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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배워야 하는가?

중국어를 배워야 하는가?

Written on March 31, 2012

By James H. Choi
http://Korean.SabioAcademy.com
원문출처
영어 버젼: Should You Learn Chinese?

https://c.sabio.tv/Column/Graphics/Shanghai.jpg내가 몇 개 국어를 해서 그런지, 아니면 여러 나라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언어를 배워야 하는가를 물어 보았다.  1980년 대에는 질문이 주로 일본어를 배워야 되는가였고, 그 당시에 나도 일본어를 배웠다.  그 후로 변해서 1990년 대에는 한국어를 배워야 되는가 하는 질문도 받았었는데 요즘에 와서는 질문의 추세가 거의 다 “중국어를 배워야 하는가?”이다.  거기에 대한 답은:

It depends.
경우에 따라 다르다.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경우를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보겠다.

첫번째는 문화나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배우는 경우고, 그런 경우에는 자기가 어느 문화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언어 선택 조언을 구할 필요도 없다.

두번째는 자기의 전통, 즉 부모의, 조상의 언어이기 때문에 배우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는 내가 언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나를 선택하는 것이니 선택 받은 길을 걷기만 하면 된다.

세번째의 경우는 언어를 배우는 것을 하나의 투자로 생각해서 과연 이 투자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을 것인가의 문제, 즉 경제적 가치를 묻는 질문이다.  이 글은 세번째에 해당하는 경우, 즉 투자의 가치로서의 언어 습득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겠다.

중국이 머지 않아 세계의 제 일 강국이 된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중국어를 배워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한다.  한국 학생이 중국어를 배워야 되는가 마는가는 한가지에 조건에 달려 있는데 그것을 말하기 전에 내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SpecialEvents/SpecialEvents.gif내가 일전에 한국을 방문 했을 때 내 사촌동생이 일본어를 열심히 배우는 것을 보았다.  그 사촌에게 내가 경험담을 들어 조언을 하였다.  “내가 일본어를 할 줄 알지만 일본에 가서 회의를 하게 되면 그냥 영어를 하게 되더라.  영어로 해도 되는데 굳이 일본어를 배워야 되느냐?” 그랬더니 내 사촌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형이 몰라서 그래요.  형은 미국에서 왔기에 영어를 써도 되는데 나는 한국에서 왔기에 반드시 일본어를 해야 됩니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언어에는 서열이 있다는 것이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나라의 경제 수준에 따라서 서열이 정해 지는데 어느 서열의 국가에서 왔느냐, 어느 서열의 경제로 가느냐에 따라 누가 어느 말을 배워야 하는지 결정된다. 즉, business meeting에서 약국 국민은 강국 국민의 언어를 할 수 있어야 된다.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학생이 중국어를 배워야 되느냐 마느냐 결정의 한가지 조건는 “학생이 장래에 어느 나라의 어느 경제속에서 일할 것인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현재 세 나라의 경제의 서열을 놓고 비교하자면 미국, 중국, 한국 순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회사에서 일하면서 중국과 일을 해야 된다면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된다.  하지만 미국인으로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 회사에서 중국으로 출장을 갈 것이라면 중국어를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일본가서 일할 때 “나는 본사에서 지사를 가르치러 나온 사람”이라는 깃발이 뒤에 펄럭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굳이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생각하는 학생/학부모님은 좀더 곰곰히 생각해야한다.  우선 “언어를 배운다”의 의미부터 확실히 정해야 한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언어를 배운다 만다는 “공적인 회의에서 그 나라의 언어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언어 구사력”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언어로 인사말, 감사하다는 말, 작별 인사만 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배워야 되는가 마는가 물어볼 것도 없다. 일주일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열배를 배우더라도, 예를 들어서, 식당에서 뭘 주문할 수 있다던지, 또는 시간을 말할 수 있다던지, 등등 수준의 언어는 모두 다 처음에 호감을 주는 정도가 되지 그걸로 대화를 진행하거나 어떤 회의를 진행하거나 공격적으로 나오는 상대방을 설득시키거나 수준의 언어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경우도 알고 보면 실은 인사하는 정도의 언어밖에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저녁 먹었냐?”정도이다.

