누기 등을 이해하는 것으로 제한된다. 이 나이의 아동은 허수나 분수지수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이 나이의 많은 아동들은 x를 변수로 사용하는 개념을 난해하게 생각할 것이다.

아동들은 형식적 조작 단계(11-15세)에서야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 단계에서는 힘의 장 (force field) 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 무한대와 같이 경험할 수 없는 양, 공정성이라는 무형의 개념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에서 학생이 추상능력과 논리연산능력을 갖추어야 무한급수, 확률, 미적분 등을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이 형식적 조직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 수학을 이해하는데 아주 큰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구체적 조작 단계에서 형식적 조작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5, 6학년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학생 중 아무리 노력해도 Algebra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그 이유는 약한 산수기반과 무관심등을 포함하여 그 밖에도 많겠지만 종종 그 원인은 발달단계에 있다. 5, 6학년 학생들은 구체적 조작 단계에서 형식적 조작 단계로 들어가는 과도기적인 시기이다. 이 과도기에는 방정식을 도저히 이해 못하던  학생이 몇 개월 만에 갑자기 영리한 학생이 될 수도 있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고전하던 학생이 갑자기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나는 안도감을 느낄 뿐 아니라 가슴 뿌듯하게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몇 달 전에 눈물 겨운 노력을 했어야 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저절로 이해를 할 것이었으면 들들 볶지 말고 그 학생이 자연스럽게 형식적 조작 단계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오후에 다 녹을 눈이라면 아침 내내 허리를 삐어가며 치워야 하는가?

학생들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4학년과 같은 어린 학생들에게 덮어놓고 Algebra을 가르치는 것은 가능하다.  Algebra을 학습하고, 방정식을 풀고 정답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린 학생들이 진정으로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문제 푸는 방법을 보고 흉내내면서 “물의 부피는 변하지 않는다”라고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식으로 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응용문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보면 어느 정도까지는 앵무새적인 요소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수업과 학생의 발전의 인과관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해서 학생들이 다음 단계로 빨리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어차피 자연적으로 터득할 것을 내가 빨리 터득하게 한다고 피곤하게만 만든 것인가?  만약 “부피보존”의 개념이 교육 없이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수학적 추상능력도 Algebra도 Geometry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교육이 단계진행을 촉진하는가? 아니면 학생이 그 단계에 이를 때까지 교육이 기다려야 하는가?

일단 묻기 시작한 질문은 한없이 깊이 들어가기만 한다.  교육이란 대체 무엇인가? 어린이들이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게 밀어주는 방법인가? 아니면 현재 발달단계에서 그들이 제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인가?  너무 이른 나이에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벼가 빨리 영글으라고 모를 뽑아놓는 짓인가?  아니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인가?

나는 이 질문들의 정답을 모른다.  단지 몇몇 학생들은 특정 나이에 일찍이 Algebra을 배워 종종 벽에 부딪히다가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무슨 요술처럼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을 알뿐이다.  내가 고등학생만 가르치고 어린 학생 가르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이 과도기의 문제를 피하고 싶은 잠재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이 발전 단계적 과도기의 학생들의 성적이 갑자기 향상되면 물론 나는 전적으로 그것이 나의 공적으로 돌리고 싶지만 사실 그의 갑작스러운 계발이 나의 가르침의 영향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내 자신에게 확실히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내가 학생의 지적성장을 더디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사진과 함께 “학생의 발전을 더디게 하지 않게 한 은사”라는 제목의 일면 뉴스 톱기사를 상상해본다.

이런 우여곡절과 허무한 성공이 5, 6학년 학생들에게 Algebra을 가르치는 좌절과 보람이다. 만약 독자 여러분 중 4, 5학년 정도된 자녀가 산수를 잘 해오다가 Algebra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발전 단계의 과도기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기다려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산수기초만 탄탄하다면 때가 되면 형식적 조작 단계로 이르게 되어 갑자기 개념을 모두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짧으면 2,3개월 걸릴 수도 있으며 그 기다리는 기간 동안에는 산수, 주산 배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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