언어를 배워야 될까 말까 할 때 모든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비용이다.  특히 기회비용이다.

한 번 생각해 보자.  한국인이 미국 이민 와서 십년을 살고, 사업을 하면서도 영어로 비즈니스 회의를 할 정도로 언어 수준이 올라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중국어를 배우면서 언제 그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수업들으며 중국어를 배우면 한국 대학 졸업한 사람의 영어 실력보다 훨씬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내 짐작이다.

물론 한국에서 공부하며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물론 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댓가를 치르어야 가능한 일이다.  즉, MBA나 다른 석사 학위나 또는 박사 학위를 받는 수준 이상의 시간과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은 “중국어를 배워야 될까 말까?”가 아니고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나을까 ? 아니면 공학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 나을까?”의 선택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공학박사를 포기하고 중국어를 배웠다 치자.  얼마나 유용할까?

미국에 사는 학생들의 경우, 외국어를  배우는 자세가 시들한 것은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모든 세계의 모든 관광지, 세계의 모든 중요한 비즈니스맨, 그리고 학자들은 다 영어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목숨걸고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아무리 미국의 학생이 중국어를 배워도 중국학생이 구사하는 영어 수준에 따르지를 못한다.  따라서 모든 비즈니스 대화는 결국 영어로 소통하게 되고, 중국어를 배운 것은 결국 ice breaker, 처음에 좋은 호감을 주는 용도 이외로는 쓸 수 없게 된다.  즉, 중국어 일주일 배워 “저녁 드셨습니까?” 하는 사람이나 여러해 동안 중국어 배운사람이 “빨간 연필은 우체국 뒤의 문방구에서 어제까지 싸게 팔았습니다” 수준으로 구사하나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편한 것은 똑같은 것이다.  단, 여러해 중국어학습을 선택한 사람은 다른 무엇인가를 못 배웠을 뿐이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무엇을 해도 기본적으로 영어를 해야 되는데 중국어도 기본적어로 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미국이 경제 강국이라 하여 영어를 배워야 되고 중국이 경제 강국이라 하여 중국어를 배워야 되는 것은 서로 비교가 적절치 않다.  영어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없다.  따라서 미국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어를 배워야 되었었는데 중국의 경우에는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사업가, 국제 학자와 대화를 해야 되는 사람이라면–즉, 글로벌 무대를 누리는 우리 자녀들이 만나야 될 사람이라면 다 영어를 잘 한다.  그리고 그들이 아무리 영어를 잘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배우는 중국어 실력보다는 월등하다.  그러므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은 그렇게 유용치 않다.

왜 중국인/기업이 나를 선택할까?

서열이 바뀌어 정말 중국이 경제 1위 국가 되었을 때 “왜 중국인이 자국인을 마다하고 나를 고용할 것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한국문화나 중국문화나 비슷하게 폐쇄적이고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지금 한국 기업에서 고용하는 미국인을 보면 우리 자녀의 장래를 알 수 있다.  한국 기업에 한국어를 잘한다는 이유 하나로 고용되는 사람은 절대로 없다.  중국의 native speaker가 1 billion(10억)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십억의 중국인를 마다하고 팔을 밖으로 꺽어가며 외국인을 고용하는 경우는 10억의 중국인이 갖고 있지 않은 대단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지식과 기술이다.  그러니까 지식/기술 습득대신 중국어를 선택한 사람은 미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 가이드 수준의 커리어 준비를 하는 결과가 된다.  그나마 그 자리도 더 싸게 일하는 native speaker에게 밀려나고 말 것이다.

미국에서 자라 나면서 미국을 기반으로 일할 학생들은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천하든 어느 나라가 올라가고 어느나라가 몰락하든 누구나 전 세계가 다 내 지식을 탐내도록하는 준비에 집중을 해야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질문은 “중국어를 배워야 하나?” 가 아니다.  미국에서 자라나는 학생이 해야 할 질문은

“중국어와 MBA/Ph.D./J.D./M.D. 중 어느 쪽이 더 유용할 것인가?” 이다.

정확한 비교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 바란다.

https://i0.wp.com/c.sabio.tv/Column/Info/Korean/Copyright.gif

 

  1. heather
    8월 9, 2012 1:02 pm

    선생님의 글에 머리가 갑자기 맑아지고 눈이 밝아졋읍니다^^

  2. 백원
    7월 10, 2014 9:51 pm

    우연히 글을 보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Dan
    2월 17, 2015 7:25 pm

    그렇다면 이 글 쓰신분에게 한가지 묻겠습니다. 영어권의 큰 부자들이나 상류층들은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고 뉴욕타임즈나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에서 보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중국이 미국을 경제적으로 능가하게되면서 중국의 문화나 역사 등을 이해하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겨질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한동안은 중국과의 비즈니스에서도 영어를 많이 쓰겠지요. 하지만 중국어를 하지 못해서 그 문화에대해 무지하다면 과연 성공가능성이 중국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들보다 더 높을까요? 이럴 경우에는 영어권 회사들도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을 선호할 것입니다. 예를들어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이 홍콩계 아내를 맞이한 일 또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중국계 아내를 맞이해서 중국어를 배우는 일, 이게 다 사업과도 연관되어 있다는걸 아시는지요? 앞으로 이런 움직임은 더 강화될 것입니다.

  4. 2월 17, 2015 7:35 pm

    Dan님은 자제분에게 승마를 가르치고 계신지요? 상류층이 한다고 해서 다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상류층이 하는 것은 사치적이고 과시적인 일이 많기 때문에 다 따라 하다가는 뱁새가 되고 맙니다. 상류까지 안가도 미국 북향집 지붕에 태양전기판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해가 잘 드는 집 뒤쪽을 마다하고 그늘진 집 앞쪽에다 설치한답니다. 즉 과시가 원 목적이고 환경보호는 명목인 것이죠. 중국어 배우는 것도 실용 보다는 유행/과시의 요인이 크다고 봅니다.

    상류층처럼 무엇을 어떻게 하건 성공할 사람들과 자신의 시간과 돈을 현명히 투자해야 승산이 있을 사람은 계획이 달라야 합니다. 제 글에 말씀 드린 것처럼 중요한 것은 opportunity cost 입니다. 그 중국어를 배우는 시간에 무엇을 포기했는가이지요.

    그리고 중국과 비슷하게 폐쇄적인 한국의 문화를 보시면 그나라 언어를 배우는 효과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이 외국인을 고용할 때 한국어 능력을 얼마나 중요시 하나요? 그리고 한국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때 상대 사업자의 한국어 능력에 얼마나 가치를 두나요? 한국에 초빙해 오는 외국인 교수들 그들의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고려되고 있는지요?

    같은 이코노미스트 지를 읽어 보면 중국의 상류층은 미국에서 출산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상류층은 중국에서 출산하지 않지요.

    그리고 영어권 회사도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선호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자제분이 얼마나 중국어를 배우면 미국에서 공부한 중국인 유학생에 앞서는 경쟁력을 갖추리라 생각하십니까?

    한가지 더. 말씀하신대로 각 기업의 장들이 중국계 부인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만큼 중국이 중요하다는 전략의 뜻으로 가정하지요. 그런 중국 진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의 장은 중국계와 결혼합니다.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다른 나라 사람을 선택하지 않지요.

    제 이야기는 중국어는 중국인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고 무리하게 시도를 하다 보면 다른 더 큰 것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 요점입니다.

  5. 캘리
    8월 18, 2018 9:38 pm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마지막 결론이 중국어를 공부하는데 필요한 opportunity cost를 잘 각색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자택일은 분명 아니겠지요. 또 학위를 따는 공부와 언어를 공부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고 목적도 다른 것 같습니다. 후자는 예능이나, 팟캐스트, 또는 앱을 통해서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중간에 그만 두더라도 큰 손해가 없고요. 저는 요즘 self-help 책들을 조금 멀리하고 중국어 회화 공부를 다시 할 생각입니다.

  1. 4월 6, 2012 6:45 pm
  2. 11월 20, 2012 10:4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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